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도 시트콤 시대? 오주상사 제작발표회 참관기.
2008. 8. 14. 14:11ㆍIssue/IT
'광고도 이제 드라마 시대?' 시크릿폰 출시이후 마케팅 전략에 고심하던 LG텔레콤이 코믹 CF 시트콤이라는 새로운 장르로 승부수를 띄었습니다. '오주상사 영업2팀'이라는 다소 노골적인(?) 제목이 붙은 새 시트콤은 총 5편으로 제작되어 지난 12일, 강남 한신포차에서 열린 제작발표회를 통해 본격적인 마케팅 활동에 들어갔습니다.
작품은 '뭐든지 팔지만 무엇일 파는지는 도통 알 수 없는' 오주상사의 영업2팀을 배경으로 실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OZ 서비스 관련 에피소드들을 코믹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배역에는 최근 '엄마가 뿔났다'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장미희씨(부장역)를 비롯하여 오달수, 이문식, 유해진, 이민기씨가 참여하였으며, 이지형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습니다.
그동안 국내 드라마 광고 시장은 옷이나 악세서리같은 제한적인 간접광고 방식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라스카의 별에서 온 뮤((주)라스카)'가 드라마 '위대한 캣츠비'에 조연으로 출연하며 화제가 된 적도 있지만, 이처럼 광고만을 위해 시트콤을 제작한 것은 오주상사가 국내최초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형종 CD(Creative Director)는 인터뷰를 통해, '광고에서는 엔터테인먼트적 요소가 중요한데, 오주상사는 코믹 CF 시트콤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통해 이러한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강조하였다.'고 말하였으며, 이지형 감독은 '배우들이 흠잡을 때 없이 완벽한 연기를 펼쳐 오히려 NG 장면을 찾아내기가 어려웠다.'고 답하는등 작품에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반면 기자들은 이같은 새로운 방식의 CF 시트콤에 대해 다소 당황하였는지, 준비된 기자회견 시간을 적절하게 이용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하였습니다.
[왼쪽부터 이형종 CD(Creative Director), 장미희, 이민기, 오달수, 이문식, 유해진, 이지형 감독].
5편의 작품은 회당 1분정도의 분량으로 인터넷에서는 풀버전이 공개될 예정이며, 지상파나 케이블방송에서는 15초 분량의 간략화된 버전이 공개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또 앞으로도 삼성등 타기업과 차별화된 광고전략을 펼치기 위해 오주상사와 같은 독특한 컨셉의 광고경향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합니다.
제품 광고에 있어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지루하지 않은 가벼운 흥분을 얼마나 지속적으로 시청자들에게 전달해 줄 수 있는가도 중요한 요소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광고라도 지루하고 재미없는 광고면 바로 채널을 돌리는 것이 현실이니까요.
오주상사에 대한 아쉬움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컨셉이 코믹이기 때문에 처음 이 광고를 본 사람이라면 분명 재미있어 하겠지만 그것이 두 번, 세 번 계속되다보면 처음의 코믹함은 사라지고 나중에는 지루함만이 남습니다.
15초 가량의 편집판은 물론이고, 스토리가 살아있는 풀버전판이라 할지라도 네티즌들이 작품에 재미를 느껴 몇 번이나 반복해서 본다고는 기대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드라마라면 새로운 소재의 다음 이야기가 진행되니 별문제가 없는 부분이지만, 반복해서 동일한 영상을 보여주는 광고로서는 다소 치명적이라 생각됩니다.
가끔은 타카하시 신 작가의 '좋은 사람'이나 드라마 '아스팔트 사나이'(95)와 같이 코믹한 요소외에 감동을 주는 요소들을 더 신경써 주었다면 어떨까하는 아쉬움도 남습니다. 오주상사의 만년 2위인 영업2팀이 '오즈'라는 새로운 컨셉의 서비스를 개발하면서 겪는 다양한 에피소드와 성공기라면 충분히 재미있고 감동적인 이야기가 나올법도 한데 말이죠.
어찌되었든 주사위는 던져졌고 이제 승부를 보는 일만이 남았습니다. 제작발표회 현장에는 LG 텔레콤 마케팅 전략담당이신 이승일 상무님이 직접 참관할만큼 LG가 이번 광고에 거는 기대가 남달라 보이는데, 이번 CF 시트콤 '오주상사'가 꼭 성공해서 그동안 마케팅 전략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였던 부분들을 모두 만회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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