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은 늘 예견되지 못한 상황에서 찾아옵니다. 마치 운명의 여신처럼 말이죠. 어린 쇼코의 손에 이끌려 카라다를 만나게 된 히로는 뜻밖의 만남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카라다는 일시적으로 정신적 공황상태에 빠집니다. 그리고 이어진 히로의 말. "저 애가 카라다란 말이지.." 카라다는 히로에게 부정당했습니다.

모레의 방향 제4화 '믿어주었으면 해'는 카라다와 히로의 만남에 대해 다루고있습니다. 언제까지나 어린아이로만 알고 있었던 자신의 동생이 어느 한순간 성숙한 여인으로 변한 데에 이해할수 없는 히로와 오빠로부터 버림받을 생각에 걱정이 앞서는 겉모습만 어른인 어린 카라다의 만남이지요. 두 만남은 서로간의 부정으로부터 시작됩니다.

히로는 카라다를 '저 애'라고 지칭하면서 그녀의 동생임을 부정하고, 카라다는 '굳이 만나지 않아도 괜찮아요'라는 말로 히로오빠를 부정합니다. 그러나 이 부정들은 자기자신에 대한 회피이기도 합니다.

3화에서 쇼코가 자신이 어린아이가 되었다는 사실을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몸으로는 이해하지 못한 것처럼, 히로역시 지금의 상황을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몸으로는 이해하지 못하는 난관에 빠지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고착은 쇼코의 노력으로 인해 진척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텅빈 거실에서 홀로 생각하는 히로. 개인적으로 히로가 집으로 돌아가 고심하는 장면을 보고 싶었지만, 이어지는 카라다의 식사준비씬때문인지 작가는 쇼코에 집에 히로가 머무는 것으로 타협을 하는군요. 이전에 '화성인, 금성인'이라는 책을 보면 남성은 문제가 생겼을때 홀로 떨어져 결정을 하고 여성은 누군가의 대화를 통해 결심을 내린다고 하는데, 이 편에서도 그러한 심리묘사가 충실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카라다가 차려준 아침식사를 통해 마음을 굳히게 된 히로. 된장국을 마신뒤 멈짓하는 장면등 정적인 움직임은 이번화에서도 여전히 빛을 냅니다. 이걸로 히로는 어느정도 마음을 굳히게 된 듯하네요. 그리고 이어지는 마츠리 축제..

마츠리축제는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지평선과 같은 존재입니다. 앞을 잘 보지못해 자꾸 부딪히는 카라다, 언덕위에서 같이 불꽃을 감상했던 카라다, 타코야키를 먹던 카라다.. 과거속 카라다의 모습이 현재의 모습과 겹쳐지면서 히로는 마침내 자신의 결정에 대해 확신을 하게 됩니다.



"왜 어른이 되고 싶다고 빌었던 거지?"

이 말은 카라다에게 한 질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어린 카라다가 어른이 되도록 궁지에 몰아놓았던 자기자신에 대한 책망이기도 합니다. 이어지는 카라다의 말.. 그리고 마침내 히로의 입에서 불려졌던 '카라다'라는 말. 히로는 그녀를 카라다라는 사실을 마침내 깨닭았습니다.

전체적으로 카라다와 히로와의 갈등과 해소에 대해 다룬 이번장은 초반의 억지스러운 설정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화였습니다. 다만 히로가 좀더 갈등하고 고민하면서 이에 따른 사건이 발생한다는 설정도 재미있을듯한데, 작품 전체에 정적이면서도 현실적인 분위기가 주를 이루어서 그런지 조금 밋밋하게 넘어가는 면이 있습니다. 물론 저에게 만약 저런 일이 벌어진다면 아마 똑같이 행동하였겠지만, 그래도 좀 아쉬운 면이 있네요.

또 이번화는 쇼코의 역활이 돋보이는 화였습니다. 쇼코는 이번에도 두 어린(?)아이들을 토닥여주는 마치 어머니와 같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쇼코와 히로의 모습을 비교해가며 작품을 감상해보는 것도 재미있을듯 합니다. '여성'이라는 존재는 언제 어떤 모습이든지 여전히 돋보이는군요. 다음화에는 이런 쇼코가 자신의 문제에 어떻게 다가가는지를 다룰 예정이라던데, 다음화를 기대해 봅니다. ^^
  1. BlogIcon 사치코 2006.11.06 16:14

    언제봐도 분위기나 인물의 심리상태를 잘 드러내주는 모레의 방향... 이런점 덕분에 재밌게 보고있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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