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피시방 담배 어떻게 안될까요?

2008. 8. 5. 21:26Issue/Soci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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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y, No! 그 세번째 이야기. 오늘은 '왜 피시방 사장님은 담배 끄란 말을 안할까?'에 대해 이야기 해 보고자 합니다. 피시방은 옛부터 흡연가들의 애연장소로 자주 이용되어 왔던 곳중에 하나입니다. 어두컴컴한 불빛, 방금 막 물뿌린 재털이, 자기 게임외엔 아무 말도 안하는 사람들. 그 혼자만의 공간에서 게임에 열중하다보면 어느새 담배 한 가치를 물고있는 자신의 모습과 꽁초가 수북히 쌓인 재털이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지난 2006년 보건복지부의 주도하에 피시방내 금연구역과 흡연구역을 구분하는 법안이 시행되고는 있지만 피시방 초창기 때부터 계속되어온 흡연자들의 담배 연기는 여전히 비흡연자들을 피시방의 약자로 자리매김하는데 일조하고 있습니다. 왜 피시방은 금연 조치를 제대로 취하고 있지 않는 걸까요? 피시방 사장님을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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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만난 피시방 사장님은 우리 학교 앞에서 유일하게 피시방을 운영하시는 사장님으로 올해 40대에 게임을 좋아하는 전형적인 피시방 사장님입니다.

매장에는 약 40여대의 피시가 있고, 차단벽도 설치되어 있지만 사실 흡연과 금연구역의 차이가 전혀 없는 전형적인 학교 앞 피시방이지요.

노트북만 있는 관계로 몇 번 피시방에 들리다보니, 어느새 안면이 트여 흡연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게 되었는데, 사장님께서는 미안한 감이 있지만 돈을 벌다보니 어쩔수 없다고 속내를 털어놓으십니다.

광랜의 보급으로 피시방 자체가 사양산업이 되다보니, 매출이 떨어져 업종변환을 하는 점포들이 한 두군데가 아니고, (실제로 요 몇년사이 근처 4개의 피시방이 모두 업종전환하였음) 매출이 안좋은 상황속에서 더 자주, 오랫동안 게임을 하는 흡연자들을 우선시하다보니 상대적으로 비흡연자에 대한 처우가 뒤로 밀릴수 밖에 없다고 합니다. 청소년 제한과는 달리 따로 경찰들이 불시방문하는 것도 아니거니와, 비흡연자들이 따로 자리변경을 요청하지 않은 것도 흡연자들이 금연석에서 담배를 피는 이유중에 하나라고 하네요.

자의적으로 최신기종의 컴퓨터를 흡연구역에 우선적으로 배정하여 흡연자들을 유도해 보기도 하지만, 고스톱과 같이 컴퓨터 사양과 전혀 무관한 게임에 대해서는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는 말씀도 하시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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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단막보다 중요한 것은 의지

분명 주변 상황으로 볼 때, 피시방의 매출이 감소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러한 매장의 소득이 준 것이 흡연에 대한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이런 때일수록 적극적으로 'No'라고 말해 떠나는 비흡연자들의 발걸음을 붙잡아야 하지 않을까요?

흔히 피시방 사장님들은 흡연자들이 비흡연자들보다 더 오랜 시간 피시방을 이용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비흡연자들이 피시방 이용시간을 줄이는 까닭은 담배연기를 피해 최소한의 욕구가 충족되면 피시방을 떠나기 때문이지, 게임 자체가 싫어서는 아닙니다. 스트레스를 풀려고 온 자리에 싫어하는 담배연기가 가득하다면 그 누구도 반기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피시방은 바뀌어야만 합니다. 이전과는 달리 다양한 놀거리가 늘어난 현 시점에서 피시방이 새로운 문화창조의 장이 아닌 여전히 골초들의 골방으로 머물러 있다면 피시방의 미래는 불보듯 뻔하다고 생각합니다. 몇년뒤면 길거리에서 피시방을 찾는 일이 모래사장의 바늘찾기보다 더 어려울지도 모르겠네요.하여 피시방 사장님께 건의 드립니다.

비흡연자들이 아무 말도 안하고 있다고 해서 정말 그들이 아무렇지도 않은 것은 절대 아닙니다. 단지 서로 같은 이용객중에 한 명으로서 말하는 것이 서툴 뿐이지요. 하지만 사장님은 다릅니다. 사장님은 매장을 관리하는 주인으로서 고객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의무가 있습니다. 고객이 힘들어할 때 도와주는 서비스가 진짜 서비스 아닐까요.

금연구역과 흡연구역을 명확히 나누고 설사 누가 보지 않더라도 차단막을 더 철저히 운영해 주시길 건의드립니다. 나아가 금연구역에서 담배피는 흡연자가 있다면 누구보다 먼저, 'No'라고 말해주십시요. 사장님께서는 그만한 자격과 권리가 충분히 있습니다.

사실 이 말은 사장님뿐만 아니라 저 자신을 비롯하여 비흡연자 모두에게 하고 싶은 말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말을 사장님께 먼저 드린 이유는 담배 연기로 다툼이 일어났을 때, 모르쇠로 방관하고 있던 어느 피시방 사장님의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고객이 아무리 항의한다 할지라도 업주가 방관하는 자세로 일관한다면 그 어떠한 대응도 소용이 없을 겁니다.

'Say No'는 모두의 권리이지만, 분명 적극적으로 먼저 나서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장님, 이 참에 매장을 전면 금연 구역으로 선포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금연 구역을 무시하는 흡연자에게 당당히 No라고 말할수 있는 용기, 조금만 더 힘을 내어 말해 봅시다.

- Say-No 공식 홈페이지 : www.say-n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