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8. 22. 16:45ㆍIssue/Society
얼마전 조국 따님이 제1저자로 등록된 논문에 대해 글을 하나 올린 적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어 원문을 살펴보았고, 문제될 것이 없어 그냥 그렇게 끝나는가하고 생각했는데. 이게 참... 언론사가 더 떠들고있다. 각종 커뮤니티는 그 언론사 기사들을 퍼다 다시 퍼트리고 있고.
도대체 이해할수가 없다. 그 많은 기자들 중에 논문 한편 써본 이가 없단 말인가.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이 것이 조국 따님과 아무 문제도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을터인데, 왜 기본적인 것도 기사화안하는지 도통 모를일이다. 대한민국 기자들, 참 수준이 낮다.
1. 논문엔 책임저자가 있다.
기사에서 제1저자, 제2저자를 가지고 싸우는데, 논문에는 책임저자가 가장 중요하다. 책임저자란 논문의 실험방식에서부터 윤리적인 부분까지 모두 책임을 지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그 논문에 문제를 제기한다면 그것은 책임저자가 책임질 문제이지 제1저자가 신경쓸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다.
멍청한 대한민국 기자들. 이제 기사를 쓰지 말아야 할 이유를 알았는가. 부끄러운 줄 알아라.
그리고 일부 네티즌들의 글에도 반박을 달아본다.
1. 논문이 어려운 것도 아니다.
다른 글을 몇개 보니 영재만이 쓸 수 있고, 고도의 전문지식이 요구된다고 주장하는 글도 있다. 영어 울렁증에 착각한거라고 말하고 싶다. 의학 전체를 다루는 것도 아니고, 딱 한 토픽. 아주 제한된 내용만 이해해서 쓰는 글이다. 실험결과도 텍스트 반쪽 분량이다. 딱히 어려울 것도 없다. 데이터는 SPSS를 사용하였는데, 약간 고급스러운 엑셀일 뿐이다. 엑셀 쓰는 법이 어렵다고 할 셈인가?
2. 의학논문도 다 같은 논문이 아니다.
어떤 이는 의학논문을 어떻게 고등학생이 쓰냐고 되묻기도 한다. 스타크래프트와 피카츄 피구가 같은 게임이니 같은 가치를 가졌다고 주장하는 셈이다. 모든 논문은 임팩트 팩터(IF, Impact Factor)를 통해 가치가 결정된다. 공학이든 의학이든 예외없다.
임팩트 팩터는 기고된 논문이 얼마나 많이 인용되었는지에 따라 점수가 매겨지고, 그것이 가치가 된다. 점수가 낮다면 그것은 고급스러운 정보가 아니라는 뜻이고,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연구라는 뜻이다. 기고된 학회의 IF는 0.174. 논문 100개를 내었는데, 다른 학자들이 그 논문들을 보고 인용한 수는 10여건 정도라는 것이다. 네이처 IF가 40이고, 국내 학술지 평균이 3에서 4정도인데 1도 안되는 IF를 가지고 지금 뭔소리를 하는 것인지. 참 월척없다.
3. 미성년자 문제도 아니다
또 어떤 이는 과거 미성년자 논문 비리 사실을 지적하며, 이 논문도 같은 케이스라고 주장한다. 사실을 정확하게 말하길 바란다. 2007년 이후 등재된 미성년 논문 410건(56개 대학 기준) 중 자녀를 공동저자로 등재한 논문이 139건이고, 이중 비리가 밝혀진 논문이 12건이다. 12건 모두 교수의 자녀가 저자로 등록되어 있으나 실험에는 참가하지 않아 비리로 밝혀졌다.
미성년 자녀 눈문에 끼워넣기 10년간 '139건'… 부실학회 참가는 '808회' 대거 적발. 산학뉴스. 2019.5.13
교수의 자녀가 아닌 외부 미성년 학생이 참여한 논문은 비리 사실이 밝혀진 바도 없고, 모두 정상이다.
끝으로. 사람 한 명 세워놓고 바보만드는 건 참 쉬운 일이다. 조리돌림하며 자신의 무능함을 잠깐이나마 잊을수도 있겠지. 그런데, 그거 잘못된 일인것은 알지? 부끄러운 사람이 되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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