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1. 4. 22:34ㆍIssue/Society
바로 어제의 일이다. MC몽 글을 쓰면서, 하하의 트위터를 언급하였는데 오늘은 그에 대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무한도전 홈페이지에선 하하에 대한 하차 요구가 그 어느때보다 강렬하다.
이에 대해 진중권은 트위터를 통해 '그의 복귀를 환영하는 지인들의 언급까지 못하게 막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죠.'라고 말하였고, 미디어오늘을 비롯한 언론사에서도 우려의 기사를 내고 있다. 그러나 이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싸움의 프레임이 달라졌다.
MC몽의 복귀 사실을 접했을 때, 대다수의 네티즌은 '병역비리자의 복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따라서 그 비난도 MC몽 개인에게 한정되었으며, '무시하고 보지않으면 그만'이라는 의견도 상당수였다.
그런데 여기에 MC몽의 가사가 공개된다.
Rumor 퍼트린 놈들아
숨어 you don't know me like that
loser들의 타고난 특기
직업 정신으로 물어뜯기
가사가 누군가를 명확하게 지칭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가사 중 상당수가 바로 이런 식으로 병역비리 당시에 그를 비난했던 사람들에 대해 은유적으로 비난하고 있다. 그의 가사는 사회로부터 유죄를 받은 자신의 잘못을 자신이 아닌 사회공동체의 탓으로 돌리는 셈이다.
이제 싸움은 병역비리와 연예계 복귀라는 논리적 싸움에서 도덕성에 대한 싸움으로 바뀌었다.
이 싸움은 기본적으로 절대 질 수 없는 싸움이다. 법을 잘 지키고, 사회에 공헌하며, 그리하여 남에게 폐 끼치지 않고 살아왔다고 자부하는 자신을, 저 가사처럼 다른 사람은 잘되는 꼴을 못보는 발목잡는 루저라고 인정하게 된다면 자긍심은 무너지고 상처는 치유할 수 없을만큼 커질 것이다. 특히나 비난하는 대상이 나보다 덜 도덕적인 사람이 되었을 때 싸움은 더더욱 감정적이게 된다.
아울러 이 싸움은 무시할 수도 없는 싸움이다. 적으로부터 공격은 시작되었고, 감성적이기 때문에 '적'과 '아군'으로 진영논리도 단순화된다. 하하가 비난받고, 초기 응원트윗을 날렸다가 삭제했던 백지영이 순식간에 묻힌 것도 이와 같은 연유이다. 도덕성과 자긍심, 즉 신념을 가지고 싸우는 싸움에서 사람은 가장 강렬하고 날것에 가까운 행동을 취한다. 특히 트위터를 통해 공개적으로 이를 지지하고 대중을 무시한 하하에 대한 적대감은 방송에서 가장 강력한 제재인 '하차'로 표출되었다.
무도 게시판에 올라온 글도 바로 이러한 성향을 반영한다.
"mc몽은 절친이고 국민은 호구?", "범법자 두둔하는게 정의고 의리인가?"
'국민'. '정의', '의리'. 앞서 진중권은 '지인들의 언급까지 못하게 막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 말한 바 있다. 그러나 표현의 자유가 상대방의 명예를 훼손하지 않는 한도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볼 때, 문제의 가사를 가지고 복귀한 지인이자 대중가수인 MC몽에 대한 응원을 단순히 표현의 자유로 보아야 할 지, 아니면 사회공동체의 신뢰성을 저하시키는데 동참한 비도덕적 행위로 보아야 할지 의문이다. 현재 하하의 트위터 팔로워 수는 약 170만명. 그의 응원메세지는 170만명의 사람에게 실시간으로 전달되었다.
그리고 이 의문에 대해 대중은 하하의 답변을 요청하고 있다. 게시글에 유독 물음표가 많은 이유도, '응답하라', '직접 글을 올려라'는 글이 페이지마다 등록되는 이유도 바로 이러한 연유에서이다.
MC몽에 대한 비난은 약해질 망정 결코 멈추지는 않을 것이다. 그가 나오는 모든 방송, 기사는 비판과 비난의 대상이 될 것이다. 하지만 하하에 대한 대중들의 비난은 예상외로 빠르게 끝날 수 있다. 그가 MC몽의 가사로 인해 상처받은 대중들에게 해명할 용기만 있다면 말이다. 선택은 이제 그에게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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