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정말 많이 팔렸을까?

2008. 11. 27. 19:34하루 일기/2008 Diary

그동안 일부 수입판매점에 의해 소규모로 판매되던 미국산 수입쇠고기가 금일 이마트, 롯데마트를 비롯한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전면적인 판매에 들어갔습니다. 오전 10시를 기점으로 관련 뉴스가 포털사이트의 메인에 등록되었고, 기사의 상당수는 개장 몇분만에 동이 날 정도로 폭발적이었다는 호의적인 시선을 보내었습니다.

그 보도된 기사중 제 눈길을 끄는 기사가 하나 있었습니다. 해럴드 경제가 10시 57분에 송고한 '미국산 쇠고기도 긴장한 첫날…척아이롤 5분만에 동나'라는 기사인데, 이 기사가 눈길을 끄는 이유는 롯데마트에서 인터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장 사진은 이마트 매장 사진을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취재방식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언론사의 취재는 현장에서 사진을 찍어 노트북에 설치된 포토샵으로 사진을 보정한 뒤, 인터넷을 통해 자사의 기사 관리 홈페이지에 접속하여 실시간으로 기사와 사진을 송고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즉 현장취재를 하였다면 현장사진과 기사 내용이 일치해야 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사실은 현장기자의 자체적인 편집외에 외부  편집이 들어갔다는 사실을 의미합니다.

좀 더 정확한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해당 기사를 작성한 윤정현 기자님에게 문의 메일을 보냈고, 방금 답변을 받았는데, 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Q. 안녕하세요, 윤정현 기자님. 11월 27일자 `미국산 쇠고기도 긴장한 첫날…척아이롤 5분만에 동나`에 대해 의문나는 점이 있어 문의드립니다. 기사 내용을 보면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인터뷰한 기사를 등록해 놓고 있는데, 사진을 보면 이마트 사진이 올려져 있습니다.
(중략)
서로 상이한 사진이라 취재가 실제 이루어졌는지 의문스럽고, 기사의 신뢰성을 확인하기 어려운 상태인데,바쁘시겠지만 답변 부탁드리겠습니다.

A. 기사에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취재간 곳은 롯데마트 서울역점이 맞습니다
사진은 제가 찍은 것이 아니라 저희 회사 사진부에서 나갔는데
사진 기자 두명이 이마트와 롯데마트에 각각 가서 찍었는데
롯데마트 사진이 별로 안 좋았는지 이마트 사진을 편집에서 붙였더라고요
사진과 취재를 따로 가서 그러니 그렇게 이해해주세요
이왕이면 기사에 맞게 롯데마트 사진이 잘 나왔으면 같이 올렸을텐데요
앞으로는 그런 것도 신경을 더 쓰도록 하겠습니다

답변을 받으니 의문이 증폭되는 느낌입니다. 신문기사속 사진이란 내용과 가장 근접한 사진을 취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기사 내용과는 롯데마트 현장 기사와는 달리 이마트 사진을 취했다는 것은 현장이 오히려 한산했다는 반증이 아닌지 의심이 가는 부분입니다.

특히 기사속 이마트 사진에는 구입자가 아닌 매장 관리원이 쇠고기를 정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롯데마트가 이보다 더 안좋은 상황을 연출하였다면 아예 텅 빈 매장이 진짜 현장의 모습은 아니었을까요? 왜 시민들이 미국산 쇠고기를 사가는 현장사진을 언론사들이 보도하지 않고 매장직원 사진만 노출하는지 의아스러울 따름입니다.

저희 동네에도 이마트가 있으니 주말에 한 번 시간을 내어 다녀와보아야 겠습니다. 정말 미국산 쇠고기를 실제로 먹으려는 소비자들이 있다면 평일이 아닌 주말 시간대를 이용하리라 생각되니까요. 이 뉴스가 과연 얼마만큼의 진실성을 보여주는지는 주말 현장 취재를 다녀와서 이어 쓰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