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냥했던 여인, 최진실씨를 기억하며.

2008. 10. 3. 01:43하루 일기/2008 Diary

오늘 아침에 학교에 오는데, 뜻밖의 비보가 라디오를 통해 전해졌습니다. '설마.. 아닐꺼야. 다른 사람이겠자..' 종종 걸음으로 연구실에 달려와 포털사이트의 뉴스를 접하고 나니, 그녀의 죽음이 진실로 진실인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나의 영원한 스타였던 고 최진실씨의 죽음에 애도를 표합니다.

사실 저는 연예인을 좋아하는 편이 아닙니다. 국민학교 시절에도 남들이 '거울도 안보는 여자'와 같은 최신가요를 흥얼거릴 때, 홀로 책을 읽으며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들던 아이가 바로 저였으니까요. 그동안 보아온 드라마 수도 손가락에 꼽을 정도이고, 영화관도 애니메이션 장르가 아니면 내켜하지 않을 정도이니, 그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상상이 가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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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런 저에게도 동경하던 '스타'가 있습니다. 아니 있었습니다. 바로 오늘 작고하신 최진실씨입니다. 늘 미소짓는 그 모습, '짠순이', '또자'라는 별명이 붙을만큼 친숙하고 어렵지않은 마치 다정한 누나같은 분. 어린 시절, 그녀의 작품을 처음 보았을 때 그 청순하고도 아름다운 모습에 저는 한 눈에 팬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녀의 작품에는 유독 엄마라는 단어가 많이 나옵니다. '미스터 맘마(1992)', '고스트 맘마(1996)'를 비롯하여 많은 작품에서 남편에게 사랑받는 자상한 아내이자, 아이들을 위해 헌신하는 어머니로 따스한 사랑을 저에게 전해왔습니다.

콩나물 값을 깎는 짠순이같은 모습을 보이면서도 가족을 행복을 위해 언제나 웃음지을수 있는 그녀, 자신의 아이에 포근한 미소를 보내는 그녀, 남편에게 투정부르면서도 정작 남편이 직장에 가면 미안해하던 그녀..

그런 그녀가 정작 현실에서는 조성민씨에게 폭행을 당하고 이혼을 한 뒤, 스크린을 떠났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에는 정말 가슴이 찢어지는 듯 아팠지만, 최근 무대에 다시 복귀하면서 그녀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음에 행복하였습니다. 그러나 이제 그것도 안녕이군요. 겨우 20여년을 지켜보았을 뿐인데, 이제 그녀의 새로운 모습을 다시 볼 수 없음에 슬픔을 느낍니다.

우울하고 또 우울한 하루입니다. 그녀는 나의 스타였지만 저는 정작 아무런 도움도 줄 수 없었다는 사실에 슬픔을 느낍니다. 결코 그렇게 쉽게 가실 분이 아니었는데.. 그녀를 죽음으로 내몬 현실이 혐오스럽군요 누군가를 알아간다는 것, 그리고 누군가를 떠나 보낸다는 것. 분명 언젠가는 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 갑작스러운 죽음에 무엇을 말해야 될 지 모르겠네요. 나의 스타였던 그녀의 죽음앞에 더이상 무슨 말을 붙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