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를 위한 자율급식기 만들기

조금 오래 인연을 맺은 길냥이 친구가 있습니다. 지난 겨울 친절한 사장님의 도움으로 편의점 앞에 새 둥지를 틀면서 더욱 친해진 친구이지요. 많은 분들이 관심을 주시고, 저 또한 주기적으로 사료를 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매일 방문하기는 힘든터라 급식에 어려움이 있더군요. 밥그릇에 많은 양을 담기도 힘들고 말이죠. 하여 사료를 꾸준하게 급여할 수 있는 자동급식기를 제작해 보았습니다.

네이버에 자동급식기를 검색하면 많은 제품들이 나옵니다. 모양과 기능도 다양합니다. 여건이 된다면 이런 제품을 구매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역시나 문제는 가격. 플라스틱 제품도 최저 2만원대이니, 직접 만드는 것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게다가 비싼 것은 누가 가져가기도 하고... 다이소에서 물병과 시스템 트레이를 각각 2천원에 사가지고 왔습니다.

밥그릇이 되는 시스템 트레이에는 나무조각을 붙이고 피톤치드 코팅제를 뿌려주었습니다. 나무조각은 일전에 마루 깔고 남은 조립마루인데, 이럴 때 도움이 되는군요. 피톤치드는 밥그릇 주변에 개미가 있어서, 오지 말라고 뿌려 보았는데 효과가 있을런지는 미지수입니다. 그래도 없는 것보단 낫겠죠? 나무는 본드로 붙였는데, 생각해보니 양면테이프가 더 좋을 것 같아요. 고양이는 냄새에 민감하니까요.

물통은 하단에 칼로 네모난 구멍을 냈습니다. 그리고 밑바닥에는 벨로크 테이프를 붙이고, 다보로 각을 주었습니다. 벨로크 테이프는 사료가 없을 때 바람에 물통이 날라가지 않도록 고정하는 역할입니다. 다보는 경사를 주어 사료가 더 잘나오도록 하고요. 다보 대신에 스프링을 쓰면 좀 더 효율적일 듯 한데, 지금은 재료가 없어 무리네요.

사진은 완성된 모습입니다. 바닥은 예전에 쓰고 남는 가죽이 있길래 깔아주었어요. 시스템 트레이가 투명재질이라 바닥이 좀 허전하더군요. 고양이가 좋아하는 색상이나 사료 구분이 쉬운 색상이 더 좋을 듯한데, 아는게 없으니... 그래도 깔끔하니 만족합니다.

오후에 밖에 나가 설치하였는데, 다행히 잘 이용해 주고 있습니다. 사료도 1리터씩 담아두니 몇 일 자리를 비워도 문제가 없을 듯 하고요. 다만 부실한 외관이 좀 걸리네요. 다음에 2호기를 만들때에는 디자인적인 요소도 감안해서 제작해보고 싶어요. 어찌되었든 지금은 만족. 주변에 길냥이를 돕고 계신 분이 있다면, 이런 급식기도 한 번 고려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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