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찌라시즘, 어떻게 보아야 할까.
2008. 3. 2. 19:12ㆍIssue/IT
몇년전부터 지속되어온 블로거의 폭발적인 증가세에 힘입어 블로고스피어 또한 사회 전반에 걸쳐 확장되고 있다. 영역의 확장은 더 많은 가치와 다양성을 받아들일수 있다는 측면에서 무척이나 긍정적이다. 그러나 동시에 영역의 확장은 기존에 스스로 자정작용을 펼치던 좁은 규모의 블로고스피어에 한계가 도달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대책이 요구된다.
블로고스피어의 변화는 초창기 웹의 변화와 무척 흡사하다. 팀 버너스 리(Tim Berners-Lee)가 본격적인 웹 시대를 개막하기 이전부터 일부 IT 관계자들과 교수진들에 의해 WWW(World Wide Web)의 기초적인 모습이 갖추어졌으며, 이들은 굳이 아이디를 표기하기 않아도 서로 누구인지 알 수 있을만큼 서로를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미 정부에 의해 WWW의 관리권이 넘겨지고, 웹의 영역이 전세계로 확장되면서 이들은 더이상 도덕적인 관념만으로는 이들을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하여 수많은 정보 보호법이 신설되었고, 또 통과되었다.
웹의 변화상은 2001년 '한국어 웹로그 사용자 모임(WIK)' 이후 본격적인 블로거 교류의 시대를 연 국내 블로고스피어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WIK 이후 올블로그, 블로그 아고라등 다양한 메타사이트가 등장하였고 이들은 주로 자신을 책임질 수 있는 성인의 나이에 IT분야에 근무하는 관계자들로 빠르게 메꾸어졌다. 초창기 메타사이트를 통해 이루어진 블로고스피어는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었으며, 자기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2007년 들어, 포털에서 설치형 블로그로 전환하는 블로거들이 증가하고, 이에 각 포털사이트들의 폐쇄적이던 운영정책이 개방적으로 바뀜에 따라 기존 메타사이트를 중심으로 한 블로고스피어는 정체 상태에서 벗어나 급격한 발전을 이루게 되었다. 발전은 질적, 양적인 측면에서 가치있는 정보의 증가라는 이점을 남겼지만, 저작권 문제, 악플, 명예훼손등 기존 포털사이트내에서 기생하던 각종 고질적인 문제 또한 불러왔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한 사건이었다.
법적, 도덕적 분쟁의 증가는 기존 메타사이트내 블로거들과 신규 블로거 사이에 다툼을 촉진시켰고, 나아가 긴밀한 관계로 묶여있던 온오프라인상의 블로거 소통을 단절시키는 결과를 나았다. 2008년 들어서는 기존 블로거들외에 초창기 메타사이트에서 활동하던 각 파워 블로거들이 분쟁 당사자로 끼어들면서, 블로고스피어의 자정작용은 점차 한계에 도달하게 되었다.
8년전의 사적인 감정을 가지고 혜민아빠님의 블로그 축제에 이의를 제기한 사건이 그러하였고, 몇일전 서명덕 기자님의 '제로보드 기사 도용 사건' 역시 비슷한 양상을 띠고 있다.
특히 서명덕 기자님과 댣군님 사이에 일어난 사건은 초반부터 소통을 위한 대화라기 보다는 '기사 날로 먹냐'와 같은 원색적인 발언이 뒤를 이으며 사건에 대한 논리적인 대응이 불가능했고, 여기에 파워블로거, 조선일보 기자라는 부분이 확대되면서 어느새 사건은 '파워블로거에 대항하는 힘없는 블로거' 혹은 '조선일보에 대항하는 일반 블로거와' 같은 대립적인 구도로 사건의 구도가 왜곡되기 시작하였다.
왜곡은 사건에 대한 아무런 조사나 증거도 제시하지 못한 채, 그저 개인적인 감정으로 이슈를 재생산해내는 블로거들에 의해 더욱더 확장되었다. 이슈는 주로 상대방에 대한 악의적인 악플이나 감정섞인 비난이 주를 이루었으며, 이 과정에서 당사자가 겪을 정신적 고통이나 사건의 진상에 대한 목소리는 이슈 초창기보다 더 소외되었다.
트래픽 유치를 위해 자극적인 소재만 뽑아내던 블로거들에 의해 정작 중요한 사건에 대한 본질과 당사자간의 이해관계가 왜곡되고 잊혀진 것이다.
책임지지 않는 포스트, '~ 카더라' 통신에 의존하는 포스트. 블로그의 신뢰성에 대한 문제는 블로고스피어 초창기부터 계속되어온 문제이다. 편집국을 통해 기사에 대한 최소한의 신뢰성을 보장받는 언론사와는 달리 블로그는 오직 자신의 주관적인 감정이나 검열에 의해 포스트를 수정하고 발행하며, 각 블로그의 발행기준은 개인마다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이는 블로그의 엄연한 특성중에 하나이다.
문제는 이런 서로 다른 기준이 최소한의 법적, 도덕적 기준마저 지키기 못하는데에서 기인한다. 이슈에 대한 본질적인 접근보다는 트래픽 유치를 위한 자극적인 제목으로 감성적인 호소에 그치다보니, 양적인 면에서 이슈는 확산될 수 있지만, 질적인 면에서 이슈를 통한 새로운 가치창출이나 문제 해결은 불가능해 졌다.
따라서 이러한 블로그 찌라시즘의 확산을 막고, 건전한 블로고스피어 유지를 위해서는 개별적인 노력과 더불어 모두다 공감할 수 있는 법적 / 도덕적 잣대 마련이 시급하다. 무엇을 논의하고 어떤 잣대를 세울 것인가, 이 시대 블로거들이 한 번쯤 생각해 보기를 기대해 본다.
P.S] 내가 생각해 본 건전한 블로고스피어를 위한 잣대
1. 책임지지 못할 글은 쓰지않는다.
2. 발행한 글은 끝까지 책임을 진다.
3. 타인을 존중한다.
논의가 이어진다면, 10계명도 되지 않을까. 좀 더 많은 생각이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블로고스피어의 변화는 초창기 웹의 변화와 무척 흡사하다. 팀 버너스 리(Tim Berners-Lee)가 본격적인 웹 시대를 개막하기 이전부터 일부 IT 관계자들과 교수진들에 의해 WWW(World Wide Web)의 기초적인 모습이 갖추어졌으며, 이들은 굳이 아이디를 표기하기 않아도 서로 누구인지 알 수 있을만큼 서로를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미 정부에 의해 WWW의 관리권이 넘겨지고, 웹의 영역이 전세계로 확장되면서 이들은 더이상 도덕적인 관념만으로는 이들을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하여 수많은 정보 보호법이 신설되었고, 또 통과되었다.
웹의 변화상은 2001년 '한국어 웹로그 사용자 모임(WIK)' 이후 본격적인 블로거 교류의 시대를 연 국내 블로고스피어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WIK 이후 올블로그, 블로그 아고라등 다양한 메타사이트가 등장하였고 이들은 주로 자신을 책임질 수 있는 성인의 나이에 IT분야에 근무하는 관계자들로 빠르게 메꾸어졌다. 초창기 메타사이트를 통해 이루어진 블로고스피어는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었으며, 자기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2007년 들어, 포털에서 설치형 블로그로 전환하는 블로거들이 증가하고, 이에 각 포털사이트들의 폐쇄적이던 운영정책이 개방적으로 바뀜에 따라 기존 메타사이트를 중심으로 한 블로고스피어는 정체 상태에서 벗어나 급격한 발전을 이루게 되었다. 발전은 질적, 양적인 측면에서 가치있는 정보의 증가라는 이점을 남겼지만, 저작권 문제, 악플, 명예훼손등 기존 포털사이트내에서 기생하던 각종 고질적인 문제 또한 불러왔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한 사건이었다.
법적, 도덕적 분쟁의 증가는 기존 메타사이트내 블로거들과 신규 블로거 사이에 다툼을 촉진시켰고, 나아가 긴밀한 관계로 묶여있던 온오프라인상의 블로거 소통을 단절시키는 결과를 나았다. 2008년 들어서는 기존 블로거들외에 초창기 메타사이트에서 활동하던 각 파워 블로거들이 분쟁 당사자로 끼어들면서, 블로고스피어의 자정작용은 점차 한계에 도달하게 되었다.
8년전의 사적인 감정을 가지고 혜민아빠님의 블로그 축제에 이의를 제기한 사건이 그러하였고, 몇일전 서명덕 기자님의 '제로보드 기사 도용 사건' 역시 비슷한 양상을 띠고 있다.
특히 서명덕 기자님과 댣군님 사이에 일어난 사건은 초반부터 소통을 위한 대화라기 보다는 '기사 날로 먹냐'와 같은 원색적인 발언이 뒤를 이으며 사건에 대한 논리적인 대응이 불가능했고, 여기에 파워블로거, 조선일보 기자라는 부분이 확대되면서 어느새 사건은 '파워블로거에 대항하는 힘없는 블로거' 혹은 '조선일보에 대항하는 일반 블로거와' 같은 대립적인 구도로 사건의 구도가 왜곡되기 시작하였다.
왜곡은 사건에 대한 아무런 조사나 증거도 제시하지 못한 채, 그저 개인적인 감정으로 이슈를 재생산해내는 블로거들에 의해 더욱더 확장되었다. 이슈는 주로 상대방에 대한 악의적인 악플이나 감정섞인 비난이 주를 이루었으며, 이 과정에서 당사자가 겪을 정신적 고통이나 사건의 진상에 대한 목소리는 이슈 초창기보다 더 소외되었다.
트래픽 유치를 위해 자극적인 소재만 뽑아내던 블로거들에 의해 정작 중요한 사건에 대한 본질과 당사자간의 이해관계가 왜곡되고 잊혀진 것이다.
책임지지 않는 포스트, '~ 카더라' 통신에 의존하는 포스트. 블로그의 신뢰성에 대한 문제는 블로고스피어 초창기부터 계속되어온 문제이다. 편집국을 통해 기사에 대한 최소한의 신뢰성을 보장받는 언론사와는 달리 블로그는 오직 자신의 주관적인 감정이나 검열에 의해 포스트를 수정하고 발행하며, 각 블로그의 발행기준은 개인마다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이는 블로그의 엄연한 특성중에 하나이다.
문제는 이런 서로 다른 기준이 최소한의 법적, 도덕적 기준마저 지키기 못하는데에서 기인한다. 이슈에 대한 본질적인 접근보다는 트래픽 유치를 위한 자극적인 제목으로 감성적인 호소에 그치다보니, 양적인 면에서 이슈는 확산될 수 있지만, 질적인 면에서 이슈를 통한 새로운 가치창출이나 문제 해결은 불가능해 졌다.
따라서 이러한 블로그 찌라시즘의 확산을 막고, 건전한 블로고스피어 유지를 위해서는 개별적인 노력과 더불어 모두다 공감할 수 있는 법적 / 도덕적 잣대 마련이 시급하다. 무엇을 논의하고 어떤 잣대를 세울 것인가, 이 시대 블로거들이 한 번쯤 생각해 보기를 기대해 본다.
P.S] 내가 생각해 본 건전한 블로고스피어를 위한 잣대
1. 책임지지 못할 글은 쓰지않는다.
2. 발행한 글은 끝까지 책임을 진다.
3. 타인을 존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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