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위의 포뇨, 흥행속에서도 웃지 못하는 이유는?

2008. 7. 24. 16:06Animation/Ani-News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신작 '벼랑위의 포뇨'(崖の上のポニョ, 이하 포뇨)가 지난 19일 개봉되었다는 소식입니다. 배급사인 토호(東玉)에 의하면 포뇨는 19일부터 22일까지 약 3일간 15억 7500만엔(한화 약 15억)의 흥행수익을 기록하며, 사상최대의 흥행실적을 올렸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3일간 수익보다 더 많은 수익을 얻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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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아나 존스 :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 '꽃보다 남자:파이널'등 일부 작품들이 40억엔 이상의 수익을 올리며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지난해와는 달리 이렇다할 블록버스터급 히트작이 없었던 일본 영화계로서는 포뇨가 여름시즌 관객들을 끌어모으는 메시아가 되기를 갈망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토호 배급사는 흥행 수입 200억엔 이상을 목표로 대도시 뿐만 아니라 전국의 멀티플렉스 극장들을 모두 동원할 예정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배급사의 기대와는 달리 미야자키 감독의 얼굴이 어두운 이유는 무엇일까요?

게드전기의 실패이후 다시 일선으로 복귀한 미야자키 감독의 포뇨는 개봉 이전부터 여러 구설수에 시달려 왔습니다. 표절에 대한 이슈도 주간지에 크게 다루어졌으며, 성우진과 감독사이의 불화를 비롯한 여러 루머가 끊이지를 않았습니다.

이런 악조건속에서도 미야자키 감독은 아이들에게 동심을 주는 작품을 만들겠다고 천명하며 작품의 완성도를 올리는 일에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실제 작품은 CG 사용이 일상화된 최근 작품과는 달리 모든 장면이 손 터치로 이루어 진 것을 비롯하여, 인어공주 이야기를 토대로 자극적인 장면은 배제되고 일상의 소박한 장면을 중점적으로 다루었습니다.

자극적인 붉은 선혈이 난무하던 원령공주(1997)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성인 취향의 작품을 내놓았던 지브리 애니메이션이 초심으로 돌아가 어린아이들을 위한 작품을 내놓았다는 것은 분명 반가운 일이지만, 지난 10여년간의 세월은 작품에 대한 평가를 바꾸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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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회 평가는 극과 극으로 나누어 졌습니다. 일부 평론가들은 '바다가 무대임에도 불구하고 스케일이 너무 없고', '사랑과 약속을 지킨다는 테마는 중요하지만 너무 수수하다', '자극에 익숙한 아이들은 같은 날 공개된 포켓몬에 발길이 가는..'등의 비판적인 평론을 내놓았으며, 미야자키 감독 스스로도 시사회에서 아이들의 반응이 전혀 없었던 것에 대해 '아이들을 위해 만들었는데 헛손질이었다'고 자책하는 말을 토해내었습니다.

반면 작품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기자들도 적지 않았는데, 회장을 찾은 영화작가 안보 유키코씨는 인터뷰를 통해 '내용에 대해 논하고 싶다면 다른 작품을 보러 가는 편이 좋다. 포뇨는 머리로 생각하기 보다는 몸으로 느끼는 작품으로 미야자키 감독의 역량을 다시 보게 되었다'라는 평가를 내리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작품에 대한 흥행여부는 방학이 끝나는 올 8월말쯤에야 알 수 있을 듯합니다. 과연 포뇨는 무너진 지브리의 명성을 다시 한 번 세울수 있을까요? 더이상 순수한 것만을 고집하지 않는 아이들에게 미야자키 감독의 마법이 다시 한 번 통하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