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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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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넥타이와 부고 새해의 일이다. 어머니와 함께 외출 준비를 하는 도중에, 외할머니의 부고 소식을 들었다. 향년 91세. 주무시듯 돌아가셨다고 한다. 늘 그렇듯 후회가 된다. 마음 속 정정한 모습만 기억한 채, 바쁘다는 핑계로 생전 잘 찾아뵙지 못한 것이. 검은 넥타이가 하나 더 늘어났지만, 여전히 나는 후회하는 바보이다. 밤을 새워 포항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성인이 되서 처음으로 큰 외삼촌을 뵈었다. 간단히 인사를 드리고, 안으로 들어가니 영정사진 속 할머니도 보인다. 죽음. 비로소 실감난다. 이것이 현실이구나…. 후회하며, 할머니에게 마지막 인사를 드렸다. 이후의 일은 잘 생각나지 않는다. 다만 쉴 새 없이 몸을 움직였다. 신발을 정리하고, 매점에서 음식을 주문하고, 조의금을 받으며, 장지와 비석에 대해 확인하고…. ..
추억의 드라마, 한지붕 세가족. 드라마를 즐겨보는 편은 아니지만, 어릴적 내 기억으론, 내 인생 첫번째 드라마가 있다. 바로 '한지붕 세가족'이다. 86년부터 94년까지 무려 8년간 방영되었다고 하는데, 일요일이면 이불을 푹 덮고 이 드라마를 보았던 기억이 난다. 순돌이란 이름도 너무나 친숙하고. 다른 에피소드는 기억나지 않지만, 유독 한 장면만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순돌이 아버지가 순돌이와 아내를 데리고 오페라에 가는 에피소드인데, 한껏 멋을 낸 순돌이 아빠가 레스토랑에서 비싼 음식을 시키지만 양이 적어 순돌이는 만족하지 못하고, 결국 집에 와서 가족들이 모여앉아 그 돈이면 고기를 사먹지 등등을 이야기하며 저녁밥을 먹는 모습. 특별히 의미있는 장면은 아닌데, 유독 그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그래서 이번에 해당 에피소드를 구매하여 ..
요즘 즐겨 듣는 노래. 최근에 즐겨듣는 곳이 있다. 험버트 험버트의 ‘똑같은 이야기(おなじ話)’. 국내에는 그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노래를 듣고 반해버렸다. ‘어디에 있어’ ‘내 옆에 있어’ ‘무엇을 보고 있어’ ‘널 보고 있어’ 잔잔한 일상 속 대화에서 드러나는 서로간의 끌림. 곡을 들으면, ‘아, 나도 저 때엔 누군가를 좋아했었지.’라는 추억이 떠오른다. 한없이 순수했고 평온했던 그 시절에 대한 동경. 아직 할 수 있는 일도 많은데 너무 과거에만 집착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걱정도 들곤 한다. 그럼에도 정말 끌리는 건 어쩔 수 없는 것일까.
졸업식 단상. 지난 주 학회 출장차 용평에 갔다 우연히 졸업식을 하는 학교를 보았다. 안개처럼 흩어지는 입김 사이로 종종 걸음을 걷는 부모님과 아이들. 교문을 들어서는 그 모습은 오래전 그 모습과 별반 차이가 없건만, 문 앞의 경찰차는 바뀐 시대상을 대변하는 듯하다. 시간이 흐른 탓일까. 잠바는 촌스럽다고 반코트만 고집하고, 점심시간에는 축구공 하나에 열광했던 우리들. 시험도 있고 다툼도 있었지만, 하루하루가 즐거웠던 그 시절 우리들이 이제는 어른이 되어 졸업식을 바라보고 있다. 문득 10여 년 전 졸업식 모습이 떠오른다. 그 날의 졸업식도 오늘만큼 추었다. 코트에 손을 넣고 조금은 느릿한 걸음으로 문을 열었을 때, 나를 반기는 친구들의 잡담소리. 평소와 조금 다른 미묘한 기분이었지만, 그 날도 어느 날처럼 같아지려고..
윈도우 95, 그로부터 10년...추억이 쌓이다. 오래된 책장을 정리하다 보면 가끔 잊고지냈던 뜻밖의 물건들을 만나게 됩니다. 어린 시절 밤새워 읽었던 동화책이나 빛바랜 상장,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그 자리에 있었던 추억의 시디들... 오늘은 그중에서 책장 한 편에 보관되어 있던 시디 몇 장을 꺼내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윈도우, 다들 좋아하시죠? 사진속 시디는 우리집 첫 윈도우였던 윈도우 95입니다. 이 시디는 저희 누님이 대학교 입학선물로 컴퓨터를 사면서 같이 구입한 시디인데, 1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기스 하나 없이 깨끗하네요. 당시 도스로 돌리던 8비트 컴퓨터를 쓰다가 윈도우를 처음 썼을 때의 그 기분이란... 요즘도 새로운 제품을 쓸 때마다 조금씩 느끼는 것이지만, 정말 그땐 신세계가 보였습니다. 하지만 신세계가 구세계로 바뀌는 데에는 그리 오랜..
나와 같은 장애를 가졌던 노무현 대통령 몸이 아파 집안에만 누워 있다 보니 이것저것 잡다한 생각이 떠오르네요. 오늘은 아직도 그리움이 가득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몇 년 전 노 대통령 재임 시절, 언론에서 크게 대서특필한 기사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노무현 대통령이 쌍꺼풀 수술을 하였다는 기사인데, 당시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언론에서는 대통령이 정치는 제대로 안 하고 성형수술해서 미용만 가꾼다고 크게 비판했었죠. 아직도 일부 보수인사들은 이 사실을 가지고 노무현 대통령을 비난하는 데 이용하기도 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가진 장애는 의학적인 용어로 '상안검 이완증'이라고 합니다. 제가 이 단어를 유독 기억하는 이유는 저 역시 선천적으로 이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입니다. 어렸을 때는 이로 인해 '짝눈'이라고 놀림을 받기..
추억의 굿모닝티쳐, 다음에서 본다. 어렸을 적에 매주 간절히 기대하던 만화가 있었습니다. 바로 챔프에서 연재하던 서영웅 작가님의 '굿모닝 티처'라는 작품입니다. 지금은 다 버리고 없어졌지만, 당시 얼마 안되는 용돈을 누나와 함께 모아 매주 문방구에 들렸던 기억만큼은 아직도 생생한 추억입니다. 굿모닝 티처에는 주연으로 정경희 선생님이 등장합니다. 입학실날 변장을 하고 학생들의 의중을 떠볼만큼 괴짜이긴 하지만, 순수하고 타인을 위해선 거침없이 다가서는 고마우신 선생님. 처음 작품을 보았을 때는 과연 이런 선생님이 실제로 계실까 고민도 많이 하였는데, 다행히 학창시절, 정경희 선생님만큼은 아니지만 학생들을 위하고 도움을 주려는 선생님들을 만나면서 이러한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굿모닝 티처에는 다양한 고민을 안고있는 학생들이 등장합니다...
추억은 언제나 나를 설레이게 한다. 본 포스트는 도와줘, SOS 이벤트에 응모된 글입니다. '자신에게 소중한 물건이 있다면?' 처음 이 질문을 받았을 때, 나는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물질적인 범위에 한정하여 소중한 것을 찾는다면, 하루 20시간 이상씩 켜놓고 있는 노트북이나, PMP등을 손쉽게 선택할 수 있지만 많이 사용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소중한 것이라 정의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점이 남았기 때문이다. 그 필요성에 의해 선택되고 버려지는 존재들. 내가 최신의 노트북을 새로 사더라도 기존의 노트북을 소중하게 간직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해 나는 1초도 안되어 결론을 내리고 말았다. 대답은 No. 분명 이들은 나를 이롭게하지만 소중한 물품이라 불리기엔 무언가 부족한 점이 있다. 그렇다면 소중한 물건이란 무엇일까? 대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