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의 외양간 고치기? 의미없다.

텔레그램이 한글화 버전을 내놓은 탓일까. 카톡이 금일 최근의 사이버 검열에 대한 사과문을 공지하고, '외양간 프로젝트'를 통해 보안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외양간 프로젝트는 대화저장 기간을 2~3일로 단축하고, 텔레그램과 같이 비밀대화 기능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한다.

 

의미없다.

 

카톡의 기능은 분명 세련되어 보인다. 그리고 그들의 사과가 진심이 있다고 조금은 믿고 싶다. 그러나 그것이 카톡을 다시 써야 하는 의미는 될 수 없다. 카톡엔 철학이 없다.

불과 몇시간 전, 트위터는 미 정부를 전격 고소하였다. 트위터가 미 정부를 고소한 이유는 미 정부가 트위터에 요청한 정보 내역을 모든 사용자가 볼 수 있도록 공개하기 위함이다. 트위터가 이번 소송에서 승소한다면, 앞으로 미 정부가 정보를 요청할 때마다 트위터는 이 사실을 공지하고, 시민단체와 대중은 이러한 사실을 기반으로 정부가 불법적인 일을 저지르지는 않는지 감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트위터의 행보는 지난 3월, 페이스북이 미 국가보안국의 불법 감시 행동에 대해 비난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그렇다면 카톡은 어떠한가. 부당한 정부의 압력에 제대로 저항하고 있는가?

3년전 일이다. 당시 이명박 정부는 광우병 및 한미 소고기 수입협상에 대해 부정적인 내용을 전파한 PD 수첩을 상대로 명예훼손을 당했다며 이를 고소하였다. 그리고 대법원은 이에 다음과 같은 판결을 내린다.

'정부 또는 국가기관의 정책결정이나 업무수행과 관련된 사항은 항상 국민의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 하고, 이러한 감시와 비판은 이를 주요 임무로 하는 언론보도의 자유가 충분히 보장될 때 비로소 정상적으로 수행될 수 있으며, 정부 또는 국가기관은 형법상 명예훼손죄의 피해자가 될 수 없으므로, 정부 또는 국가기관의 정책결정 또는 업무수행과 관련된 사항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언론보도로 인하여 그 정책결정이나 업무수행에 관여한 공직자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다소 저하될 수 있더라도, 그 보도의 내용이 공직자 개인에 대한 악의적이거나 심히 경솔한 공격으로서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것으로 평가되지 않는 한, 그 보도로 인하여 곧바로 공직자 개인에 대한 명예훼손이 된다고 할 수 없다.'

다시 한 번 물어보자. 대통령이 업무시간에 7시간이나 자리를 비우고, 그 시간동안에 수백명의 시민이 사망하였다면 이에 대해 비판하는 것이 잘못된 것인가?

굳이 대법원 판례를 들지 않더라도, 상식적인 교육을 받은 이라면 누구나 비판을 제기하는 것이 문제가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카톡은 눈을 감았다. 기업은 고객을 가장 우선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요청했다는 말 한 마디에, 아무런 고민도 없이 고객의 사적인 정보를 술술 넘겨주었다.

보안 기능 강화? 의미없다. 정부가 요청하면 그냥 넘겨줄 것 아닌가. 철학이 없으니 그 어떠한 보안 기술도 무의미하다. 아무리 기술이 좋아도, 그것을 운영하는 것은 사람이다. 고객을 언제든지 배신할 수 있는 사람이 운영하는 회사, 이런 회사를 신뢰할 수 있는가?

고객을 배신한 기업은 존재할 의미가 없고, 카톡도 마찬가지이다.

이제 더이상 카톡의 거짓말에 속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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