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톰의 재발견, 아스트로 보이

2010. 1. 24. 15:39Issue/Mov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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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인류를 대신할 새로운 생명체를 만드려는 노력은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되었다. 호머의 일리아드에서는 여신을 모습을 모방하여 만든 판도라가 등장하고, 그 이전, 그리고 그 이후에도 다양한 작품, 신앙, 문화속에서 인류는 유사생명체 창조를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근대에 인류가 만들어낸 가장 유사한 생명체로는 로봇이 있다. 1920년, 연극 '로섬의 유니버설 로봇'에 등장한 이 것은 강제노동을 하는 기계로 취급되었다. 이후 로봇은 여러 작가들의 손을 거치며, 점차 구체화된 모습을 이루었으며, 1941년에는 마치 인간과 유사한 법률이 아시모프에 의해 탄생되었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로봇법이다.

아시모프는 그의 단편소설, 루나라운드에서 '1.로봇은 인간을 해치거나 인간이 도움을 청할 때 돕지 않으므로 인간을 상해하지 못한다 2. 로봇은 인간을 해치거나 피해를 당할 경우를 빼고는 인간의 명령에 복종해야한다 3.로봇은 인간을 해치거나 피해를 당할 때 도움을 주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자신의 신체를 보존해야 한다.'라고 로봇의 3대 법칙을 정의하였다. 작품이 등장했을 시기가 진공관 컴퓨터에 라디오 정도가 일상화되었던 시기임을 감안하면, 그의 로봇에 대한 정의는 상당히 진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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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2년에는 아시아의  극동인 일본에서 로봇법에 영향을 받은 또 하나의 로봇이 탄생하였다. 그의 이름은 아톰. 10만 마력이라는 놀라운 힘을 가지고 있지만, 인간처럼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착한 소년. 소년의 이름이 전세계에 알려지기 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2009년, 홍콩의 이마지 스튜디오에 의해 탄생된 아톰은 지난 50년간 일본에 의해 창조되었던 아톰이 제 3국에서 새로운 생명을 갖게되었다는 사실에 의미를 가진다. 작품속 아톰은 아스트로 보이라는 새 이름을 갖게 되었고, 낡은 일본의 초등학생에서 헐리우드판 신세대로 재창조 되었다.

영화는 어린아이들이 보기에 부담이 없다. 로봇에 생명을 부여하고, 다시 파기하려는 모습은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어린아이들을 위한 작품이니 잠시 넘어가도록 하자. 다시 말하지만, 이 영화는 어린아이들 입맛에 맞춘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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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을 조금 잘하지만, 남들과 똑같은 줄 알았던 소년이 어느날 하늘을 날 수 있고, 무거운 물체도 거뜬히 들 수 있는 초인으로 변신한다면 어떻게 될까. 행복할까? 아니면 남들과 다른 모습에 고민해야 할까? 영화는 바로 이 점에 초점을 맞추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도심위를 날라다니고, 가벼운 사랑도 해보는가 하면, 이전과 다른 모습에 아버지로부터 외면을 받는 슬픈 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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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고민하지만, 이를 운명으로 받아들이며 자신의 현재 모습에 충실하겠다고 선언한다. 그리하여 소년은 '토비'라는 이름을 버리고 '아스트로'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었다. 최근 '이것이 내 운명이다.'라고 말하는 주인공들이 범람한 탓에 마무리가 다소 식상했던 부분도 있지만, 아이들 수준에는 이 정도가 딱 적당한 것이 아닐까. 주말에 아이가 있다면 부담없이 극장에 가보자. 분명 내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아톰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