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읽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2008. 6. 18. 16:20ㆍ하루 일기/2008 Diary
년대 민주화 운동과 더불어 많은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에 민주주의의 열망을 그려내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중에는 이문열도
있었다. 국민학교 교과서에 소개될 정도로 당대 베스트셀러였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써 낸 이문열. 20여년이 지난 지금,
그가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해묵은 갈등을 다시금 증폭시키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의 작품을 통해 그의 발언을
되짚어 보았다.
작가 이문열은 촛불집회가 100일 가까이 지속되는 이유는 배후세력에 의한 선동에 의한 것이며, 촛불집회가 멈추어야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허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속 한병태는 불과 한 시진만에 엄석대의 비리를 꿰뚫어보았고, 근 한학기에 걸쳐 선생과 가족, 그리고 친구들의 외면속에서도 묵묵히 투쟁을 이어나갔다. 이미 20여년전에 그 어떠한 배후도 없이 자신의 신념을 위해 노력하였던 학생이 있었고, 그 학생이 가정을 이루며 살다 다시 참여한 집회가 바로 촛불문화제이다. 시대가 변해도 사람은 그대로 이건만, 아직도 그 순수성을 의심받아야만 할까?
이문열의 발언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석대에 대항하기 위해 그의 비리사실을 낱낱이 캐고 다니던 병태를 민주주의 투사로 치켜세우던 그는 역으로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에 대한 광고 게재 중단은 범죄행위이고 집단난동 행위다."라고 구체적으로 지적하며 비리에 저항하지말고 침묵하기를 강요한다.
나아가 보수주의 진영의 첨병 역을 맡은 그는 "사실 지지율 10%라든가, 이상한 형태의 여론조사는 솔직히 믿지 않는다"는 말로 80년대 독재정권 시대의 강요된 합치와 현대 민주주의의 과반수 원칙을 동일시하는 오류를 범하는가 하면, 촛불문화제를 내전으로, 참가자들을 외적으로 비유하며 적을 물리치기 위해 의병들이 다시 나설때가 있다는 극단적인 말도 서슴치 않고 있다.
세상 어느곳에 국가의 근본이 되는 수백만 시민들을 적으로 규정하라고 강요하는 웅변가가 히틀러 이후로 또 있을지 궁금해진다. 과연 일그러진 영웅속 석대는 그일까, 아니면 우리일까?
품속 결말은 진보적인 성향을 가진 새 선생님의 등장으로 석대가 사라지고, 민주주의 질서가 회복되었음을 암시하면서 끝을 맺는다. 이문열은 어설픈 여운 대신 확고한 주장을 위해 병태의 시선을 빌어, "비록 구체제(舊體制)에 해당되는 석대의 질서를 무너뜨린 힘과 의지는 담임 선생님에게 빚졌어도 새로운 제도의 질서를 건설한 것은 틀림없이 우리들 자신의 힘과 의지였다. 거기다가 되도록 그날의 일을 우리들의 자발적인 의지와 스스로의 역량에 의해 쟁취된 것으로 기억되게 하려고 애쓰신 담임 선생님의 심지 깊은 배려를 존중하여 나는 이런저런 구차한 수식어를 더해 가면서까지도 굳이 혁명이란 말을 썼던 것이다."라고 다시 한 번 투쟁에 대한 의지를 못박는다.
그리고 시간이 흘렀다. 국민학교 시절 작품을 읽으며,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깨닫았던 우리들은 그 의지를 지키기 위해 거리로 나왔다. 수십만의 시민들이 아무런 합의도 없이 거리로 나와 독단적인 결정으로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이 시대의 석대, 이명박 대통령을 비난하였다. 그 옛날, 병태가 홀로 거리를 나섰다면, 오늘날의 우리는 수많은 반친구들과 함께 거리를 나선 것이다.
그런데 정작 투쟁의 선봉장이었던 이문열은 거리의 시민들을 보고 등을 돌린다. 한 학생의 이지적인 행동에 대해 감히 '혁명'이라 표현했던 그가 오늘날 수십, 수백만의 시민들이 지지하는 촛불문화재를 배후세력에 의한 선동질이라고 규정하며 반대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은 과연 그가 정말로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쓴 작가인지 의심스럽게 하는 대목이다. 황석영 작가의 70년대 소설 '아우를 위하여'가 10년후 이문열 작가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과 너무나도 흡사하다는 사실을 단지 우연으로 받아들여야만 할까.
아버지에 대한 레드 콤플렉스와 서울대 중퇴라는 사실로 학력 콤플렉스에 시달렸던 그가 그 옛날 병태의 모습으로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그리며 민주주의의 부활과 시민 저항에 대해 찬양하였다는 사실은 여전히 변함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작품은 변함이 없건만, 어느덧 병태에서 석대로, 영웅에서 악인으로 일그러진 이문열씨를 보며 이 시대 우리의 진정한 영웅은 누구인지 곰곰히 생각해 본다. 적어도 우리들은 잘못되지 않았다.
"불장난을 오래하다 보면 결국 불에 덴다, 너무 촛불 장난을 오래하는 것 같다"
작가 이문열은 촛불집회가 100일 가까이 지속되는 이유는 배후세력에 의한 선동에 의한 것이며, 촛불집회가 멈추어야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허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속 한병태는 불과 한 시진만에 엄석대의 비리를 꿰뚫어보았고, 근 한학기에 걸쳐 선생과 가족, 그리고 친구들의 외면속에서도 묵묵히 투쟁을 이어나갔다. 이미 20여년전에 그 어떠한 배후도 없이 자신의 신념을 위해 노력하였던 학생이 있었고, 그 학생이 가정을 이루며 살다 다시 참여한 집회가 바로 촛불문화제이다. 시대가 변해도 사람은 그대로 이건만, 아직도 그 순수성을 의심받아야만 할까?
이문열의 발언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석대에 대항하기 위해 그의 비리사실을 낱낱이 캐고 다니던 병태를 민주주의 투사로 치켜세우던 그는 역으로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에 대한 광고 게재 중단은 범죄행위이고 집단난동 행위다."라고 구체적으로 지적하며 비리에 저항하지말고 침묵하기를 강요한다.
나아가 보수주의 진영의 첨병 역을 맡은 그는 "사실 지지율 10%라든가, 이상한 형태의 여론조사는 솔직히 믿지 않는다"는 말로 80년대 독재정권 시대의 강요된 합치와 현대 민주주의의 과반수 원칙을 동일시하는 오류를 범하는가 하면, 촛불문화제를 내전으로, 참가자들을 외적으로 비유하며 적을 물리치기 위해 의병들이 다시 나설때가 있다는 극단적인 말도 서슴치 않고 있다.
세상 어느곳에 국가의 근본이 되는 수백만 시민들을 적으로 규정하라고 강요하는 웅변가가 히틀러 이후로 또 있을지 궁금해진다. 과연 일그러진 영웅속 석대는 그일까, 아니면 우리일까?
품속 결말은 진보적인 성향을 가진 새 선생님의 등장으로 석대가 사라지고, 민주주의 질서가 회복되었음을 암시하면서 끝을 맺는다. 이문열은 어설픈 여운 대신 확고한 주장을 위해 병태의 시선을 빌어, "비록 구체제(舊體制)에 해당되는 석대의 질서를 무너뜨린 힘과 의지는 담임 선생님에게 빚졌어도 새로운 제도의 질서를 건설한 것은 틀림없이 우리들 자신의 힘과 의지였다. 거기다가 되도록 그날의 일을 우리들의 자발적인 의지와 스스로의 역량에 의해 쟁취된 것으로 기억되게 하려고 애쓰신 담임 선생님의 심지 깊은 배려를 존중하여 나는 이런저런 구차한 수식어를 더해 가면서까지도 굳이 혁명이란 말을 썼던 것이다."라고 다시 한 번 투쟁에 대한 의지를 못박는다.
그리고 시간이 흘렀다. 국민학교 시절 작품을 읽으며,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깨닫았던 우리들은 그 의지를 지키기 위해 거리로 나왔다. 수십만의 시민들이 아무런 합의도 없이 거리로 나와 독단적인 결정으로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이 시대의 석대, 이명박 대통령을 비난하였다. 그 옛날, 병태가 홀로 거리를 나섰다면, 오늘날의 우리는 수많은 반친구들과 함께 거리를 나선 것이다.
그런데 정작 투쟁의 선봉장이었던 이문열은 거리의 시민들을 보고 등을 돌린다. 한 학생의 이지적인 행동에 대해 감히 '혁명'이라 표현했던 그가 오늘날 수십, 수백만의 시민들이 지지하는 촛불문화재를 배후세력에 의한 선동질이라고 규정하며 반대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은 과연 그가 정말로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쓴 작가인지 의심스럽게 하는 대목이다. 황석영 작가의 70년대 소설 '아우를 위하여'가 10년후 이문열 작가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과 너무나도 흡사하다는 사실을 단지 우연으로 받아들여야만 할까.
아버지에 대한 레드 콤플렉스와 서울대 중퇴라는 사실로 학력 콤플렉스에 시달렸던 그가 그 옛날 병태의 모습으로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그리며 민주주의의 부활과 시민 저항에 대해 찬양하였다는 사실은 여전히 변함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작품은 변함이 없건만, 어느덧 병태에서 석대로, 영웅에서 악인으로 일그러진 이문열씨를 보며 이 시대 우리의 진정한 영웅은 누구인지 곰곰히 생각해 본다. 적어도 우리들은 잘못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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