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보다는 권력이 통하는 사회. 취재윤리를 위반하고도 상받는 사회.

2007. 2. 11. 00:59하루 일기/2007 Diary

조금 늦은 소식이지만 지난 2월 6일, 국가청렴위원회는 올해 국가포상자 추천자 명단에서 PD수첩의 최승호 PD를 국민훈장 목련상에 추천하였습니다. 최승호 PD는 지난해 황우석 박사 사건을 터트린 PD입니다.

추천사유를 보면, "PD수첩을 통해 각종 사회비리를 추적?고발하였으며 특히, 수백억의 연구비가 소요된 줄기세포 관련 '황우석 사건'에 대한 취재?보도로 진실규명과 사회 비리 고발에 앞장섬 / 연구비를 국고에 환수토록 하여 예산을 절감시키고 언론계에는 진실보도의 경종을 울리는 등 대내외적으로 한국 사회가 부패 없는 투명사회로 나가는 시사점을 제시 함"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여기에 동의할 수가 없군요.

먼저 PD수첩은 황우석 사건을 취재하여 진실규명에 앞장섰다고 되어있지만, 황우석 사건은 아직 종결된 사건도 아니거니와 최근 공판에서 밝혀진 내용을 보면 PD수첩이 당시 방영한 사실과는 무척이나 큰 차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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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2005년 10월 26일 PD수첩팀의 인터뷰를 보면, 노성일씨가 '난자세포를 본 적이 없다'라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 1월 30일 진행된 공판에서는 2005년 복제양 돌리를 만든 윌무트 박사가 내한했을 당시 윌무트 박사와 함께 같이 줄기세포를 현미경으로 직접 보았다고 노성일씨는 진술하고 있습니다.

또한 당시 PD수첩은 황우석 박사팀이 섞어심기를 통해 조작을 하였다고 주장하였으나 이번 공판에서 섞어심기를 한 곳은 미즈메디측인 것으로 밝혀져 기존 PD수첩이 보도한 내용이 더이상 진실이라고는 말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1월 30일 공판 내용은 다음 사이트를 참조 : http://sogmi.com/phpBB2/viewtopic.php?t=6

또한 PD수첩은 지난 2005년 12월 4일, 취재윤리를 위반하여 대국민사과를 한 적이 있습니다. 취재원들에게 검찰수사를 운운하며 공권력을 사칭하고 이로인해 인권이 유린된 점, 그리고 인터뷰를 거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몰래카메라와 녹취를 통해 취재를 진행하는등 취재윤리를 현저하게 위반하여 국민들의 언론신뢰도를 하락시킨 주범이라고까지 불리는데, 어떻게이 PD수첩의 최승호 PD가 국가청렴위원회로부터 훈장을 추천받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마치 진실이 권력자의 손가락에서 놀아나는 느낌입니다. 다행히 아직 포상이 결정된 것은 아니고 이의제기를 받고 있더군요. ace0109@kicac.go.kr 주소로 이름과 연락처를 동봉하여 이의를 제기하면 일단 받아준다고 하여 메일을 보냈습니다.

일단 뜨면 끝이라고 생각하는 기존의 언론에 대해 저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PD수첩이 황우석 사건을 다루어서 사회가 투명해졌다고 말하는 이도 있지만, 지난 2년여간 황우석 사건의 공판이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인기가 없다는 이유로 이를 다루지 않는 PD수첩이 과연 무슨 진실의 보도인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알고있는 진실과 언론의 역활과는 너무나도 괴리감이 크군요. 이 사건은 끝까지 지켜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