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커와 문희준에 대해..
2005. 11. 17. 14:44ㆍ하루 일기/2005 Dirary
사실 그동안 문희준의 안티팬들이 그의 노래에 대한 비판보다는 일부분만을 가공하여 조롱거리로 삼아왔던 것은 사실이다. 이른바 문희준 어록이라는 말들은 웃대나 디시와 같은 오타쿠들의 사이트에서 가공되고 변질되어 세상에 퍼져나갔다. 그리고 이것은 그 어떠한 이유에서든지 분명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다.
그러나 그렇다고해서 문희준이 단순한 피해자인가? 여기에 또다른 의문이 생긴다.
사실 문희준은 일반적인 '락' 싱어들과는 다른 길을 걸어왔다. 대부분의 락싱어들이 언더에서 파트타임으로 일을 하면서 공연장을 대여하고 음반 한 장을 내기위해 몇달, 몇년씩 고생하는 것에 비해 그는 HOT라는 아이돌 그룹을 통해 이 모든 것을 단 한번에 거머쥐었다. 여기서 계속 아이돌로 남던지 아니면 일반 가수로 전환하였으면 별문제가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락의 길을 선택했고 충돌은 필연적이었다.
언더정신을 담지 못한 그의 음악을 대한민국의 락커들은 인정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불행히도 문희준은 이러한 대한민국의 락커들을 이해하지 못하였고 실제 그의 이러한 경솔함은 여러 곳에서 드러난다. 아무리 장난성 발언이었다고는 하나 라디오 방송을 통해, 락의 대부인 레드체플린이 누구냐고 묻는다거나 겪어보지도 않았으면서 '락은 배고픈 음악이다'라고 말하는 그의 발언은 충분히 경솔한 것이었다. 마치 아버지앞에서 '당신은 누구세요?'라고 묻는 것이라고나 할까.. 결코 바꿀수 없는 자부심을 그는 단지 인기를 위해 바꾸었던 것이다.
현실과 타협한 문희준, 그것이 바로 지금 거기에 서 있는 그의 모습이다.
립싱크도 하나의 기술이니 인정되어야한다고 말하고 온갖 오락프로에서 노래보다는 개인기로 주가를 올리는 그를 과연 대한민국의 락커들은 인정할 수가 있을까? 그리하여 안티가 시작되었고 오늘도 그 치열한 싸움은 계속되고 있다. 그의 음악을 인정하는 것은 곧 자신을 부정하는 것이기에 이 싸움의 끝은 아직도 멀어 보인다.
이번 문희준의 입대로 인하여 당분간 싸움은 소강상태를 보이겠지만 결국 어느 한쪽은 끝을 보아야 할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문희준씨가 고개를 숙였으면 한다. 그의 음악은 아직 부족하다. 이번 앨범곡을 보면 토토로의 주제곡을 샘플링한 '잊으려'등 아직도 구태의연한 아이돌 앨범에서 벗어나지 못한 그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언더에서 음악에 미쳐사는 락커들의 창의력과 열정이다. 그의 부족함은 오직 그것으로만 채워질 수 있다.
애초에 나는 이 싸움에 동참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었다. 세상은 넓고 나의 귀를 즐겁게 해주는 음악은 수도 없이 많으니까.. 그것이 락이든 발라드이던 아니면 클래식이든지간에 말이다. 그러나 음악을 좋아하는 이로서 이번 싸움의 결말을 즐거운 마음으로 기대해본다. Have a Nice Da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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