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의 진지한 사과와 처음으로 받아본 변호사 상담.

이 포스트는 '다음에 세 번째 항의메일을 보내며'와 이어지는 글입니다.

지난 7일 저는 블로그를 통해 다음이 한 달이 넘도록 동영상을 임의제한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적이 있었습니다. 글이 올려진 직후, 다음 TV팟 관계자분이 직접 전화를 주셔서 사과를 받았고, 영상과 관련된 몇 가지 협의를 끝낸 후 마침내 제 권리를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지난 5일간, 다음과 저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 해 보고자 합니다.

7일 오후 2시

포스팅을 한 뒤, 약 두 시간정도 뒤에 다음 TV팟 담당자 분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한 달이상 임시조치가 취해진 것에 대해 수 차례 사과를 한 담당자분께서는 이후 해당 조치가 자사의 내부 혼선으로 적절하게 처리되지 못하였음을 밝히며, 혼선이 빗어진 과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었습니다. 아울러 오후 6시쯤에는 메일을 통해 임시조치를 취하게 된 경찰청 공문을 보내주었는데, 공문의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신고자: 경찰청 ( 경찰청 - 법무부 - 대외협력팀 )
신고내용: 
허위사실 유포로 판단되는 동영상을 신고.
확인 후 삭제요청.
단, 동영상 자체가 허위사실이 아니라 '촛불시위에 백골단이 투입됐다' 는 내용이 허위사실이니 제목이나 내용 등에 그 내용을 포함할경우 허위사실 유포로 판단할 것.

9일 오전 11시

자사 법무팀을 통해 명확한 답변을 통보하겠다고 밝힌 다음은 9일자 메일을 통해 해당 영상이 임시조치 기간내 적절한 대응이 이루어지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와 별도로 해당영상의 위법성 여부는 아직도 논의중이며, 이에 해당 영상을 법적 저작권 처리 및 임시조치에 취한다고 통보하였습니다.

법적 저작권 처리는 정보통신망법 제 44조 7항에 의거하여 해당 동영상을 삭제처리하는 것을 의미하며, 임시조치는 정보통신망법 제 44조 2항에 의거하여 분쟁 영상에 대해 30일간 임시적으로 접근을 차단하는 조치를 의미합니다. 법률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불법정보의 유통금지 등)
① 누구든지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정보를 유통하여서는 아니 된다.
     2.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공연히 사실 또는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의 정보
     9. 그 밖에 범죄를 목적으로 하거나 교사 또는 방조하는 내용의 정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등에 관한 법률 제44조의 2 (정보의 삭제요청 등)
권리침해 여부 판단이 어렵거나 이해당사자간 다툼이 예상되는 경우, 해당 동영상 접근을 30일 동안 임시적으로 차단하는 조치 (임시 조치)를 할 수 있다.

그리고 해당 답신과 관련하여 저는 변호사를 통해 처음으로 상담을 받게 되었습니다. 지난 2년간 블로그를 운영하며 이와 유사한 분쟁을 몇차례 겪었기에, 그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충분히 반박논리를 보낼수 있었지만, 촛불집회에 대해 과잉대응하는 경찰측의 태도에 대해 하나라도 꼬투리를 잡히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상담은 따로 알고있는 변호사분이 없어서 한국법률정보학회의 상담란을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상담료는 옵션에 따라 2~4만원 정도 비용이 청구되며, 별도로 무료 상담도 받고 있었습니다. 답변을 해 주신 황정화 변호사님 역시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44조의 7항을 근거로 답변을 해 주셨는데, 글의 요지는 아래와 같습니다.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 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 44조의 7는 불법정보의 유통을 금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위 사안은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2호. 사실을 적시한 일이 없고(제목만 있음), 특정인을 비방할 목적도 없으므로 명예훼손이 아니고,
3.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영상을 반복적으로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 것도 아니므로 해당사안 없습니다.

11일 오후 3시

상담내용을 토대로 영상이 허위사실 유포죄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메일을 다음측에 송신하였습니다. 경찰측 주장에 의하면 '촛불집회에 백골단이 투입됐다'는 내용이 허위사실이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제목상에 촛불집회, 백골단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였다 할지라도 해당 단어의 연관성과 사실관계를 입증하지 못한 이상 해당 영상을 허위사실 유포죄로 기소할 수 없으며, 신고자는 지난 5월 25일 첫 신고를 통해 관련 영상의 위법성에 대해 주장하였으나 지난 30일간 추가적인 조치가 없는바 해당 권리를 사실상 방임하였다는 내용이 글의 요지였습니다.

글 말미에는 다음 서비스 약관 제 12조(공개 게시물 삭제)를 근거로 영상에 대한 복구를 요청하였는데, 메일을 보낸지 십여분만에 다음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처음 영상을 올린 의도가 경찰청이 말한 허위사실 유포와는 다른만큼 영상 복구를 해 주겠다고 말한 다음은 이후 경찰청의 추가적인 신고를 막기위해 해당 영상이 지난해 촬영된 영상임을 밝히는 일이 필요하다고 말하였습니다. 이에 해당 동영상 제목 후미에 '07년 영상'이라는 단어를 추가해 줌으로서 사건을 마무리 지을수 있었습니다.

글을 마치며..

이번 사건은 경찰측이 촛불집회에 대해 과잉대응을 함으로서 시작되었고, 다음측의 혼선을 겪으며 블로그에 포스팅을 따로 올려야 할 만큼 사건이 확산되었습니다. 이후 사건은 변호사 상담까지 받으며 급박한 상황까지 이르렀지만 다행히 다음측의 진지한 사과와 문제해결을 위한 성실한 노력에 힘입어 원만한 해결을 유도할 수 있었습니다.

기업도 사람들에 의해 구성된 단체인 이상 언제든지 실수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 실수에 대해 얼마만큼 성실하고 진지하게 임하는가에 따라 기업에 대한 평가가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문제를 숨기기에 급급하고 레코더에 녹음된 소리처럼 무의미한 말만을 반복하는 고객접대는 절대 성공할 수 없을뿐더러 고객에게 감동을 줄 수 없습니다.

반면 기업의 입장에서는 다소 불편하더라도 고객의 입장에서 문제해결을 위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면 그 기업은 고객의 신뢰라는 최고의 선물을 받을수 있을 겁니다. 다음에 불편을 겪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을 신뢰하는 이유, 다른 기업들도 한 번쯤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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