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1. 6. 15:13ㆍIssue/Society
우체국이란 곳이 있다. 우정사업본부가 정식 명칭인데, 이 곳은 정부기관의 하나로 택배나 등기같은 우편을 받거나, 예금 및 보험 업무를 수행하기도 한다. 중앙은행이 통화 발행과 같은 경제 운영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기관이라면, 우체국은 철저히 서민들의 금융거래와 우편 서비스를 보장하기 위해 기획된 단체라고 할 수 있다.
우체국이 문을 닫는다고 한다. 모든 우체국은 아니지만, 면단위 우체국 중 적자가 나는 곳을 모두 닫는다고 한다. (뉴스토마토, 2013.11.6) 2008년 이명박이 추진했던 민영화가 다시금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면단위 우체국은 현재 전국에 1191곳이 운영 중에 있으며, 창구접수율은 12.8%로 여전히 적지않은 시민들이 우체국을 이용하고 있다. 정부는 매년 손실액이 615억원씩 발생하기 때문에 폐쇄가 불가피하다고 하지만, 고작 615억원 때문에 전국 1191개소, 수천명의 시민들에 대한 금융거래 서비스 및 우편서비스를 제한하는 것은 매우 부당한 일이다.
'손해를 보기 때문에 어쩔수 없다.'라고 말하실 분도 계실지 모르겠다. 그러나 정부의 말이 정말로 진실일까?
먼저 전년도 우정사업본부의 회계를 살펴보자. 우정사업본부의 예산은 크게 우체국 예금, 우체국 보험, 그리고 우체국 우편사업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수익은 아래와 같다.
우체국예금보험 : +2824억
우체국우편사업 : -707억
우정사업본부의 예산은 모두 특별회계대상임을 주목하자. 이와 관련된 내용은 국고금 회계지침에 명시되어 있다.
'우체국보험특별회계의 세입인 우체국보험적립금의 경우 세입세출외 거래이므로 국고금회계로 처리할 수 없다.'
'우편사업특별회계의 우정사업부문의 경우 금융영업수익의 발생 등 예산거래일 경우에는 국고금회계를 통하게 되나, 우체국예금자금 예치 등 비예산거래일 경우에는 국고금회계로 처리할 수 없다. 회전자금도 이와 동일하다.'
정리하자면, 우정사업본부의 예산은 국고금과 별개의 것으로, 적자가 나도 국고금 지원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적자에 대해서는 '우정사업 운영에 관한 특례법(제13조)'에 의해 다른 회계(위 경우에서는 우체국예금보험의 이익금)을 통해 손실을 보전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를 하나의 기업으로 본다면, 오히려 지난해 2117억원의 수익을 올린 셈이다.
아울러 우편사업의 원가보상율은 88.9%로 전기(85.7%), 수도(85.6%)에 비해 높은 편이며, 올해 우편요금을 30원 인상함으로서 1,000억원의 흑자가 예상되고 있다.
우편사업에 대한 적자는 국민의 보편적 서비스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문제이다. 전기가 적자라고 해서 시골지역에 전기를 공급하지 않는 일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우편도 마찬가지다. 시골지역이라 해서 우편물을 제때 받아보지 못하고, 가장 기본적인 금융서비스조차 이용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국가기관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이라 본다. 이 개편안은 분명 잘못되었다.
Re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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