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4. 21. 18:30ㆍIssue/Society
세월호 구조 작업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금일 다이빙벨 투입도 끝내 정부의 반대로 무산되었다. 민간에서 수차례 검증되어 사용된 방법들이 정부관료조직의 무사안일주의에 말려 시도조차 해 보지 못하고 사라지는 모습은 더이상 지켜보지 힘들 지경이다. 정부의 동원구난업체로 지정된 곳조차 이정도인데, 알려지지 않은 이들은 얼마나 더 모욕을 당했을까. 알려진 몇 가지 사례를 찾아보았다.
사례1. 뒤늦게 따라한 가이드라인
금일자 머니투데이 보도에는 이런 기사도 있었다.
가이드라인(유도줄) 역시 이날까지 확보된 것(5개)에 더해 5개를 추가로 더 설치할 예정이다. 대책본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선수부분에 2개, 배 중앙부 지점에 1개, 선미에 2개가 설치돼 총 5개를 확보했다"며 "3층과 4층 격실에 사람이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생존자를 찾기 위해 선체 내부를 집중적으로 수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내용아닌가. 그렇다. 사고당일 새벽부터 내려와 하루종일 이렇게 해달라고 제안한 한 민간 전문가의 아이디어이다. 이 아이디어는 현장에 나와있는 민간 잠수사들에게 좋은 방법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당시 경찰 관계자에 의해 '검증되지 않은' 방법이라고 거절당했다.
[민간 전문가가 제안한 그림]
사례2. 바닷속을 비추는 수중등은 왜 설치되지 못하였나
또다른 제안도 있었다. 아고라에 등록된 이 글은, 3등 항해사에서 시작하여 1등 항해사를 거쳐 현재 부산의 해양회사에서 선박관리부서장을 지낸 경력을 가진 민간 전문가의 제안이다. 이 분은 물 속에서도 발광이 가능한 수중등을 설치하여 가시성을 확보하자는 제안이었다.
참고로 수중등은 고등어잡이 연근해 대형선망어업에 속한 선망어선 선단 중 등선(불배)들이 사용하는 장비로 배 한 척에 200킬로와트의 불빛을 비출수 있다고 한다. 일반적인 형광등 하나가 20와트이니, 약 10만개의 형광등을 동시에 켠 효과라 할 수 있겠다. 제안자는 이를 중앙재해대책본부, 해양경찰상황실 등에 연락하여 설치하고자 하였으나, 이 역시 귀찮다는 이유로 무시당했다.
제안자 : “이러이러한 장비가 있는데 이걸 쓰면 야간에도 물밑을 대낮처럼 밝힐 수 있으니 잠수부들이 작업하는데 훨씬 도움이 될겁니다. 내가 민간인 신분으로 전화하니 관심있게 들으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니까 중앙재해대책본부에서 꼭 현장에 전달되도록 해주세요.”
중대본 직원 : “우리는 잘 모르니 전화번호를 알려줄 테니까 직접 전화해보세요.”
제안자 : “내가 민간인이라 들으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중대본 직원 : “어쨌든 직접 알아서 연락해보세요.”
제안자 : “………………!!!(할 말 잃음.)”
그리고 금일자 중앙일보에는 이런 보도가 나왔다.
사례3. 작업시간을 연장하는 다이빙벨 무산
세번째 사례로는 JTBC 등 방송에서 여러번 소개된 다이빙벨이 있다. 다이빙벨은 수중 쉼터의 역할로서, 조류에 대한 피난처 및 산소를 보충할 수 있는 기능들을 제공한다. 현재 잠수부의 실 작업시간은 5분내외로 다이빙벨이 설치되면 작업시간을 대폭 연장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다이빙벨 장비는 해군등에서도 보유하고 있으며, 천안함 수색작업을 돕다 침몰한 금양98호 작업에서도 사용된 경력이 있다.
이종인씨는 사비를 들여 직접 크레인을 섭외하고 20일 현장에 도착하였으나, 정부의 반대로 인해 끝내 설치를 하지 못하고 철수하였다.
경직된 관료주의는 또다른 살인행각.
이외에도 다 조사하지는 못하였지만, 수많은 아이디어들이 제안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만약 민간 전문가들이 사비를 들여서라도 설치만 하게 해달라는 제안을 하였을 때, 정부가 들어주었다면 어떠하였을까? 자기만 괜찮으면 된다는 보신주의가 지금 대한민국을 망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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