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는 특별하지 않다.

2009. 5. 17. 14:08Issue/IT

블로고스피어를 여행하다 보면, 매번 비슷한 주제로 논쟁을 하는 블로거들의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광고, IP 차단, 저작권 등 하루도 빠짐없이 똑같이 이슈가 이어지다 보니 이제 식상할 때도 되었건만, 오늘도 어김없이 메인을 장식하는 글은 바로 이러한 글들이다.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한 가지 깨달은 사실이 있다. 그것은 바로 '블로그는 특별한 것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많은 사람은 블로그에 특별한 명칭을 붙이기를 좋아한다. '소통을 위한 도구'라던가 '언론을 대체하는 새로운 저널리즘' 같은 낯 간지러운 말이 어느새 블로그 앞에 쓰이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명칭이 개인이 아닌 블로그 전체를 정의하는데 쓰일 수 있는가에 대해선 부정적이다.

블로고스피어의 첫 탐사자였던 데이브 와이너는 블로그를 '한 개인의 편집되지 않은 목소리'라고 말하였다. 그의 첫 작품인 스크립팅 뉴스는 댓글이나 트랙백 없이 링크와 몇 줄의 소개문만으로 이루어진 단순한 사이트였지만, 사람들은 그 사이트를 블로그라고 불렀다. 비슷한 시기에 에반 윌리엄스(Evan Williams)는 '일기처럼, 정기적으로 업데이트 되는 짧은 글로 이루어진 웹 페이지'를 블로그라고 말하였다. 그가 소통에 대해 깊이 생각하기 시작한 것은 트위터를 창업하면서부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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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다수의 생각, 다수의 가치.. 혹은 다수의 혐오]


정보학적으로 블로그는 현실세계에서의 경험을 웹이라는 가상의 공간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블로그의 역할은 그뿐이다. 현실에서 기자로 일하던 사람은 블로그에서도 기자와 비슷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고, 축구에 관심이 있거나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은 블로그에서도 그와 관련된 경험을 글로서 풀어낼 것이다. 블로고스피어는 현실을 모방한 또 하나의 가상공간일 뿐, 그 스스로 독립한 유토피아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이제는 알아야 한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이번엔 우리 사회에 질문을 던져본다. 대한민국은 소통을 위한 사회일까? 대한민국은 광고도 없고, 모든 사람이 친절하게 답변을 해주며, 정의로움만이 가득한 사회일까. 나의 답은 이미 결정되어 있다. 여러분의 답은 어떠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