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지지자들, 노무현 대통령 식장에 못들어 간게 그리 억울했나

2009. 5. 24. 15:54하루 일기/2009 Diary

올블로그를 들어갔다가 불쾌한 글 몇 개를 보았다. 이명박 지지자들이 쓴 글인데, 장례식장에서 평소 노무현 대통령을 반대하던 인사들을 지지자들이 막을 것을 두고 패악질이라고 한다. 익명의 댓글을 비롯하여, 비슷한 종류의 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오는 것으로 보아 이명박과 한나라당 지지자들은 장례식장에 들어가서 사진 못 찍은게 그리 아쉬었나보다.

뭐, 성공한 사람도 있었다. 한나라당 임태희 의원. 의원 뺏지떼고 들어가 문상에 성공했다고 한다. 노무현 재임시절에 한나라당 정책위원장을 지낸 사람인데, 노무현 대통령에게 정말 온갖 욕설은 다한 사람이다. 너무 노골적인 욕설이라 지면에 쓰지는 않겠다. 궁금하면 직접 검색하길 바란다. 마지막 가는 길이니 결자해지라고 조용히 문상하고 갔다면, 별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문상 이후 임의원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언론사에 자기 문상갔다고 제보한 일이었다. 장례식장이 광고판인가. 한나라당 의원의 수준이 이러할지언데, 프로필에 노무현 전 대통령 문상갔던 정치인이라는 문구 한 줄을 남기기 위해 부나방처럼 달려드는 저열한 이들을 막지 못할 이유가 있는가.

노무현 대통령 서거이후 한나라당이 가장 먼저 한 일은 당사 앞 경찰 병력을 보강하여 장벽을 더 두껍게 쌓는 일이었고, 이명박 대통령은 시청 앞에 명박산성을 쌓았다. 청와대의 공식적인 조의가 표하기도 이전에 말이다. 이렇듯 성벽을 쌓고 일반 시민들의 추모행렬을 막아버린 그들이 무슨 낯짝으로 봉화마을에 내려왔는지 모르겠다. 그들이 정말 결자해지하고 노무현 대통령을 추모하기 위해 내려왔다면 그 이전에 자기네 당사 앞에 분향소 하나 정도는 차려야 되는 것이 아닌가. 지금 시민들은 전국에서 자발적으로 분향소를 차려 고인의 넋을 기리는데, 이것마저도 자신의 정치적 유세에 이용하려는 정치인들을 보면 정말 역겨움이 올라온다.

블로거도 마찬가지이다. 평소 노무현 대통령 비난하기에 더 노골적이었던 블로거들이 근조 딱지 하나 붙이고, 고인과 고인을 정말로 지지했던 사람들에 대해 비난의 날을 세우는 것을 보면 정말 답이 안나온다. 가식적인 글 좀 쓰지마라. 익명성을 무기삼아 평소에는 명예훼손을 뛰어넘는 글을 쓰다가, 근조 딱지 하나 붙이면 면죄부가 된다고 생각하나. 철부지같은 그 졸렬함에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