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니아 연대기를 보고...
2006. 4. 28. 17:46ㆍIssue/Movies
제목은 "사자와 마녀와 옷장, 나니아 연대기"
C. S. 루이스의 원작 "나니아 연대기"를 영화화한 이 작품은 동시대 톨킨의 "반지전쟁"과 맞먹는 광활한 판타지의 세계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나니아라는 세계와 창조주인 아슬란, 그리고 그 아슬란의 이름아래 모여든 이들의 모험담이 바로 이 나니아 연대기이지요.
이 곳이 바로 나니아 ^^
오늘 이야기하고자하는 사자와 마녀와 옷장은 그중 두 번째에 해당되는 이야기로서(발간은 제일 먼저 발간되었음. 마치 스타워즈처럼 말이지요..) 나니아 연대기를 이끌어나가는 가장 중요한 이야기중에 하나입니다. 유혹과 배신, 희생, 그리고 성장을 이야기하고 있는 이 이야기는 몇십년이 지나도 그 가치를 잃지않지요.
아, 이야기를 들어가기 전에 잠깐. 이 이야기에 앞서 "마법사와 조카"라는 이야기를 잠시 꺼내어 볼까합니다. 이 이야기는 나니아의 탄생에 관한 이야기인데, 이 이야기를 들으시면 좀더 "사자와 마녀와 옷장"에 대해 이해하기가 쉬우실 겁니다. 자, 그럼 시작해 볼까요..
아주 멀고 먼.. 그러나 그다지 멀지않은, 아마 여러분들의 할아버지나 할머니 시대때에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영국의 한 도시에서 디고리는 폴리라는 여자아이를 처음만나고 곧 그들은 둘도없는 단짝친구가 됩니다. 그리고 그들은 항상 붙어다니며 이 곳 저곳을 탐험하지요.
그러던 어느날, 그들은 우연찮게도, 디고리의 삼촌이 들어가지 말라고 주의를 주었던 비밀의 방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 방은 디고리의 삼촌, 앤드루가 마법실험을 하는 방으로 마침 삼촌은 다른 세계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마법의 반지를 실험하고자 실험대상을 찾고있던 중이었지요. 그리하여 삼촌은 교묘하게 폴리의 손에 반지를 끼어주고, 폴리를 다시 이곳으로 데려오기 위해 디고리 역시 반지를 끼게 됩니다.
다른 세계에서 그들은 모험을 하다가 세계의 여왕, 제이디스를 만나게 되는데, 그녀는 왕이라는 명분아래 백성들을 모두 죽이는 잔혹한 여왕, 즉 마녀였던 것입니다. 그녀는 자신의 세계를 멸망시키고, 새로운 세계를 지배하기 위해 폴리와 디고리의 세계로 넘어오지만, 곧 폴리와 디고리의 재치로 다른 세계로 전송되지요.
도착한 세계는 바로, 아슬란이 막 창조를 시작한 나니아. 폴리와 디고리, 앤드루삼촌, 제이디스 여왕, 마부와 말(이 세계에서 동물은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받습니다. ^^*) 이렇게 여섯명은 아슬란이 나니아를 창조하는 영광스러운 장면을 보게되지요. 그것은 하나의 노래였으며 마법이었고, 세계의 시작이자 끝이었습니다.
물론 다같이 보았지만 모두다 인정한 것은 아니었지요. 마녀는 아슬란을 두려워하여 손에 들고있는 가로등을 힘껏 던졌지만, 아슬란은 해를 입지 않았고, 오히려 가로등은 나무처럼 자라나 나니아의 한 축이 되지요. 그후 마녀는 아슬란으로부터 도망가 힘을 키웁니다.
한편, 마부는 나니아 세계의 최초 왕이 되었고, 디고리와 폴리, 그리고 앤드루 삼촌은 다시 이 세계로 돌아옵니다. 이때 디고리는 다른 세계로 가는 반지를 두 번다시 사용하지 않기위해 나무 아래에다가 묻었는데, 이 나무가 나중에 쓰러지자, 이것을 가지고 옷장을 만듭니다. 그리고 이 옷장과 함께 한적한 시골집에서 교수로서의 삶을 살아가지요.
소녀.. 옷장을 만나다. (ㅡ_ㅡ;;)
자, 이제 본격적인 이야기의 시작할까요.
세월이 흘러, 디고리가 할아버지가 되었을때 나니아의 문은 또다시 열립니다. 이 집에 피난을 와 있던 루시에 의해서 말이지요. 그리고 그곳에서 그녀는 오빠와 언니들과 함께, 나니아의 부활을 알리는 위대한 여정을 시작하지요. 아, 이 부분을 자세히 이야기하자면 네타성일테니 자진 삭제(삐ㅡㅡ) 하겠습니다. ^^;;
결론을 말하자면, 고난을 이기고 모두다 행복하게 된다는 이야기. 어라, 너무 간단해 졌나요 ^^ 믿음과 배신, 성장과 희생을 담은 영화이기에 가족분들과 보기에도 무난할듯...
글을 잘 읽으셨다면 숲속의 가로등이 이상하게 보이지 않으실듯..
그러나 좋은 원작에 비해 아쉬움도 남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감독이 "앤드류 아담슨"이라는 것입니다. 이 감독이 누구냐하면 바로 "슈렉"을 만든 감독입니다. 어, 슈렉? 그거 재미있는 영화인데 뭐가 문제지하실 분이 있다면....
"앤드류 아담슨"감독은 절대 전통방식의 영화에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감히 말하고싶네요. 전작 슈렉의 경우도 전통적인 방식이 아닌, 기존의 원작을 꼬이고 꼬아서 만든 원작의 순수함에 반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으니까요.
이 분이 바로 Andrew Adamson 감독입니다. 대표작은 슈렉1,2 그리고 나니아 연대기...
좋게 말하면 현대적인 모던한 감각으로 영화를 재구성한 것이고 쉽게말하면 상업적인 영화를 만드는 것이 바로 이 아담슨 감독의 스타일입니다. 그런 감독에게 지극히 전통적인 나니아 연대기를 맡긴 것은 솔직히 미스 캐스팅이 아닐까 싶네요. 그렇게 때문에 "원작에 충실"이라는 포스터 문구는 다소 허망하게 들립니다.
그리고 이것은 바로 영화상에서도 그대로 나타나지요. 나니아 연대기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은 바로 장르와 연령을 부재라고 말할수 있습니다. 초반씬을 보면 폭격기의 폭격씬등 전투씬이 나타나는데, 이 씬으로 인해 영화의 흐름이 망가지지요. 초반에 전투씬이 있으니 당연히 액션을 기대한 관객들은 50분이 지나도록 변변한 액션을 보이지못한(이 영화에서 액션은 딱 3군데 나옵니다. 초반, 그리고 마지막) 이 영화에 실망을 하게 되지요. 특히나 원작을 읽지못한 분들은 더더욱 말이지요...
초반의 전투기씬. 이후 50분간 액션씬 없음..
참고삼아 말하자면 원작에서도 전쟁과 같은 액션씬은 거의 나오지 않거나 빠르게 진행되지요. 왜냐하면 CS 루이스가 그리려는 나니아 연대기는 전쟁이 그 주체가 아닌, 나니아에 살고 있는 사람(혹은 비사람, 동물..)들의 행동과 감정에 더 많은 관심을 두고있으니까요.
차라리 네버엔딩 스토리를 제작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이 영화에 더 제격일듯 한데..흠..
기존의 스타일과 반대되는 영화를 제작한다는 감독의 모호한 고뇌는 이외에도 여기저기서 나타납니다. 루시가 오빠를 졸라 숨박꼭질할때 들리는 OST는 6~70년대 라스베가스의 성인쇼에서나 들을말한 낡은 곡이고(차라리 톰과 제리의 주제가를 불러라 -_-;;) 마지막 전쟁씬을 보면 아슬란의 군대는 정말 광이 날정도로 삐까뻔쩍하지요. 이 장면을 제대로 살릴려면 차라리 동물들의 어설프고 다소 군기가 빠진듯한(^^) 어설픈 모습이 더 잘 어울릴텐데 말이지요.
이 장면보다...
이런 장면이 나니아 연대기에 더 어울리는듯.
원작에 충실하지 못해 다소 아쉬움이 남지만, 그래도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영화라고 평가를 마치며, 어찌되었든 나니아 연대기는 프리퀄인 마법사와 제자를 포함하여 총 7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니 다음작이 어떤 모습으로 나올지 정말 기대해봅니다. 그럼..
참고로 이 나니아 연대기는 작가 루이스가 조카딸 루시에게 쓴 글이 그 이야기의 시작이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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