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해탈, 수도사와 물고기

2006. 11. 13. 18:31Animation/Ani-Review



얼마전 소개해드린 마이클 두독 데비트 감독의 1994년작 수도사와 물고기(The Monk and The Fish)입니다. 아버지와 딸과 마찬가지로 아카데미상을 비롯해 다양한 페스티벌을 석관한 작품입니다.

이 작품의 내용은 매우 단순합니다. 어느날 연못에 사는 물고기를 우연히 보게된 수도사가 그 물고기를 낚으려 합니다. 그러나 번번히 실패하고 갈수록 집착은 심해져 가지요. 책을 보고있는 동안에도, 밤에 잠자리에 든 순간에도 수도사의 머리속엔 온통 물고기 생각뿐입니다.

그러나 수도사는 어느 한 순간 깨닫게 됩니다. 물고기를 얻기위해선 그 집착을 버려야만 된다는 사실을.. 그리하여 수도사는 모든 집착에서 벗어나 해탈하게 됩니다. 그에게 이미 뭍과 하늘의 차이라든가, 물고기와 나와의 차이란 아무런 의미가 없는 무의미한 경계일 뿐입니다. 그는 이 작은 만남을 통해 드디어 해탈에 이르게 됩니다.

프랑스의 스튜디오 폴리마쥬에서 제작된 이 작품은 모두의 위한 작품이라는 철학에 걸맞게 상당히 수준높으면서도 이해하기 쉬운 작품입니다. 마치 수묵화를 보는듯한 붓터치와 여백미는 어느덧 가슴 한구석을 가득 메우고 있고, 깡총깡총 뛰어다니는 귀여운 수도사들을 보고있자면 어느새 입가에 미소가 빙그레 떠오릅니다.

요제프 이바노비치의 '다뉴브강의 잔물결'을 배경으로 서양인으로서는 다소 생뚱맞을수 있는 동양의 철학에 대해 논의하지만, 결코 어렵지 않은 작품. 그렇기에 더 많은 지지와 공감을 얻을수 있는 수도사와 물고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