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녘, 황당했던 산책길

2006. 10. 11. 16:27하루 일기/2006 Diary

새벽에 잠을 설치다 기분전환삼아 밖으로 산책을 나갔습니다. 조금 쌀쌀한 날씨였기만 기분좋게 시작한 이 산책이 설마 이런 황당한 결말로 끝을 맺을 줄이야.. 누가 알았겠습니까. 새벽녘 산책길에 있었던 일을 몇자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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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시작은 느낌이 좋았습니다. 밤길에 길냥이를 만났거든요. 이전에 집에서 개를 키운적이 있던터라, 이렇게 고양이나 강아지를 만나면 기분이 좋습니다. 그러나 이 친구들은 경계심이 많아서 다가가기가 쉽지않죠. 제일 좋은 방법은 무관심한척 곁눈질로 엿보는 것이라고나 할까요. ^^;

길냥이 친구와 한동안 놀고있다가 왠지 모르게 컴퓨터를 하고싶다는 충동이 느껴져 근처 PC방을 찾았습니다. 조금 낡은 건물의 4층에 있더군요. 새벽이라 건물안은 조용하였습니다. 엘레베이터에서 4층버튼을 누른뒤, 방금 찍은 고양이 사진을 보고 히죽거리며 웃고있을때 문이 열리며 제가 본 것은!


다시 피시방에 가서 복학할 자료좀 찾고 이래저래 1시간정도 보낸뒤 집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오늘따라 마가 끼었는지 난감한 일의 연속이네요. 그렇습니다. 비밀번호가 생각나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도대체 비밀번호가 뭐야!! 지난 2년여간 수천번도 더 넘게 눌러온 비밀번호가 오늘따라 갑자기 생각나지가 않는군요. ㅠ_ㅠ 정말이지 한 30여분간 미칠듯이 비밀번호를 눌어보았지만... 들려온 문구는..

'ERROR'

에러문구가 출력될때마다 이상한 경고음이 들리고.. 슬슬 아침무렵이라 운동하시는 분도 눈에 띄던데 쪽팔렸다고 하나요, 사람들 지나갈때마다 아닌척, 애꿏은 핸드폰만 들여다보고... 아아.. 우째 이런 일이.. 집이 연립주택이라 공용 비밀번호를 쓰는데 도통 연상되는 숫자가 없더군요. 한참을 기다려도 신문배달하시는 분도 보이지않고, 게다가 왠지 비까지 내릴것같은 분위기.. ㅠ_ㅠ

새벽이라 가족들 깨우기도 난감해서 다시 피시방으로 갔습니다. 그때가 새벽6시. 한 한시간쯤 여기서 시간을 보내다가 아침에 열어달라고 해야지.. 이런 생각으로 들어갔는데... 헐...

이번엔 피시방 비밀번호가 생각이 나지 않는군요. 카약!!!!

나 바보인가...

정말 미치겠더군요;; 쪽팔림을 무릎쓰고 카운터의 알바생에게 물어보았답니다. '아저씨 저 비밀번호를 잊어먹어서 그런데...'

역시나 알바생이 이상한 눈초리로 저를 쳐다보는군요. 하긴 한 한시간전에 계산하면서 비밀번호를 불러주었던 손님이 도로와서는 비밀번호를 모르겠다고 한다면 누구라고 바보같다고 생각하겠죠. ㅠ_ㅠ 아,,, 우째 나에게 이런 일이..

멍~ 한 정신으로 한시간정도 시간을 보내다 아침에 누님에게 전화를 걸어 비밀번호를 획득! 집에 겨우겨우 돌아왔답니다. 새벽부터 난감한 일의 연속이군요. 이거 액땜이라도 해야되나... 조금 쇼킹한 새벽녘의 산책이었답니다. 킁.. 역시 새벽엔 딴 일하지말고 집에서 조용히 잠이나 자는 게 최고입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