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사람들의 저작권 의식은,.

2006. 11. 26. 19:04하루 일기/2006 Diary

얼마전 오래된 잡지를 정리하다가 흥미로운 기사가 있기에 올려봅니다. 1997년 '잡지' 월간 모션의 간담회 기사인데, 당시 천리안이나 나우누리등 pc통신망의 주요 시샵들이 참여한 자리였습니다. 간담회에서는 크게 저작권 관련 부분과 애니메이션 활성화를 위한 파트로 나뉘어 토론을 진행하였는데, 상당히 진보적이면서도 구체적인 발언들이 눈에 띄이는군요.

모션 97년 6월호 관련 기사 보기

특히 저작권 부분에 있어서는 전송권의 개념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있고, 또 오프라인상의 법을 철저하게 준수하기위해 실질적인 행동을 하는 부분이 인상적입니다. 극장판 '천지수뢰'의 트레일러 영상을 pc통신망을 통해 배포하기 위해 회사에 직접 문의까지하였다는 모습은 요즘에는 거의 찾아볼수가 없지요. 저 역시도 그러하지만 일단 웹상에 배포된 영상은 펌질을 통해 사용해도 된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조금 부끄럽군요.

그리고 국내 저작권법을 지키기 어려운 이유도 잠깐 드러나는데, 역시나 적절한 저작권 대행사가 없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으는군요. 이 점은 10년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바뀐바가 없는 듯합니다. 일본에서 작품 하나를 수입해오면 캐릭터나 방송분야등 여러 갈래로 저작권을 찟어서 팔기 때문에 개인이 관련 작품에 대한 2차저작물을 정상적으로 만들기는 정말 하늘에 별따기입니다. 해당 업체를 모두 방문하여 저작권 사용허가를 얻어야되고, 또 그에 대한 비용도 만만치않지요. 합리적이면서도 적절한 대행기관이 설립되었으면 하는 바램인데, 10년이 지나도 아직인가요. 정말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국내에 저작권 대행사라고 해보았자 얼마전 '영파라치 제도'로 유명해진 모업체를 제외하곤 전무한 실정이고(이것도 대행사라기 보다는 단속사라는 말이 더 어울릴듯..), 최근 다운타운과 같이 웹상의 파일을 합법적으로 다운로드하는 사이트가 생겨났긴 하지만 여전히 전송권에 대해선 아무런 타협도 이루어지지 못한 것이 현실입니다. 국내 네티즌들이 올리는 영상이란 대부분 1~2분 미만의 캡쳐영상에 불과한데, 이들때문에 시장에 타격을 입는다면 서로 win-win 할수 있는 협상이 이루어져야 되는 것이 아닐까요. 국내 동영상의 90%가 저작권 위반물이다라는 자극적인 기사만 내보내지 말고 기존 언론이나 방송사들은 문제를 좀더 중요하게 인식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어느정도 적절한 가격만 제시된다면 구입해서 사용한 네티즌들이 상당수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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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후반부 애니메이션 관련 부분에선 가장 먼저 캐릭터에 대한 문제가 등장합니다. 캐릭터. 무척이나 중요한 부분인데 많은 이들이 놓치고 있는 부분이지요. 사실 국내 애니메이션의 경우, 아마겟돈의 실패이후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주목하지 못한 부분에서 다양한 작품들이 선보이고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극장판을 제외하더라도 매년 십여편의 TV 애니메이션이 제작되고 방영되고 있는데 문제를 이것을 제대로 아는 이들이 없다는 것이지요.

특히 애니메이션을 가장 잘 알릴 수 있는 방법으로는 캐릭터가 중요한데, 요즘도 국내 유명 캐릭터가 누구냐라고 묻는다면 '둘리'나 '태권V'라고 대답할 이가 십중팔구는 될 겁니다. 7,80년대 캐릭터들이 00년 이후에도 아직도 등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를 대체할만한 캐릭터가 육성되지 못하였다는 뜻이지요.

그외에도 상당히 흥미로운 내용이 많았습니다. 10년전이라면 이제 갓 pc통신이 시작되었을 무렵인데, 당시에 벌써 이런 식의 토론이 이루어지고 있다니 놀랍기도 하고요. 역시 원년 세대들의 파워인가 ^^ 그들의 토론이 좀더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루어지지 못한 점이 아쉽기는 하지만 배울 점이 많은 토론이었습니다. 최근의 현실과 비교해보며 기사를 읽으시면 더 흥미로울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