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를 살아가는 뱀파이어의 탐욕스런 이야기, 댈러스의 살아있는 시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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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안톤과 귀여운 친구들이 나오는 꼬마흡혈귀 시리즈를 읽으며, 남몰래 나에게도 흡협귀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습니다. 물론 그 때의 희망은 결국 공상으로 끝을 맺었지만, 아직도 신비로운 친구를 만날 것이라는 기대감은 가끔씩 저의 마음을 두드리곤 합니다.

과거 젊은 처자들의 피를 빨아먹으며 공포영화의 주역이었던 뱀파이어들은 최근 이미지 변화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종영된 지 꽤 지난 작품이지만, 한 때 시청률 상위권을 독점하던 '안녕, 프란체스카'에서는 개그정신이 투철하면서도 뚱뚱한 주인공에게 사랑을 느끼는 미모의 뱀파이어(?)가 등장하여, 국내 수많은 뚱보들을 프체모(프란체스카를 사랑하는 모임) 오타쿠로 바꾸어 놓았고, 최근 네이버 웹툰에서는 '불량 뱀파이어'라는 제목으로 길에서 궁상을 떨며, 고등학생의 돈을 삥(?) 뜯는 막장 뱀파이어의 모습이 등장하여 뱀파이어의 변신은 무죄라는 말이 다시금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악당 뱀파이어와 싸우는 10대 소녀들의 모험인 '버피와 뱀파이어'가 시즌을 이어가며, 오래전부터 인기를 끌었는데, 오늘 읽은 '댈러스의 살아있는 시체들'도 이와같은 분위기를 조금은 닮고 있습니다.

미국 남부의 댈러스를 배경으로 그려진 이 작품은 현대 사회에 적응하여 살아가는 평범한 뱀파이어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뱀파이어를 위한 합성 혈액이 마치 과자처럼 회사별로 다양하게 등장하고, 사람을 깨무는 대신 주식 투자를 조언하는 뱀파이어의 모습은 다소 이질적으로 까지 보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이질감은 작품의 또다른 주인공이자, 초능력자인 수키에 의해 균형을 맞추게 됩니다.

수키는 뱀파이어가 아닌 순수한 인간이지만, 이상하게도 사람의 속마음을 읽을수 있는 초능력자입니다. 타인의 마음을 읽어버리는 능력으로 인해 여지껏 애인 하나 만들지 못하고 노처녀가 되어버린 수키이지만, 동물로 변신하는 능력을 가진 샘이나 알 수 없는 사람인 마이어스를 만나며, 비일상적인 현실을 어느정도 타협하면 받아들일수 있는 현실로 바꿀수 있는 우리의 유일한 '호프'(hope)입니다. 그녀가 있었기에 우리는 이 엉뚱한 이야기를 사실감이 넘치는 소설로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이죠.

작품은 스릴러와 탐정물의 결합으로, 초반부터 19금 장면이 종종 보입니다. 안타깝게도 삽화(?)는 없지만, 집단 난교 파티와 같은 장면은 오래전 15페이지꼴로 야한 장면을 보여주던 시드니 셀던을 연상시킵니다. 줄거리는 우연하게 지인의 죽음을 목격한 수키가  댈러스에서 발생한 뱀파이어 실종사건과 본템프스에서 일어난 의문의 살인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탐정 역할을 한다는 것으로, 뛰어난 운동력을 가진 뱀파이어와 머리 좋은 노처녀 초능력자의 커플 탐정극이 되겠습니다. KKK단과 같이 뱀파이어를 멸종시키려는 태양공동체 같은 설정은 상당히 흥미로왔습니다.

결론은 꽤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인공과 그 친구들은 아무도 다치지 않은 채 사건 완료. (미국에서는 시리즈로 7권까지 나왔다고 하니, 적어도 그 전까지는 주인공도 안심입니다.) 결말 부분에 뱀파이어 빌의 숨은 반전이 있지만, 베드씬에 묻히는군요.

작품을 읽으며 최근 2기 방영이 결정된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이 생각났습니다. 왠지 하루히가 미국으로 건너가 19금 영화를 찍는다면 이런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요. 다소 과격하게 그려진 야한 장면으로 인해 선호도가 갈릴지도 모르겠지만, 독특한 개성의 주인공들과 비일상적이면서도 일상적으로 보이는 댈러스의 세계관은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국내 출판사인 '열린 책들'에서는 후속작 출간도 고려하고 있고, 이 작품을 배경으로한 '트루 블러드'라는 미드도 제작되었다고 하네요. 조금은 여유로운 여름방학, 시간을 내어 미드도 도전해 보아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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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제가 방금 전 이야기를 나누었던 아가씨가 1미터 떨어진 곳에서 머리가 날아간 채 죽었어요.'

돌연 진지한 목소리로 에릭이 말했다. '수키, 난 몇백 년간이나 죽어 있었어. 죽음에 익숙하지. 하지만 저 여자는 완전히 죽은게 아니야. 아직 생명의 불꽃이 남아 있어. 저 여자를 다시 데려오길 원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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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레인 해리스 (Charlaine Harris) - 1951년 미시시피 튜니카에서 태어난 샬레인 해리스는 20년 넘게 코지 미스터리를 써온 미스터리 전문 작가이다. 일찍부터 글쓰기를 해왔던 해리스는 어렸을 때는 시를, 멤피스에 있는 로즈 칼리지에 들어가서는 주로 희곡을 쓰다가 점차 소설 쪽으로 진로를 바꾸었다. 처음에 쓴 단권짜리 미스터리는 독자들로부터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했지만, 몇 년 뒤 시리즈물로 선회하면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오로라 티가든 시리즈>를 시작으로 해마다 한 권 또는 두 권씩 책을 내는 부지런한 작가인 해리스는 <셰익스피어 시리즈> 이후 2001년부터 완전히 새로운 시리즈를 시작하는데, 바로 이 책을 포함한 <남부 뱀파이어 시리즈>이다. 주인공의 이름을 따 일명 <수키 스택하우스 시리즈>라고도 불리는 이 시리즈는 7권째까지 모두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20위 이내에 랭크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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