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급식, 이 당연한 것을 투표하는 이상한 세상.

2011. 8. 26. 16:17하루 일기/2011 Diary

무상의무급식 투표가 어제 막을 내렸다. 예상대로 30%를 밑도는 투표율에 개표없이 파기되어 곽노현 교육감의 의지가 탄력을 받게 되었다. 하지만 투표가 끝난 이후에도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나는 이것이 논란이 되는 이유를 도통 이해할 수 없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단순하게 생각하자. 책임자는 권한과 의무를 동시에 가진다. 국가는 아이들을 교육시킬 권한을 가지고 있고, 그러면 그 권한을 행사하는 동안 아이들이 의식주에 제한을 받지 않도록 의무도 같이 이행해야만 한다. 교육시킬 권한이라고 말한 이유는, 초등학교 교육이 아이들의 선택이 아닌 국가에서 법률로 강제하고 있는 시행령이기 때문이다.

이해가 어렵다면, 학교대신 군대를 생각해 보자. 군의 목적은 국방수호이고 의식주는 목적수행에 파생되는 부가적인 비용이다. 그리고 이 부가비용은 현재 군이 모두 부담하고 있다. 간단히 말해 군의 급식은 무료다. 이것이 복지 포퓰리즘인가? 아니다. 왜냐하면 국가의 강제적인 법률로 개인의 자유가 강제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 기간에 발생하는 실비를 원안자인 국가가 부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매우 단순한 일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부당하다고 한다. 나는 이걸 이기심이라 생각한다. 아이들에게 돈을 쓰지 않는다면 혹시라도 그 예산이 나에게 쓰여지지는 않을까 생각하는 막연한 기대감, 그리고 그 기대감을 통해 오는 이기심. 정말 추악한 발광이다.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세계가 아니다. 또 내가 지불한 세금이 칼같이 재단되어 모두 나에게 돌아오는 그런 수치적인 세계도 아니다. 그렇기에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조금은 달리 볼 필요가 있다. 내가 아닌 모두의 관점에서 보는 세상. 지금 내가 보낸 이 작은 비용이 모두다 나에게 돌아오는 일은 없어도, 누군가 정말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낭비없이 투자되는 세상. 그런 세상이 정말 살맛나는 세상이 아닐까.

첨언1) 제목의 무상급식을 의무급식으로 바꾸었다. 교육이 의무라는 점에서 무상이 아닌 의무급식이 더 정확한 단어이다. (14.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