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들을 위한 크리스마스 특선 애니들

2008. 12. 24. 21:12Animation/Ani-Review

크리스마스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연인이라면 콧물이 얼 정도로 매서운 겨울바람과 '크리스마스 한정' 태그가 붙은 특판 상품들로 홀쭉해진 주머니속 지갑에 절망하고 있겠지만, 우리의 현명한 솔로이거나 솔로였거나 솔로일지도 모르는 사람들은 오늘도 따뜻한 방안에서 최저가 인터넷 쇼핑을 즐기며 편안한 오후를 만끽하고 있습니다.

그 분들 중에는 간혹 24시간 연속 취침과 같은 황당한 기록에 도전하시는 분도 계시지만, 대부분의 솔로들은 그동안 직장생활에 미루어두었던 건프라 조립이나, 하드속 빼곡히 저장되어 있는 미드, 애니메이션을 보는 유익한 시간을 가지리라 생각합니다. 저 역시 크리스마스에는 애니메이션과 함께 연휴를 즐길 예정인데요, 나름대로 크리스마스날 즐길만한 작품들을 뽑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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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첫번째로 소개할 작품은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 3D'입니다. 무려 3D로군요.. '나홀로 집에' 못지않게 고전 취급을 받는 작품이지만, 컴퓨터 그래픽의 도움으로 더욱 괴기스럽고 엽기적인 작품으로 재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작품의 매력포인트는 여주인공. 걸어다니면 눈이 휙 돌아갈 정도로 예쁜 공주님이 아닌 팔이 뚝뚝 떨어지고, 그 떨어진 팔을 실로 꼬매고 다니는 여주인공의 모습은 '염장 커플! 예쁜 커플! 결사 반대!'를 외치는 솔로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물론 '크리스마스가 뭐야?'를 외치며 순진무구한 얼굴로 아이들에게 괴물을 선물해주는 주인공도 빠트릴 수 없습니다. 산타를 납치하고 진지한 표정으로 선물상자에 괴물을 포장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오늘만큼은 슈퍼맨, 배트맨 못지않는 우리들의 영웅입니다. 전체 관람가인 관계로 마지막엔 어쩔수 없이 산타를 돌려주고 해피엔딩을 이끌어냈지만, 솔로라면 후반 20분은 끊어주는 센스, 잊지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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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작품은 작년에 개봉된 곤 사토시 감독의 '도쿄대부'입니다. 국내에서는 '크리스마스에 기적을 만날 확률'이라는 다소 쌩뚱맞은 제목으로 개봉되었는데, 작품의 줄거리는 염장 커플이 버리고 간 아기를 우리의 무적 솔로부대원들이 되찾아주는 감동의 휴먼 드라마라 할 수 있습니다. 레벨이 평민보다 낮은 노숙자 레벨의 아직 풋내기 솔로부대원들이지만 개념없는 고딩과 맞서 싸우고 총칼이 난무하는 결혼식장을 지나 마침내 임무를 완수하는 그들의 모습은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저리가라 할 정도로 감동의 대 서사시입니다. 크리스마스날 연인이 없어도 동료가 있으면 즐겁다는 사실을 일깨워준 만화, 도쿄 대부를 추천해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이도저도 다 싫다는 분들에겐 귀여운 25일 방영예정인 아기공룡 둘리를 추천해 드립니다. 애인이 없다고 궁상 떨 필요도 없었고, 그저 친구들이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던 그 때 그 시절들. 십수년이 지나 다시금 돌아온 둘리를 통해 그 때 그 시절의 추억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요. 오늘은 누구나 행복해질수 있는 크리스마스 이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