2014. 10. 2. 00:44ㆍ하루 일기/2014 Diary
조금 늦었지만, 메신저 어플을 카톡에서 텔레그램으로 바꾸었다. 업무상 지시나 연락은 평소 전화로 하는터라 카톡은 친한 친구나 가족들끼리만 하는터인데, 당장은 좀 불편하더라도 텔레그램으로 모두 바꾸어야 되겠다.
어떤 사람은 이를 두고 '너무 오버하는 것 아니냐', '법만 잘 지키면 아무 문제 없는 것 아니냐'라고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내 가족, 내 자신을 지키는 일에 한도는 없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이 나라 자체가 이상하다. 업무 시간에 어디에 있었는지 묻는 일반 시민들의 합리적 문제 제기에 대해 불민한 세력의 음해행위라고 말하는 대통령 자체가 비상식적이고, 그 말 한마디에 전국민을 범죄 예비자로 규정하고 카톡을 포함한 대대적인 사찰을 진행하겠다는 검찰을 보면 우리나라가 정말 민주국가인가라는 생각에 의문이 든다. (아니나 다를까, 얼마전 프리덤하우스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언론 자유도는 남아프리카 공화국과 비슷한 68점을 받았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거린다고 했다. 불공정하고, 정의롭지 못한 행동에 대해서 저항하는 것은 당연하다. 혹은 저항하지 못한더라면 도망이라도 가야한다. 그래서 꿈틀거리는 지렁이처럼 사력을 다해 카톡에서 도망치기로 했다. 카톡 입장에선 나야 수만명 중에 한 명을 뿐이니 신경도 안쓰일터이지. (개인적으로 카톡도 대화를 7일만 보관한다고 해 놓고선 한달전 대화도 검찰에게 제공하는 걸 보니, 도통 신뢰가 안간다.)
여담이지만, 지금 민주화 시위가 한창인 홍콩에선 아예 인터넷 없이 사용가능한 '파이어챗' 메신저가 인기라고 한다. 휴대폰 번호 인증없이 대화가 가능하고, 인터넷이 있는 곳에서는 일반 메신저처럼 쓰다가 인터넷 연결 안되는 지역에선 최대 70미터까지 주변 사람들과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다고 한다. 정말 우리도 조만간 이런 메신저를 쓰는 암울한 상황이 오지는 않을지 걱정된다.
첨언1. 영어라서 텔레그램 이용이 불편하신 분이 있다면 한글패치 파일을 이용하자. 조만간 텔레그램에서 공식 버전을 업데이트 할 예정이지만, 지금 패치 파일도 큰 문제는 없다.
첨언2. 같이 보면 좋은 기사.
“수천명 친목도모 대화도 들여다봤다”…‘카카오톡 사찰’ 우려가 현실로 , 한겨레, 10.1일자.
[단독] ‘대통령 모독’ 검찰 대책회의에 카톡 간부 참석, 한겨레, 10.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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