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분들, 팩트와 의견은 구분합시다.

2012. 4. 25. 20:13하루 일기/2012 Diary

오늘 자주 가는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타블로 관련 소식을 듣게 되었다. 흥미가 생겨 관련 기사들을 읽어보았는데, 너무 수준 낮은 기사들로 인해 마음만 상했다. 요즘 기자들은 다 이런 수준인가. 독자로서 걱정되는 일이다.

기사 작성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로는 팩트(fact)라는 것이 있다. 팩트는 입증이 가능한 진실된 정보를 말한다. 그런 점에서 팩트는 사실보다는 진실에 더 가까운 용어라 볼 수 있다.

타블로 사건에 있어 팩트는 무엇인가? 팩트를 찾기 위해선 먼저 문제를 찾아야 한다. 타블로 사건의 문제는 타블로가 사회 및 연예계 활동에 지장을 받고 있다는 것이고, 이 문제의 문제점으로는 네이버 카페, 타진요의 회원들이 타블로의 학력에 의혹을 제기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타블로는 법으로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타진요 회원들을 고소한 것이다.

모든 문제는 사실을 포함하고 있다. 타블로 사건의 사실은 타블로가 타진요 회원들을 고소했다는 것, 법적 증거력을 가진 증명서가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 그리고 다음 공판은 5월 18일 날 열린다는 것이다.

또한 팩트는 사실을 기반으로 한다. 이 사건의 팩트는 타블로와 타진요 회원 간의 법적 분쟁이 진행되고 있고, 아직 법률적인 판결이 내려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입증가능하며 진실성을 가진 팩트이다.

아래 기사는 이데일리 조우영 기자가 작성한 ‘타블로 의혹 `타진요`의 실체? "증거 매수·조작“의 일부이다.

‘데이비스 기자는 기사에서 "리(타블로)는 정말 스탠퍼드에서 3년 6개월 만에 두 개의 학위를 수료하며 졸업했다. 학점은 전교에서 톱 15% 중 한 명이었다"며 "리가 학력에 대해서 거짓말하지 않았다는 것은 팩트(fact)"라고 확신했다.’

요즘 기자들은 나쁜 버릇이 하나 있다. 바로 남의 입을 빌려 자신의 생각을 팩트로 집어넣는 다는 것. 팩트는 사실을 기반으로 한 근거이지 의견이 아님에도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위 문장도 마찬가지이다.

위 글에서는 팩트라는 단어가 그대로 쓰이고 있다. 아울러 인용지에 대해서는 ‘미국의 대표적인 IT문화 월간지’라고 소개함으로서 인용문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러나 타블로 사건에서 타블로가 졸업하였는지 여부는 팩트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팩트라는 단어를 그대로 사용한 것은 독자들을 혼란시키고 나아가 속이는 행위이다.

제대로 된 기사라면 팩트라는 말은 적절하게 삭제하였을 것이다. 그 기자가 팩트라는 말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가 한 말이 사건의 팩트는 아니기 때문이다. 아울러 나라면 해당 기사에 대한 반론을 실음으로서 기사에 대한 중립성도 확보하였을 것이다.

언론사는 사기업이고 의견의 방향이 다를 수는 있다. 그러나 의견과 팩트는 반드시 구분해야 하는 것이고, 의견은 팩트를 기반으로 하는 자신의 말이지, 그 말 자체가 팩트가 되어서는 안된다. 그것이 설사 가십거리에 불과한 연예기사라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