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예비군 훈련을 마치며...

2009. 9. 29. 19:30하루 일기/2009 Diary

지난 월요일은 6년 차 마지막 예비군 훈련이 있던 날이었습니다. 전역할 때 돌아보던 위병소 모습이 아직도 생생한데, 이제 정말 예비군에서 해방되어 민간인이 된다고 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평범한 하루겠지만, 저에게는 조금 특별한 하루였다고나 할까요.

그동안 대학생으로서 당일치기 훈련도 받아보고, 동 단위 훈련에 소집되어 자정까지 훈련도 받아보았지만, 예비군 훈련하면 가장 먼저  '시간낭비'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뭐, 어떤 분들은 신성한 국토방위 어쩌고 하실지도 모르지만, 사실 우리나라 예비군은 국가안보라는 목적보다는, 유신 시절 청와대를 습격했던 김신조의 말 한마디에 박정희가 부랴부랴 만든 일종의 사조직이다 보니 시설이나 대우 면에서 예나 지금이나 부족한 것이 현실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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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년전 화곡에서 먹었던 5천원짜리 예비군 식사 ]

최근에는 그나마 개선된 편이지만, 6,70년대 수통에 카빈총이 지급되고, 전투기를 발전하면 단체사격을 해서 떨어트리라는 말을 들으면 자괴감을 넘어 허탈감마저 듭니다. 뭐, 예비군이 끝난 마당에 대단한 것을 바라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일당 3천원에 바쁜 사람 불렀으면 적어도 그만큼 의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 군의 의무 아닐까요. 몸에 안 맞는 전투복에 물집 잡힌 발을 쩔뚝이면서도 열심히 훈련받으면, 돌아오는 것이라곤 단가 천원에도 못 미치는 싸구려 식사뿐이니... 지난 6년간 훈련을 받으며 이정도 불평쯤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다음 사람들은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예비군 훈련을 받았으면 좋겠네요.

마지막으로 진짜 전역을 자축하며, 군 시절 사진 한 장을 올려봅니다. 그때, 그 시절 친우들... 지금은 어디서 무얼하고 있을까요. 추억을 되새겨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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