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2. 29. 01:00ㆍ하루 일기/2013 Diary
파업에 관한 새누리당의 논평이 나왔다. 철밥통이란다. 언제부터인가 노조들이 파업을 하면 철밥통, 귀족노조와 같은 단어들이 등장하게 되었다. 납득이 가지 않는 말이다.
회사가 직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채용한 직원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근속기간을 보장하는 일은 존중받을 일이다. 날마다 직원이 바뀌는 회사와 평생 직원들이 머물고 싶어하는 회사. 어느 쪽이 좋은 회사인가는 명확한데, 그 좋은 회사에 다닌다고 비난하여야 할 지. 단지 질투인 것일까?
귀족노조라는 말도 이상하다. 노동자는 노동을 통해 돈을 버는 사람이다. 일의 가치만큼 대우를 받는 일. 그리고 그 대우가 높아지기를 희망하는 것은 누구나 바라는 일이다. 나도 노동자고, 이 글을 읽는 누군가도 노동자이기에 이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 그것이 곧 나의 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함께 올라가지는 못할망정 서로 끌어내리지는 말자. 연봉 4천은 연봉 2천에게 비난받고, 연봉 2천은 연봉 1천에게 비난받고, 연봉 1천은 무직자, 알바에게 귀족노조라 비난받는 일. 정말 슬픈 일이다. 저 산업혁명 시대 영국의 노동자처럼, 힘든 일을 마치고 소주 한 잔을 하며 세상을 한탄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나보다 조금 더 좋은 위치에 있는 노동자를 비난하진 말자. 그들도 결국 나나 당신과 같은 노동자 일 뿐이다.
기술은 천하지 않다. 노동자도 천하지 않다. 노동에 대해 인정받는 것. 그것이 설사 돈이라는 세속적인 가치의 기준이라 할 지라도 기쁘지 아니한가. 가치를 인정받은 그들을 귀족노조라 비난한다면, 내가 내 일에 대해 인정받고자 할 때 그 누가 지지해 줄 것인가.
나는 지금 노동자고 앞으로도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노동자일 것이다. 월급쟁이, 사무직 여러 명칭으로 불릴 수는 있어도 본질은 노동자다. 노동자란 말이 나쁜 말이라고 생각되진 않는다. 자신의 노동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일. 노동자란 단어가 더이상 비난받지 말았으면 좋겠다.
P.S] 트위터를 보다 흥미로운 글 하나를 링크해 본다. MBC 박대용 기자의 글이다.
평소에는 노예처럼 부리다가 왜 파업만 하면 귀족 대우를 할까...
— 박대용 (@biguse) 2013년 12월월 27일
P.S 2] 철도노조 연봉에 대한 글도 함께 링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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