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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imation/Movie

맨 오브 스틸, 조드 장군은 가치있는 영웅이었다.

주말에 스타트랙을 보러 메가박스를 찾았다가, 마침 할인행사를 하기에 평소 보고 싶었던 맨 오브 스틸도 같이 애매하였다. 결과는 만족. 커플과 가족 관람객이 많은 걸 보니 홍보도 잘 된 모양이다. 다만 사람이 많다보니, 관람 중에 문자왔다고 문자 확인하는 매너 꽝인 사람들도 상대적으로 많다. 애매하실 분들은 부디 시간대를 잘 선택해서 가시길.

1. 조드 장군. 존중받을 가치가 있는 영웅.

슈퍼맨 이야기이지만, 극 중에서 제일 끌리는 조드 장군 이야기를 안할 수가 없다. 인류를 말살시킬려는 악당이지만, 내심 응원했을 정도. 그의 정의는 분명 달랐지만, 존중받을 가치가 있다.

그는 시대의 영웅이었다. 크립톤인은 유전자 레벨에서부터 군인, 정치인 그 외에 각각의 직업이 결정되어 지며 주어진 일밖에 수행할 수 없다. 그래서 슈퍼맨의 아버지이자, 과학자였던 조나단은 무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한 명의 아이를 외계로 탈출시키겠다는 지극히 학자적인 결정밖에 내리지 못하였다. 하지만 조드는 달랐다. 그는 군인의 신분을 극복하고 스스로 정치가의 무대에 올랐다. 주어진 운명에 대한 거부.

또한 그는 관용과 열정을 가진 사람이었다. 의회에서 그에게 반역자의 이름과 평생 죽지도 못한 채 봉인되어 떠도는 형을 내렸을 때에는 분노하기도 하였지만, 멸망된 행성 앞에서 그는 그들의 죽음에 눈물을 흘렸고, 33년이란 인생의 대부분을 일족의 부활이란 목적을 위해 우주에 바쳤다. 황혼의 끝무렵, 마침내 잡힌 한 가닥의 신호. 이것이 분명 마지막 기회이리라.

절박하기에 그는 잔혹해 지기도 하였다. 그에게 주어진 책임은 한 조직의 최고 책임자. 눈 앞에 보이는 십수명의 부하들. 그리고 의회와 전 세대들이 포기한 수많은 크립톤의 아이들. 생명을 책임져야 할 대표자였기에 그는 잔혹한 명령에도 당당할 수 있었다. 

2. 마지막 동족 살해자, 슈퍼맨

슈퍼맨은 그런 조드를 죽였다. 그의 미숙함이, 그의 무지함이 조드를 죽음으로 몰았다. 슈퍼맨의 아버지 조나단은 슈퍼맨에게 크립톤인과 지구인간의 가교 역할을 맡겼으나 정작 중요한 것을 가르치지 않았다. 바로 크립톤의 역사. 실패한 역사이기에 잊혀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모든 역사는 항상 굴곡을 지니고 있으며, 실패한 역사이기에 더욱 가치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는 이를 간과하였고, 슈퍼맨은 조드의 가치를 알아볼 수 없었다.

그래서 역사를 잊은 슈퍼맨은 마침내 크립톤 역사의 마지막 증언자, 조드 장군을 살해할 수 있었다. 그들의 문화, 역사와 함께. 더이상 우주에서 크립톤이란 이름이 거론되는 일은 없으리라. 아울러 몸은 크립톤인이지만, 역사를 잊은 슈퍼맨은 '텍사스를 좋아한다'는 그의 말처럼 미국인이 될 것이다. 미국 땅에 떨어져 미국의 역사만을 배운 그에게, 이는 결정된 운명이겠지. 미국인에겐 해피엔딩일까?

아쉬움이 남는다. 조드 장군은 군인으로서의 신분은 극복하였지만, 정치 교육을 받을 기회는 주어지지 못하였다. 만약 그에게 그런 기회가 주어졌더라면, 33년동안 지구에 적용해 온 슈퍼맨과 함께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지는 않았을까. 그래서 그의 죽음이 더욱 안타까운지도 모르겠다.

P.S. 마지막으로 80년이 넘게 미국을 지킨 슈퍼맨조차도 미국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체포당하는 모습을 보니, 미국이 여전히 9.11 테러를 극복하지 못하였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지구의 영웅조차도 미국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배척하는 미국. 그들의 관용과 화합정신은 이제 사라진 것일까?

  • ㅋㅋㅋ 2013.06.20 01:24

    글은 잘 읽었습니다만 영화에 너무 몰입하신것 같아요. 미국은 그런 나라가 아닙니다.
    영화 하나로 미국을 말할 수는 없죠. 영화는 감독의 상상력일뿐. ㅋㅋ 속지 마세요.

  • 라고는 하나 2013.06.25 00:37

    위엣분, 그걸 간과하신 것 역시 미국 영화들이 바라는 방향인겁니다.
    미국의 영화가 얼마나 미국의 생각과 입장을 대변하는 이야기들이 배후에 깔려잇는지를 아신다면 저위에 글쓴분의 의견도 틀린의견은 아니라는걸 아실거에요. 결론은, 그정도는 알고 보자는 거죠.

  • BlogIcon archmond 2013.07.09 09:49 신고

    영화를 보면서 계속 찜찜했던 부분이 바로 그것이었군요...

  • ㅁㄴㅇㅁㄴㅇ 2013.07.16 00:24

    음모론 쩔음.. 물론 조드가 크립톤의 장군으로써 존중받을진 몰라도 지구 입장에서 보면 그는 그냥 미친 테러리스트에 잔혹한 학살자 독재자 그 이하도 아님 그리고 아무리 크립톤 행성이 폭발하고 갈데가 없더라도 그들이 지구를 침략할 수 있는 정당한 이유가 될 순 없음

  • ㅁㄴㅁㅇ 2013.07.16 00:26

    마지막 추신은 슈퍼맨이 80년동안 지구를 지켯을 수가 없음 슈퍼맨 나이 33살이고 또 저 영화 자체에선 지구 외 생명체 즉 슈퍼맨이 나타난건 처음임 영화 전반부 내내 계속 지구인 상식 밖 생명체가 지구인에게 주는 두려움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혼자 다른영화 봤나봄?

  • 헛소리쩌네;; 2013.09.23 19:38

    마지막 장면은 외계인에 대한 두려움때문에 슈퍼맨 찾아서 조드장군한테 넘기기 직전 장면인데;; 미국인 드립하는건 맨마지막에 나오는구만 뭔 소리지 ㅋㅋㅋㅋ

  • 그냥 우스개소리로 2013.11.18 01:31

    이글 농담식으로 갔으면 웃고 넘어 가는데 너무 갔다

  • 멀바 2013.11.25 18:49

    무슨 크립톤입장에서 ..지구인이니 지구입장에서 해석해야지

  • 헐.. 2013.12.01 23:42

    이영화를 이런식으로 해석하는 사람이있네...
    오히려 운명을 거부한건 칼엘의 아버지 조엘 클립톤에서 금기된 자연분만을 하고 이미 끝나버린 클립톤의 운명을 받아드리고 자식을 통해 새로운곳에서 새희망을 찾으려고
    노력했던 인물이다.
    그에 비해 조드장군은 지구에 와서까지 종특을 발휘해 인류를 멸망시키고 이미 끝나버린 새로운 클립톤을 세우려 했던 이미 멸망해버린 클립톤의 망령.

    그리고 체포되는 슈퍼맨은 9.11 하곤 하등 상관없는 조드의 지구파괴협박에 의해 슈퍼맨이 정부에 자수를 하는 장면이죠.

    • BlogIcon 소금이 2015.05.04 00:48 신고

      본문에도 언급하였듯이 그것이 조엘의 한계입니다. 동일한 유전자를 가진 개체를 탈출시키고, 그가 자라면 클립톤인이 된다. 생물학적으론 맞는 말이지만, 클립톤인의 사고, 역사를 배우지 못한 이가 과연 클립톤인일까요?

      기억하는 사람이 있기에 조드 장군은 마지막까지 클립톤인으로 남을 수 있었습니다. 조드 장군의 방식은 찬성하지 못하지만, 그 정신은 존중받을 가치가 있는 것이죠.

      끝으로 슈퍼맨의 체포는 스스로의 의지보다는 강요에 의한 것이었고, 수갑은 상징적인 의미를 나타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