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0. 8. 20:18ㆍIssue/IT
텔레그램이 한글화 버전을 내놓은 탓일까. 카톡이 금일 최근의 사이버 검열에 대한 사과문을 공지하고, '외양간 프로젝트'를 통해 보안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외양간 프로젝트는 대화저장 기간을 2~3일로 단축하고, 텔레그램과 같이 비밀대화 기능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한다.
의미없다.
카톡의 기능은 분명 세련되어 보인다. 그리고 그들의 사과가 진심이 있다고 조금은 믿고 싶다. 그러나 그것이 카톡을 다시 써야 하는 의미는 될 수 없다. 카톡엔 철학이 없다.
불과 몇시간 전, 트위터는 미 정부를 전격 고소하였다. 트위터가 미 정부를 고소한 이유는 미 정부가 트위터에 요청한 정보 내역을 모든 사용자가 볼 수 있도록 공개하기 위함이다. 트위터가 이번 소송에서 승소한다면, 앞으로 미 정부가 정보를 요청할 때마다 트위터는 이 사실을 공지하고, 시민단체와 대중은 이러한 사실을 기반으로 정부가 불법적인 일을 저지르지는 않는지 감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트위터의 행보는 지난 3월, 페이스북이 미 국가보안국의 불법 감시 행동에 대해 비난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그렇다면 카톡은 어떠한가. 부당한 정부의 압력에 제대로 저항하고 있는가?
3년전 일이다. 당시 이명박 정부는 광우병 및 한미 소고기 수입협상에 대해 부정적인 내용을 전파한 PD 수첩을 상대로 명예훼손을 당했다며 이를 고소하였다. 그리고 대법원은 이에 다음과 같은 판결을 내린다.
다시 한 번 물어보자. 대통령이 업무시간에 7시간이나 자리를 비우고, 그 시간동안에 수백명의 시민이 사망하였다면 이에 대해 비판하는 것이 잘못된 것인가?
굳이 대법원 판례를 들지 않더라도, 상식적인 교육을 받은 이라면 누구나 비판을 제기하는 것이 문제가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카톡은 눈을 감았다. 기업은 고객을 가장 우선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요청했다는 말 한 마디에, 아무런 고민도 없이 고객의 사적인 정보를 술술 넘겨주었다.
보안 기능 강화? 의미없다. 정부가 요청하면 그냥 넘겨줄 것 아닌가. 철학이 없으니 그 어떠한 보안 기술도 무의미하다. 아무리 기술이 좋아도, 그것을 운영하는 것은 사람이다. 고객을 언제든지 배신할 수 있는 사람이 운영하는 회사, 이런 회사를 신뢰할 수 있는가?
고객을 배신한 기업은 존재할 의미가 없고, 카톡도 마찬가지이다.
이제 더이상 카톡의 거짓말에 속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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