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포머의 빗나간 은혜갚기
2009. 6. 28. 21:44ㆍIssue/Movies
지난 금요일에는 친구들과 함께 '트랜스포머 2'를 보고 왔습니다. 씨너스에서 보고왔는데, 상영관 8관중 3개관이 모두 트랜스포머를 상영하고 있더군요. 전작에 실망이 컸던터라 다른 영화를 고르고 싶었지만, 상영 시간에 맞추다보니 결국 트랜스포머를 보게 되었습니다.
영화는 속편의 공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스케일이 세계 규모로 확장되었고, 주인공은 나이를 먹어 좀 더 야한 씬을 연출할 수 있게 되었으며, 액션씬도 늘어났습니다. 스토리는 여전히 부실하지만, 2시간내내 자동차들이 뛰어다니는 모습은 액션 영화를 좋아하는 팬들에게 나름대로 좋은 선택이 될 듯 합니다.
영화에 대한 평은 이보다 더 자세하고 좋은 리뷰가 많을테니 이 쯤에서 접어두고, 오늘은 좀 다른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은 오바마 대통령입니다. '로봇 영화에 왠 오바마?'라고 하실지도 모르지만, 영화 중반을 보면 신기하게도 오바마 대통령의 이름이 직접 언급되는 장면이 나옵니다. 디셉트론의 공격을 뉴스에서 보도하는 장면인데, '오바마 대통령'이라는 문구가 직접 언급되었습니다. 그동안 다양한 영화에서 주연 혹은 조연으로 대통령이 출연한 적은 있지만, 가상의 대통령이 아닌 실제 대통령의 호칭을 직접 언급한 영화는 근래들어 트랜스포머 2가 유일한 듯 싶습니다.
마이클 베이 감독은 왜 오바마 대통령을 영화에 출연시켰을까. 영화 관련 소식을 전하는 인터넷판 SCI FI Wire의 'Obama strokes Michael Bay's ego, so the director puts the prez in Transformers 2' 기사에 의하면, 마이클 베이 감독은 오바마 대통령과 베가스 공항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눈 경험이 있으며, 그 때 오바마 대통령과 만난 호의를 보답하기 위해 오바마 대통령의 이름을 영화속에 직접 언급했다고 합니다. 영화는 국내 관람객수만 250만을 돌파하였으니, 그의 호의는 나름대로 큰 성과를 거둔 듯 합니다. 그렇다면 '마이클 베이식 은혜갚기'는 과연 성공한 것일까요?
그에 대한 답을 구하고자 한다면, 우선 트랜스포머 2와 마이클 베이 감독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제가 그의 작품 중 처음으로 감상한 영화는 1995년작, '더 록'이었는데, 영화에는 전직 특수부대원이었던 테러리스트와 작전에 투입된 특수부대원들이 대립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거기에서 테러리스트들은 특수부대원을 압도적으로 포위해 놓고, 항복을 요구하지만, 특수부대원들은 국가가 내린 명령을 거부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 끝까지 반항하다 결국 죽음을 맞이합니다. 죽음을 넘어선 국가에 대한 충성은 이후 혜성과의 충돌을 그린 '아마겟돈'에 이어 '진주만'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마이클 베이 감독의 트랜드 마크가 됩니다.
이와같이 보수주의적 색채가 짙은 메시지는 트랜스포머 시리즈에서도 그대로 계승되었습니다. 대표적인 캐릭터는 샘의 가족들로, 국가가 모든 것을 다 해결해 준다고 믿는 전형적인 보수주의 가정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이들이 마리화나도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판단력이 떨어지는 무능력함을 보여준다는 면에서 감독은 보수주의를 패러디하고 있다라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대사를 통해 직접적으로 국가를 믿는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보여주는 이상, 이 작품은 어느정도 보수주의자들의 논리를 대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마이클 베이 감독은 내한 인터뷰 과정에서 '촬영을 하면서 관심을 가졌던 건 영웅주의였다.'라고 말하며 무사의 정신과 비슷한 영웅주의를 트랜스포머 2에 담아냈다고 말한바 있습니다. 해석하기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영웅주의와 국가에 대한 충성이 결합되면, 미국인의 경우 '팍스 아메리카'가 만들어 집니다. '미국인들의 손에 의해, 미국인들의 희생에 의해 만들어진 평화.'라는 뜻이죠. 이는 레이건 정부때부터, 공화당이 미 보수주의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애용하던 선전 문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 속 정부와 오바마 대통령이 그렇게 어색해 보일수가 없었습니다. 극 중 또다른 장면에는 대통령 보좌관이 국가를 위해 한 소년(주인공 샘)쯤은 희생할 수 있다고 말하는 장면도 있는데, 마치 국가 이익을 위해 소수의 의견은 무시할 수 있다는 말로 들렸습니다. 그간 오바마 대통령이 역설한 소수주의자들을 위한 권익 보호와는 거리가 먼 내용입니다. 이 것이 바로 마이클 베이 감독의 은혜값기에 호의적인 시선을 보낼 수 없는 이유입니다.
트랜스포머 속 미 정부는 너무나도 권위적이고 또 무능력합니다. 국가 이익을 위해 개인의 희생은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며, 그렇게 말하면서도 정작 문제 해결에 대해서는 무능력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런 무능력한 정부의 수장이 오바마 대통령이라니... 오바마 대통령은 명예훼손도 고려해 보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트랜스포머의 빗나간 은혜값기, 다음 번엔 오바마 대통령 대신 이명박 대통령을 그 자리에 섭외하는 것은 어떨까요. 미국산 영화이니 선뜻 응해주리라 믿습니다.
- 트랜스포머 공식 홈페이지 : http://www.transformersmovie.co.kr/
영화는 속편의 공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스케일이 세계 규모로 확장되었고, 주인공은 나이를 먹어 좀 더 야한 씬을 연출할 수 있게 되었으며, 액션씬도 늘어났습니다. 스토리는 여전히 부실하지만, 2시간내내 자동차들이 뛰어다니는 모습은 액션 영화를 좋아하는 팬들에게 나름대로 좋은 선택이 될 듯 합니다.
영화에 대한 평은 이보다 더 자세하고 좋은 리뷰가 많을테니 이 쯤에서 접어두고, 오늘은 좀 다른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은 오바마 대통령입니다. '로봇 영화에 왠 오바마?'라고 하실지도 모르지만, 영화 중반을 보면 신기하게도 오바마 대통령의 이름이 직접 언급되는 장면이 나옵니다. 디셉트론의 공격을 뉴스에서 보도하는 장면인데, '오바마 대통령'이라는 문구가 직접 언급되었습니다. 그동안 다양한 영화에서 주연 혹은 조연으로 대통령이 출연한 적은 있지만, 가상의 대통령이 아닌 실제 대통령의 호칭을 직접 언급한 영화는 근래들어 트랜스포머 2가 유일한 듯 싶습니다.
마이클 베이, 오바마 대통령, 그리고 보수주의
마이클 베이 감독은 왜 오바마 대통령을 영화에 출연시켰을까. 영화 관련 소식을 전하는 인터넷판 SCI FI Wire의 'Obama strokes Michael Bay's ego, so the director puts the prez in Transformers 2' 기사에 의하면, 마이클 베이 감독은 오바마 대통령과 베가스 공항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눈 경험이 있으며, 그 때 오바마 대통령과 만난 호의를 보답하기 위해 오바마 대통령의 이름을 영화속에 직접 언급했다고 합니다. 영화는 국내 관람객수만 250만을 돌파하였으니, 그의 호의는 나름대로 큰 성과를 거둔 듯 합니다. 그렇다면 '마이클 베이식 은혜갚기'는 과연 성공한 것일까요?
그에 대한 답을 구하고자 한다면, 우선 트랜스포머 2와 마이클 베이 감독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제가 그의 작품 중 처음으로 감상한 영화는 1995년작, '더 록'이었는데, 영화에는 전직 특수부대원이었던 테러리스트와 작전에 투입된 특수부대원들이 대립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거기에서 테러리스트들은 특수부대원을 압도적으로 포위해 놓고, 항복을 요구하지만, 특수부대원들은 국가가 내린 명령을 거부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 끝까지 반항하다 결국 죽음을 맞이합니다. 죽음을 넘어선 국가에 대한 충성은 이후 혜성과의 충돌을 그린 '아마겟돈'에 이어 '진주만'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마이클 베이 감독의 트랜드 마크가 됩니다.
[ 국가 이익을 위해선 주인공 사망도 무죄?]
이와같이 보수주의적 색채가 짙은 메시지는 트랜스포머 시리즈에서도 그대로 계승되었습니다. 대표적인 캐릭터는 샘의 가족들로, 국가가 모든 것을 다 해결해 준다고 믿는 전형적인 보수주의 가정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이들이 마리화나도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판단력이 떨어지는 무능력함을 보여준다는 면에서 감독은 보수주의를 패러디하고 있다라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대사를 통해 직접적으로 국가를 믿는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보여주는 이상, 이 작품은 어느정도 보수주의자들의 논리를 대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마이클 베이 감독은 내한 인터뷰 과정에서 '촬영을 하면서 관심을 가졌던 건 영웅주의였다.'라고 말하며 무사의 정신과 비슷한 영웅주의를 트랜스포머 2에 담아냈다고 말한바 있습니다. 해석하기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영웅주의와 국가에 대한 충성이 결합되면, 미국인의 경우 '팍스 아메리카'가 만들어 집니다. '미국인들의 손에 의해, 미국인들의 희생에 의해 만들어진 평화.'라는 뜻이죠. 이는 레이건 정부때부터, 공화당이 미 보수주의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애용하던 선전 문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 속 정부와 오바마 대통령이 그렇게 어색해 보일수가 없었습니다. 극 중 또다른 장면에는 대통령 보좌관이 국가를 위해 한 소년(주인공 샘)쯤은 희생할 수 있다고 말하는 장면도 있는데, 마치 국가 이익을 위해 소수의 의견은 무시할 수 있다는 말로 들렸습니다. 그간 오바마 대통령이 역설한 소수주의자들을 위한 권익 보호와는 거리가 먼 내용입니다. 이 것이 바로 마이클 베이 감독의 은혜값기에 호의적인 시선을 보낼 수 없는 이유입니다.
마이클 베이, 다음은 이명박 대통령을 섭외하는 것이 어떨까?
트랜스포머 속 미 정부는 너무나도 권위적이고 또 무능력합니다. 국가 이익을 위해 개인의 희생은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며, 그렇게 말하면서도 정작 문제 해결에 대해서는 무능력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런 무능력한 정부의 수장이 오바마 대통령이라니... 오바마 대통령은 명예훼손도 고려해 보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트랜스포머의 빗나간 은혜값기, 다음 번엔 오바마 대통령 대신 이명박 대통령을 그 자리에 섭외하는 것은 어떨까요. 미국산 영화이니 선뜻 응해주리라 믿습니다.
- 트랜스포머 공식 홈페이지 : http://www.transformersmovi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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