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는 돌고 돈다...왜?

2007. 2. 8. 16:47하루 일기/2007 Diary

가벼운 글...

얼마전에 휴대폰 종료버튼을 누르면 월6천원이 절약된다는 뉴스가 기재된 적이 있었다. 통신위원회의 통신민원사례집 '통신서비스 피해! 예방할 수 있고 구제받을 수 있습니다'라는 책에 기재된 내용을 보고 기사화된 글이었는데, 오늘 뉴스를 통해 통신위원회가 이것은 잘못된 사실이라고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사과보도를 하였다.

통신위 관계자는 "사례집 제작 후 사업자들에게 잘못된 정보가 있는지 문의했으나, 모든 사업자들이 '의견없음' 답변을 보냈다"며 "뒤늦게 잘못된 정보라는 사실을 확인, 국민들에게 혼란을 드려 죄송하다"고 말하며 책의 내용을 전면 재검토할 예정이다.

그리고 사건은 여기서 종료일까...?

사실 나는 이 문제에 대해 이전부터 알고 있었다. 내가 이 분야의 전문가라서가 아니라, 이와 관련된 뉴스가 이미 오래전에 한차례 보도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위 기사는 지난 2004년, 다음의 '짠순이'카페에서 퍼지기 시작한 정체불명의 글에 대해 기자분이 휴대폰 제조사와의 상담과 직접 실험을 통해 종료버튼과 휴대폰 요금과는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다는 것을 밝혀낸 기사이다. 무려 3년전에 보도된 기사인데, 오늘 동일한 내용에 또 한차례 속는 일이 발생했다. 그것도 전국민이 말이다. 정말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대략 이번 사건을 보며 느끼는 점이라면...

일단 웹상에 퍼진 글은 3년이 지나도 바로잡기 힘들다. (한 번 쏟아진 물은 주어담을수 없다.)

3년이 지난 지금도 기자들은 여전히 공부를 안하고 있다. (기사 출처에 상관없이 그 기사의 신뢰도에 대해 왜 아무도 의심해보지 않았을까?)

오늘도 네티즌들은 열심히 낚이고 있다. (네티즌은 금붕어 머리?!)

정도일까..뭐 정부기관인 통신위원회조차 아무런 검증없이 그냥 책을 찍어내어 보급하는 판이니, 어쩔수 없는 노릇이지만.. 역시나 인터넷에 퍼진 정보가 그 진위여부에 상관없이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되는가를 제대로 보여준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정확한 정보가 넷상에 펼쳐진 상태라면 기자들은 그 수많은 문장중 굳이 그 문구를 기사화하지 않았을 것이고, 네티즌들도 기사를 좋은 기사라고 생각하여 스크랩하거나 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정정보도가 이미 오래전 발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릇된 상식은 스크랩을 통해 퍼지고 퍼져 마치 진리처럼 받아들여지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몇일전 스크랩된 기사들은 또다시 3년뒤에 네티즌들을 속이는 좋은 미끼가 되겠지. 정말 세상은 돌고 도는 요지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