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여우 여우비가 인기스타를 고용한 이유는?
2007. 1. 23. 05:32ㆍAnimation/Ani-Review
개봉을 얼마 앞둔 천년여우 여우비가 최근 시사회를 통해 제한적으로 작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작품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좋은 평이지만 유독 성우 분야에 대해서는 '적절하지 않다'라는 평이 많았습니다. 사실 이런 평은 전혀 새로운 일이 아닙니다. 지난해 개봉된 '아치와 시팍'에서는 중간에 투니버스 소속 성우인 양정화씨 대신 인기스타 현영씨를 투입하여 다시 녹음을 하는 스타마케팅을 펼쳤으나 기대에 못미친다는 평가를 받으며 조기 종영되는 불운을 맛보기도 하였습니다.
이같은 반응은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예비 후보작에 오른 '해피피트'가 '반지의 제왕'에서 '프로도'역을 맡은 엘라이자 우드나 니콜 키드만, 로빈 윌리암스등의 인기배우들을 성우진으로 출연시킨 일이나 마찬가지로 올해 골든글로브 수상작인 '카'가 '웨딩 크래셔'의 오웬 윌슨이나 폴 뉴먼등을 고용하여 인기몰이를 한 점과는 사뭇 대조되는 반응입니다.
이같은 상반된 반응에는 적절한 수익모델을 찾지못하여 스타마케팅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한국 영화계의 현실이 깔려있습니다. 가령 현재 제작되고 있는 헐리우드의 작품들은 In-House Studio Production, Acquisition Deals, Negative Pickup등 다양한 자본유치 구조를 가지고 배급사와 제작사가 협력하여 작품을 제작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 국내 영화사의 경우, 제작사의 자본에 의존하는 비중이 크며, 작품의 흥행여부에 따른 부담또한 제작사가 전적으로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이번 천년여우 여우비의 경우 3년간 총 30여억원(순수 제작비)이 투자되었으며 이중 영화진흥위원회가 지난 2004년 장편애니메이션 제작지원사업을 통해 지원한 8억원을 제외한 남은 비용은 제작사인 선우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마련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국내 영화사의 수익구조를 보면, 총 수익중 세금을 제외하고 남은 비용을 6:4 비율로 영화관에서 가져갑니다. 그리고 남은 40%의 비율중에서 배급사가 배급수수료로 4~7%를 정산한 뒤, 남은 금액을 가지고 제작사 및 투자사에 수익이 지급됩니다. 지난 2005년 영화진흥위원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마케팅 비용을 포함한 약 40억원정도의 비용이 들어간 영화의 경우, 영화관에서만 최소 110만명이 관람하여야만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천년여우 여우비가 흥행에 성공하여 수익을 낼려면 최소 백만명이상의 관객이 영화를 보아야 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최근 문화관광부가 천년여우 여우비와 함께, '한국애니메이션 100만시장 열기 캠페인'을 벌이는 이유도 이같은 계산에서 입니다.
그렇다면 그동안 한국의 애니메이션 흥행성적은 어떠할까요. 아쉽지만 무척이나 초라한 성적입니다. 최근에 가장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은 '둘리의 얼음별 대모험'의 경우 약 50만명이 관람하였고, 지난해 개봉한 '아치와 시팍'은 서울 관람객 4만5천, 총 관람객 약 15만(추정)정도의 성적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같이 한국 애니메이션이 부진한 이유는 지난 90년대 '아마겟돈', '블루시걸', '철인사천왕'등 초대형 프로젝트들이 연이어 흥행에 참패하여 국내 애니메이션에 대한 인식이 극도로 나빠졌으며, 동시에 일본문화의 개방 및 헐리우드 직배사들의 진출로 인하여 일본과 미국의 검증받은 작품들이 경쟁적으로 국내에 유입되면서 상대적으로 국내 애니메이션 작품들이 저평가되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최근 배급체계가 시네마서비스와 CJ엔터테인먼트의 양강체계로 독점화되고, 한 해 개봉되는 영화편수가 증가한 점도 제작사에게 악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영화관이나 배급사의 입장에선 굳이 위험부담을 무릎쓰지 않아도 일정량의 수익이 보장되기 때문에 흥행을 끌리 못한 작품의 경우 일찍 조기종영하고 다음 신작을 내보내거나 좌석이 적은 소규모 상영실에 영화를 배정하는 일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굳이 조기종영의 부담을 지지 않더라도 지난해 오세암이나 아치와 시팍에서 보이듯이 피크타임인 7~9시 시간대가 아닌 오후 2~4시 사이의 한산한 시간대에 번갈아 상영하는등의 편법 상영도 국내 애니메이션 작품에선 흔하게 이루어 지고 있습니다.
반면 제작사 입장에서는 2~3년에 걸쳐 작품 하나를 완성하기에 작품의 성공여부에 대한 부담이 클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국내 비디오(VHS)나 DVD 시장의 수익률은 총 수익의 10%정도로 미약한 편이고, 관련 상품시장 또한 무척이나 조악하기 때문에 배급사가 제작에 부담을 지는 미국이나 관련 상품분야가 발달한 일본시장에 비해 국내 제작사의 사정은 무척이나 열악한 편입니다. 따라서 제작사 입장에서는 흥행에 성공하기 위해 인기스타를 영입한 스타마케팅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스타마케팅의 경우, 기존 팬들을 작품에 유입시키는 효과가 있으며, 애니메이션의 특성상 목소리 부분만 연기하기 때문에 기존 연기가 미흡한 가수나 배우들도 쉽게 영입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그 효과가 즉석에서 나타난다는 점을 볼 때, 제작사의 스타 마케팅은 당분간 계속될 예정입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One Source - Multi Used'형식의 관련 상품 개발과 배급사가 투자자본으로 참여하여 제작사의 위험부담도의 줄이는 자본 조달 체계가 더 힘을 얻을 전망입니다. 지난해 캐릭터 시장이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서며 급성장하고있고, 뿌까, 뾰로로등 다양한 캐릭터 상품들이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 관련상품과 함께 수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주)부즈의 뿌까의 경우, 전세계 68개국에서 2800여 종류의 관련 상품을 판매함으로서 약 1500억원을 수익을 얻고있으며 최근 디즈니의 계열사인 Jetix를 통해 애니메이션 제작비 전액을 지원받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3D 무협 로봇 애니메이션인 '아이언 키드'의 경우 미국 망가 엔터테인먼트로부터 제작비의 일부를 지원받고 미국내 배급권을 양도하는등 기존 고부담 고위험의 제작사 투자자본 구조가 점차 바뀌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입니다.
스타 마케팅이 앞으로 계속 될지도 모릅니다. 그것은 어찌보면 하나의 시대적 흐름이니까요. 그러나 스타마케팅이 비난받지 않기 위해서는 철저한 성우관리 시스템과 스타마케팅에만 의존해야하는 기존의 영화사 구조의 변경이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스타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가 아니라, 작품을 즐기고 싶은 이들을 위해 한국 애니메이션의 선전을 기원합니다.
이같은 반응은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예비 후보작에 오른 '해피피트'가 '반지의 제왕'에서 '프로도'역을 맡은 엘라이자 우드나 니콜 키드만, 로빈 윌리암스등의 인기배우들을 성우진으로 출연시킨 일이나 마찬가지로 올해 골든글로브 수상작인 '카'가 '웨딩 크래셔'의 오웬 윌슨이나 폴 뉴먼등을 고용하여 인기몰이를 한 점과는 사뭇 대조되는 반응입니다.
이같은 상반된 반응에는 적절한 수익모델을 찾지못하여 스타마케팅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한국 영화계의 현실이 깔려있습니다. 가령 현재 제작되고 있는 헐리우드의 작품들은 In-House Studio Production, Acquisition Deals, Negative Pickup등 다양한 자본유치 구조를 가지고 배급사와 제작사가 협력하여 작품을 제작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 국내 영화사의 경우, 제작사의 자본에 의존하는 비중이 크며, 작품의 흥행여부에 따른 부담또한 제작사가 전적으로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이번 천년여우 여우비의 경우 3년간 총 30여억원(순수 제작비)이 투자되었으며 이중 영화진흥위원회가 지난 2004년 장편애니메이션 제작지원사업을 통해 지원한 8억원을 제외한 남은 비용은 제작사인 선우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마련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국내 영화사의 수익구조를 보면, 총 수익중 세금을 제외하고 남은 비용을 6:4 비율로 영화관에서 가져갑니다. 그리고 남은 40%의 비율중에서 배급사가 배급수수료로 4~7%를 정산한 뒤, 남은 금액을 가지고 제작사 및 투자사에 수익이 지급됩니다. 지난 2005년 영화진흥위원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마케팅 비용을 포함한 약 40억원정도의 비용이 들어간 영화의 경우, 영화관에서만 최소 110만명이 관람하여야만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천년여우 여우비가 흥행에 성공하여 수익을 낼려면 최소 백만명이상의 관객이 영화를 보아야 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최근 문화관광부가 천년여우 여우비와 함께, '한국애니메이션 100만시장 열기 캠페인'을 벌이는 이유도 이같은 계산에서 입니다.
그렇다면 그동안 한국의 애니메이션 흥행성적은 어떠할까요. 아쉽지만 무척이나 초라한 성적입니다. 최근에 가장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은 '둘리의 얼음별 대모험'의 경우 약 50만명이 관람하였고, 지난해 개봉한 '아치와 시팍'은 서울 관람객 4만5천, 총 관람객 약 15만(추정)정도의 성적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같이 한국 애니메이션이 부진한 이유는 지난 90년대 '아마겟돈', '블루시걸', '철인사천왕'등 초대형 프로젝트들이 연이어 흥행에 참패하여 국내 애니메이션에 대한 인식이 극도로 나빠졌으며, 동시에 일본문화의 개방 및 헐리우드 직배사들의 진출로 인하여 일본과 미국의 검증받은 작품들이 경쟁적으로 국내에 유입되면서 상대적으로 국내 애니메이션 작품들이 저평가되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최근 배급체계가 시네마서비스와 CJ엔터테인먼트의 양강체계로 독점화되고, 한 해 개봉되는 영화편수가 증가한 점도 제작사에게 악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영화관이나 배급사의 입장에선 굳이 위험부담을 무릎쓰지 않아도 일정량의 수익이 보장되기 때문에 흥행을 끌리 못한 작품의 경우 일찍 조기종영하고 다음 신작을 내보내거나 좌석이 적은 소규모 상영실에 영화를 배정하는 일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굳이 조기종영의 부담을 지지 않더라도 지난해 오세암이나 아치와 시팍에서 보이듯이 피크타임인 7~9시 시간대가 아닌 오후 2~4시 사이의 한산한 시간대에 번갈아 상영하는등의 편법 상영도 국내 애니메이션 작품에선 흔하게 이루어 지고 있습니다.
반면 제작사 입장에서는 2~3년에 걸쳐 작품 하나를 완성하기에 작품의 성공여부에 대한 부담이 클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국내 비디오(VHS)나 DVD 시장의 수익률은 총 수익의 10%정도로 미약한 편이고, 관련 상품시장 또한 무척이나 조악하기 때문에 배급사가 제작에 부담을 지는 미국이나 관련 상품분야가 발달한 일본시장에 비해 국내 제작사의 사정은 무척이나 열악한 편입니다. 따라서 제작사 입장에서는 흥행에 성공하기 위해 인기스타를 영입한 스타마케팅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스타마케팅의 경우, 기존 팬들을 작품에 유입시키는 효과가 있으며, 애니메이션의 특성상 목소리 부분만 연기하기 때문에 기존 연기가 미흡한 가수나 배우들도 쉽게 영입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그 효과가 즉석에서 나타난다는 점을 볼 때, 제작사의 스타 마케팅은 당분간 계속될 예정입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One Source - Multi Used'형식의 관련 상품 개발과 배급사가 투자자본으로 참여하여 제작사의 위험부담도의 줄이는 자본 조달 체계가 더 힘을 얻을 전망입니다. 지난해 캐릭터 시장이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서며 급성장하고있고, 뿌까, 뾰로로등 다양한 캐릭터 상품들이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 관련상품과 함께 수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주)부즈의 뿌까의 경우, 전세계 68개국에서 2800여 종류의 관련 상품을 판매함으로서 약 1500억원을 수익을 얻고있으며 최근 디즈니의 계열사인 Jetix를 통해 애니메이션 제작비 전액을 지원받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3D 무협 로봇 애니메이션인 '아이언 키드'의 경우 미국 망가 엔터테인먼트로부터 제작비의 일부를 지원받고 미국내 배급권을 양도하는등 기존 고부담 고위험의 제작사 투자자본 구조가 점차 바뀌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입니다.
스타 마케팅이 앞으로 계속 될지도 모릅니다. 그것은 어찌보면 하나의 시대적 흐름이니까요. 그러나 스타마케팅이 비난받지 않기 위해서는 철저한 성우관리 시스템과 스타마케팅에만 의존해야하는 기존의 영화사 구조의 변경이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스타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가 아니라, 작품을 즐기고 싶은 이들을 위해 한국 애니메이션의 선전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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