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실드에도 여경 논란이 확산되는 이유

2019. 5. 20. 17:07Issue/Society

얼마 전 발생한 대림동 취객난동 사건은 그동안 치안조무사로 조롱받던 여경의 민낯을 다시금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현장은 인근 주민이 촬영한 영상으로 여과 없이 공개되었으며, 취객 한 명을 체포하기 위해 근처 시민에게 고압적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장면이나, 인근 교통경찰이 합세해서 겨우 수갑을 채우는 현장의 목소리는 대한민국 공공서비스가 심각한 수준으로 떨어졌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문제를 경찰 조직 전체의 성 젠더 문제로 보는 것은 성급한 시각일지 모른다. 그러나 적어도 현장에서 쓸 수 있는 경찰을 만들기 위한 논의는 필요하다고 본다.

이와 관련하여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CBS ‘김현정의 뉴스 쇼’를 통해 ‘경찰 업무 70%는 소통’이며 중재 역할을 여경이 더 잘한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영국 경찰을 예로 들며, 체력검정에 대한 기준이 낮아지고 있고 장비를 통해 체력적인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표창원 의원의 이 말은 사건의 본질을 왜곡하고, 시민들에게 오해를 줄 수 있는 발언이라 생각한다.

세계 경찰들은 체력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경찰의 체력측정은 고용 전과 고용 후 체력 평가로 구분될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윗몸일으키기, 팔굽혀펴기, 악력, 100m 달리기, 1000m 달리기를 고용 전 평가로 측정하고, 고용 후에는 1000m 달리기를 제외한 4가지 종목만 매년 평가하고 있다.

반면 표의원이 언급했던 영국 경찰의 경우, 고용 전 체력검사는 건강검진 수준으로 쉬운 편이지만 고용 후에는 실제 현장에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매우 혹독하게 평가하고 있다.

영국 West Midland Police Department의 평가 항목을 보면 3m 바닥기기, 1m 20cm 점프, 점프박스 기어올라 뛰기, 2m 80cm 평균대 걷기, 1m 20cm 허들 넘기, 콘 사이로 뛰기, 8.2kg 콘 2개 2m 옮기기, 35kg 더미 2m40cm 끌기 등으로 구성된다.

현장에서 요구하는 체력을 테스트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로 일본에서는 JAPPAT라는 현장 기반 체력 평가를 시행하고 있으며, 미국도 각 주마다 다르지만 종합적인 현장 중심의 체력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위 영상은 미국 몬테나 주 경찰의 체력 평가 영상으로, 밸런스 빔 건너기, 계단 오르고 내리기, 장애물 아래로 통과하기, 허들 2개 넘기, 3단 허들 손잡고 넘은 후 바닥에 엎드리기, 벽에 있는 기준선에 손대고 엎드리기, 푸쉬 머신 밀고 회전하기, 사람 무게의 인형 들고 옮기기 등을 5분 30초 안에 수행해야만 한다.

이처럼 모든 경찰 업무에 있어 체력은 필수이며, 이러한 체력이 보장될 때 분쟁 없는 소통이 가능하고 장비의 도움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한 점에서 대한민국에 여경을 도입하는 것은 시기상조이며, 한정적인 분야가 아닌 경찰 전체의 분야로 여경을 채용하는 것은 현 정부의 실수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의 경찰 채용 시스템은 매우 낮은 수준의 체력 테스트만 고용 전, 후로 실시하고 있으며 특히 여성은 현장에서 활용하기 힘들 정도로 더 낮은 수준의 체력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다. 이와같은 조직관리 시스템에서 현장 출동이 가능한 여경을 키우는 일은 시스템적으로 불가능하다.

또한 채용되어 있는 소위 프론티어 여경들은 현 체력 검증 시스템을 남성과 동일하거나, 현장활용도가 높은 시스템으로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으며, 오히려 기존보다 더 낮은 수준의 검증 시스템을 요구하는 등 본인의 입지를 스스로 좁혀나가고 있다. 시스템이 없더라도 문제를 확인했으면 헬스장이라도 가서 부족한 약점을 극복해야 하는데, 그보다는 편한 내근직을 선호하고. 페이스북과 트위터로 홍보를 통한 진급이라는 꼼수를 찾는데 더 주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2차 세계대전 시절, 미국의 여성들은 군수공장에서 남성과 똑같은 일을 시작하며 비로서 투표권을 얻었다. 같은 시기 프랑스 여성들은 레지스탕스 활동을 하며 목숨을 걸었기에 그 권리를 인정받을 수 있었다. 대한민국 여경은 본인 스스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사명감은 바라지 않지만, 돈을 받았으면 월급 받은 만큼만 일해 주길 바란다.

* 참고자료 :

최종보고서(체력검정).pdf
4.04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