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하지 못할 슬픔, 배틀 포 하디타
2009. 2. 17. 01:34ㆍIssue/Movies
2005년 11월 19일, 한 병사가 죽었다. 그의 이름은 미구엘 테라자스. 향년 20세. 그는 적당히 유쾌했고, 적당히 'Fuck'를 날릴줄 아는 병사였으며, 아무 일이 없으면 평범히 근무하다 제대했을 미 해병대의 평범한 병사중 한 명이었다. 그러나 그는 이제 더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특별한 일은 아니었다. 그저 남들보다 좀 더 운이 없었을 뿐이다.
2008년 영국에서 제작된 '배틀 포 하디타(Battle for Haditha)'는 2005년 이라크 하디타시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를 배경으로, 양자의 시각에서 당사자들이 어떤 영향을 끼쳤고 또 받았는지를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이 작품은 특별하다. 흔히 전쟁 다큐멘터리라 하면 신무기, 위대한 전투에 대해 어떻게 승리하였는지를 그린 작품이 대부분이지만, 이 작품은 승자와 패자가 존재하지 않는 근대 이라크전을 배경으로 서로의 관점에서 그들이 왜 그런 행동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 사건을 재구성하고 있다.
영화는 이라크전에 대한 병사들의 인터뷰를 시작으로 사건 발생 몇 일전으로 되돌아간다. 특별함이라고는 전혀 눈에 띄이지않는 평범한 하루, 늘 해왔던 순찰에 시시껄렁한 잡담들. 시내에 들려 새 DVD를 구입하거나 내무실에 모여앉아 전역후 무엇을 할 지 이야기하는 동료들의 모습. 그 날도 그렇게 평범한 일상이 막을 내리고 있었다.
그러나 어떤 이에게는 그 날이야말로 결코 평범하지 않은 결심의 날로 다가왔다. 영화는 이쯤에서 이라크에 있는 평범한 한 가정집으로 시선을 돌린다. 계단을 오르는 중년의 한 남자. 몇 일전까지만 해도 그는 아내와 두 아이를 가진 집안의 한 가장이며, 알카에다와 부시 모두를 혐오하는 평범한 소시민일뿐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는 무언가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는 변화의 방법으로 폭탄을 생각해 낸다. 아직 소년처럼 보이는 한 청년과 함께 500불을 받고 사제폭탄을 구입한 그는 마치 모험속 주인공처럼 자신의 행동이 자랑스럽기만 하다. 그는 이것으로 미군들이 겁을 먹고 이라크에서 떠날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있다.
시점은 다시 미군에게로 돌아간다. 어제와 별반 다를바가 없는 평범한 순찰. 하지만 그 날만은 조금 달랐다. 폭음속에 험비가 불탔고, 한 명의 동료가 죽었으며, 두 명의 동료가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분대원들은 분노한다. 그리고 자신의 동료를 죽인 그 빌어먹을 범인들을 잡기위해, 강력하고 무자비한 수색을 실시한다. 그 날, 24명의 여자들과 아이들이 죽임을 당하였다.
영화는 미군과 테러리스트, 그리고 우연히도 전장에 휘말린 시민들을 조명하며 그들의 심리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날카롭게 관찰한다. 단순히 미군들에게 벌을 주기위해 행했던 테러가 더 많은 이라크인을 죽이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울먹이는 범인, 분노에 민간인을 사살하였지만 이후 악몽에 시달리며 그들의 죽음을 되새김하는 미군들. 서로가 승리하였다고 말하였지만, 그 날 전투의 승리자는 그 누구도 아니었다.
전장속 긴박감은 마지막으로 미디어를 통해 재구성된다. 영상속 희생자들을 보며 복수를 다짐하는 테러리스트들, 그리고 민간인 학살을 감추기위해 왜곡된 기사를 보내는 미국의 언론사들. 사건은 이후, 민간인 학살이 밝혀지고 책임론이 대두되면서, 현장에 있었던 4명의 하급 병사들에게 그 죄를 뒤집어 씌우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그러나 그들이 정말 살인자였을까?
탈출구 없는 전장, 옆에서 피를 흘리며 죽어있는 동료의 모습. 군인은 항상 냉철하고 명확한 판단을 내려야만 한다고 하지만, 알지못하는 그 누군가를 위해, 나 그리고 내 곁에 있는 동료들을 희생하라고 강요할 수 있을까. 그들의 행동은 과격하였지만, 무턱대고 비난하기에는 군시절 옛 경험들이 가슴을 찌른다.
사건에 대해 미디어는 왜 발생하였는지 궁금해하지 않는다. 그저 얼마나 많은 이가 죽었고, 또 죽을 것인가에 대해서만 관심을 가질 뿐이다. 이 엿같은 상황을 단지 몇 줄의 보도기사나 뉴스 영상을 통해 설명할 수 있을까. 왜 그들이 죽었고, 또 죽임을 당해야만 했는지 이해할 수 있을까.
9.11 테러이후 시작된 이라크전은 오늘도 수많은 미군들과 이라크 시민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그들중 몇 명에게 책임을 물을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 그들 모두는 피해자에 불과하다. 원치않은 죽음, 예고되지 않은 희생. 그들은 누군가가 죽고 죽이는 현실보다 평범한 하루을 더 꿈꾸지 않았을까. 전장의 승리자는 아무도 없었다.
2008년 영국에서 제작된 '배틀 포 하디타(Battle for Haditha)'는 2005년 이라크 하디타시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를 배경으로, 양자의 시각에서 당사자들이 어떤 영향을 끼쳤고 또 받았는지를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이 작품은 특별하다. 흔히 전쟁 다큐멘터리라 하면 신무기, 위대한 전투에 대해 어떻게 승리하였는지를 그린 작품이 대부분이지만, 이 작품은 승자와 패자가 존재하지 않는 근대 이라크전을 배경으로 서로의 관점에서 그들이 왜 그런 행동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 사건을 재구성하고 있다.
영화는 이라크전에 대한 병사들의 인터뷰를 시작으로 사건 발생 몇 일전으로 되돌아간다. 특별함이라고는 전혀 눈에 띄이지않는 평범한 하루, 늘 해왔던 순찰에 시시껄렁한 잡담들. 시내에 들려 새 DVD를 구입하거나 내무실에 모여앉아 전역후 무엇을 할 지 이야기하는 동료들의 모습. 그 날도 그렇게 평범한 일상이 막을 내리고 있었다.
그러나 어떤 이에게는 그 날이야말로 결코 평범하지 않은 결심의 날로 다가왔다. 영화는 이쯤에서 이라크에 있는 평범한 한 가정집으로 시선을 돌린다. 계단을 오르는 중년의 한 남자. 몇 일전까지만 해도 그는 아내와 두 아이를 가진 집안의 한 가장이며, 알카에다와 부시 모두를 혐오하는 평범한 소시민일뿐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는 무언가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는 변화의 방법으로 폭탄을 생각해 낸다. 아직 소년처럼 보이는 한 청년과 함께 500불을 받고 사제폭탄을 구입한 그는 마치 모험속 주인공처럼 자신의 행동이 자랑스럽기만 하다. 그는 이것으로 미군들이 겁을 먹고 이라크에서 떠날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있다.
시점은 다시 미군에게로 돌아간다. 어제와 별반 다를바가 없는 평범한 순찰. 하지만 그 날만은 조금 달랐다. 폭음속에 험비가 불탔고, 한 명의 동료가 죽었으며, 두 명의 동료가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분대원들은 분노한다. 그리고 자신의 동료를 죽인 그 빌어먹을 범인들을 잡기위해, 강력하고 무자비한 수색을 실시한다. 그 날, 24명의 여자들과 아이들이 죽임을 당하였다.
영화는 미군과 테러리스트, 그리고 우연히도 전장에 휘말린 시민들을 조명하며 그들의 심리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날카롭게 관찰한다. 단순히 미군들에게 벌을 주기위해 행했던 테러가 더 많은 이라크인을 죽이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울먹이는 범인, 분노에 민간인을 사살하였지만 이후 악몽에 시달리며 그들의 죽음을 되새김하는 미군들. 서로가 승리하였다고 말하였지만, 그 날 전투의 승리자는 그 누구도 아니었다.
전장속 긴박감은 마지막으로 미디어를 통해 재구성된다. 영상속 희생자들을 보며 복수를 다짐하는 테러리스트들, 그리고 민간인 학살을 감추기위해 왜곡된 기사를 보내는 미국의 언론사들. 사건은 이후, 민간인 학살이 밝혀지고 책임론이 대두되면서, 현장에 있었던 4명의 하급 병사들에게 그 죄를 뒤집어 씌우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그러나 그들이 정말 살인자였을까?
탈출구 없는 전장, 옆에서 피를 흘리며 죽어있는 동료의 모습. 군인은 항상 냉철하고 명확한 판단을 내려야만 한다고 하지만, 알지못하는 그 누군가를 위해, 나 그리고 내 곁에 있는 동료들을 희생하라고 강요할 수 있을까. 그들의 행동은 과격하였지만, 무턱대고 비난하기에는 군시절 옛 경험들이 가슴을 찌른다.
난 그냥 이 많은 엿같은 것들이 변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
그리고 난 빌어먹을 내 인생의 나머지를 죄책감과 함께 살아야 할거야.
아무도 이 엿같은 걸 이해하지 않지, 너도 그렇고
무슨 얘길 하는거야?
난 내가 몸소 죽인 그 많은 빌어먹을 놈들처럼 느껴.내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
그리고 난 빌어먹을 내 인생의 나머지를 죄책감과 함께 살아야 할거야.
아무도 이 엿같은 걸 이해하지 않지, 너도 그렇고
사건에 대해 미디어는 왜 발생하였는지 궁금해하지 않는다. 그저 얼마나 많은 이가 죽었고, 또 죽을 것인가에 대해서만 관심을 가질 뿐이다. 이 엿같은 상황을 단지 몇 줄의 보도기사나 뉴스 영상을 통해 설명할 수 있을까. 왜 그들이 죽었고, 또 죽임을 당해야만 했는지 이해할 수 있을까.
9.11 테러이후 시작된 이라크전은 오늘도 수많은 미군들과 이라크 시민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그들중 몇 명에게 책임을 물을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 그들 모두는 피해자에 불과하다. 원치않은 죽음, 예고되지 않은 희생. 그들은 누군가가 죽고 죽이는 현실보다 평범한 하루을 더 꿈꾸지 않았을까. 전장의 승리자는 아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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