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예산낭비. 망령의 성평등 언어사전 시즌 2

2019. 6. 27. 16:01Issue/Society

'서울특별시 여성가족재단'은 2002년 서울시가 설립한 재단법인이다. 가족이란 말이 들어가 있지만, 서울시 여성들의 성평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얼마전 성평등 언어사전이라는 것을 홍보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있다.

 

이데일리 뉴스에 따르면, '서울시 성평등 언어사전 시즌 2'라 명칭된 이 포스터는 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701명의 시민에게 제안받고,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회의를 통해 선정된 성평등 단어라고 한다. 즉 시민들의 자의적인 생각과는 별도로 예산을 들여 전문가를 고용하고 감수를 받았다는 말이다.

이 단어 선정한 전문가들. 쪽 팔린 줄 좀 아세요.

비전문가이자 일개 독서가에 불과한 내가 본 이 단어의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1. 스포츠맨십 -> 스포츠정신 :  스포츠맨십은 스포츠맨(운동선수)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란 뜻이다. 여기서 Man은 남자가 아니라, 사람을 뜻하는 단어이고. 그런데 단어의 주체인 맨을 남자라고 오역해서 삭제했네. 스포츠는 행위일뿐인데 어떻게 마음이 있나? 축구공에 마음이 있다고 주장할 셈인가? 

2. 낙태 -> 임신중단 :  낙태라는 말은 '落 떨어질 낙(락)'과 '胎 아이 밸 태'를 써서, 태아(胎兒)가 모체로부터 떨어진다는 뜻이다. 즉 아이가 떨어진다는 말로, 이 단어의 주체는 아이이다. 반면 임신중단은 애를 밴 몸이 중간에 끊었다는 뜻이다. 공장에서 물건출하 중단하듯. 애가 물건인가? 생명을 무시하는 끔찍한 혼종이다. 

3. 김여사 -> 운전미숙자 : 이 단어는 2000년을 전후해 운전면허 간소화가 되면서 발생한 언어이다. 이 이전에도 교통사고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역주행 등 매우 기본적인 교통신호도 모른채 사고를 내고 오히려 화를 내는 모습을 조롱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근데 이 단어를 대체하는 말로는 이미 초보운전자가 있거든. 욕설을 순화해서 있는 말 쓰라고 하지, 굳이 신조어를 만들어 낼 이유가 있을까?

4. 맘스스테이션 -> 어린이승하차장 : 맘스스테이션은 처음 본 단어여서 조사해보니, 일부 아파트단지에서 사용되는 마케팅 용어였다. 우리나라에서만 통용되는 단어. 해외에선 그냥 bus station이라고 쓴다. 이걸 어린이승하차장이라고 바꾸었는데, 운전자가 들었을 때 바로 이해하기 힘드니 그냥 버스 정류장이나 스쿨버스 정류장으로 기존 단어를 차용해서 쓰는데 훨씬 더 보기좋아 보인다. 

5. 분자/분모 -> 윗수/아랫수 : 전문가 중에 이과는 한명도 없었나? 분자는 분모를 중심으로 가진 수가 얼마나 되는가를 나타낸다. 1/2이면 둘 중에 하나를 가졌다는 말이다. 그런데 윗수와 아랫수? 아랫수와 윗수과 무슨 상관관계인데... 문과 쪽팔리게 하지 좀 말아라. 

6. 경력단절여성 -> 고용단절여성 : 고용단절은 기업이 그 여성을 해고했다는 뜻인데, 본인 스스로 일을 그만둔 것은 본인 책임이지 왜 그 책임을 기업에게 묻나? 매우 이기적인 단어이다. 경력단절여성이 듣기싫으면 그냥 백수라고 해라. 백수도 사전에 등록된 말이다.

7. 수유실 -> 아기쉼터 : 1평도 안되는 공간이 쉼터라고? 늘 생각하지만 단어를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사람이 문제다. 화장실도 쉼터라고 주장할 사람들. 북한말로 젖먹이방이라고 쓰던지, 아니면 영어로 'Lactation room(수유 방)'이라고 쓰던지. 아기쉼터는 따로 있다고.

8. 부녀자 -> 여성 : 부녀자는 부인(婦人)과 여자(女子)를 결합하여, 성인 여성을 뜻하는 단어이고, 여성은 어린 여성과 나이 든 여성을 모두 포함하는 말이다. 그런데 뜻이 같다고? 유치원생 여자아이도 부녀자로 생각할 셈인가? 님 변태임?

9. 버진로드 -> 웨딩로드 :  버진로드가 일본에서 건너온 말이라는 주장이 있고, 보통은 'aisle'라고 쓴다고 함. 우리나라 말로는 주단이란 말이 있고. 해외에서 쓰는 단어도 아니고, 국내말도 아니고... 또 끔찍한 혼종이네.

10. 효자상품 -> 인기상품 : 잘 안쓰는 단어인데 효자라는 말이 그리 불편했나. 10대 단어에 들어가네. 그런데 전문가쪽에 문과도 없었나봐... 효자상품은 시장점유율이 높아 지속적인 이익을 창출하지만, 성장가능성은 낮은 제품을 뜻하는 말이어서 단순히 인기상품이라고 말할수 없어. 해외에선 효자처럼 문화적인 영향으로 cash cow라는 말을 쓰는데, 기존의 문화도 인정못하는 옹졸한 모습에 놀랄 뿐이다.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파괴하는 끔찍한 언어들. 이런 단어들이 우리가 낸 세금으로 만들어 진다니 정말 개탄할 노릇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