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지지자를 거부한다.

대선이 끝나고, 한참 울었다. 마음 속 가득한 이 울분은 아직 풀리지를 않지만, 오늘은 어떻게든 다시 일어나 살아보기 위해 글을 쓴다.

얼마 전 부모님으로부터 카톡 문자를 받았다, 블로그에 쓰인 글을 보고 문자를 주신 모양인데, 요약하자면 박근혜가 적임자고, 정치에 대해 침묵하라는 말이었다. 부모님의 다른 부분은 존경하지만 정치에 대해서는 부정한다. 뉴스에서도 이와 비슷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조선일보 22일자 기사를 보면, ‘젊은층 "너와 입장 달라" 대선후 SNS 친구끊기 속출’라는 제목으로 대선 이후 절연하는 세대에 대해 비난하고 있다. 조선일보든 부모님이든 박근혜 지지자들은 결코 우리들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그들이 착각하고 있는 것이 있다. 이번 대선은 ‘다름(difference)’의 문제가 아니라 ‘틀림(inaccuracy)’의 문제였다는 사실을. 다름은 서로간의 차이를 인정하고 공존을 모색할 수 있지만, 틀림은 공존할 수 없는 가치를 다룬다. 이번 대선에서 다루어진 가치는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자유’에 대한 가치였다. 박근혜를 거부하는 이유는 결코 정치적 견해의 차이가 아니다. 


잠시 시선을 돌려 주의를 보자. 여러분은 자유로운가? 내가 이렇게 인터넷으로 글을 쓸 수 있는 것도, 새벽에 통금 제한 없이 편의점에 갈 수 있는 것도, 친구들과 이야기할 수 있는 것도, 너무나도 익숙하다. 그러나 불과 십 수 년 전에는 이 모든 것이 불가능했다.

이 작은 자유를 위해 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렸다. 대한민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저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싶다는 그 작은 소망을 위해 잊지 않고 기억해야할 많은 이들이 피를 흘렸다. 지금 내가 누리는 자유는 내가 잘나서 공짜로 주어진 것이 아니며, 누군가에게 빌려왔고 또 온전히 물려주어야 할 권리이자 의무인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 의무를 행사하고자 한다. 나는 박근혜를 부정한다.

박근혜가 경제를 잘해 코스피가 3천을 넘어가든
박근혜가 외교를 잘해 남북이 통일되든
심지어 세계 대통령이 된다 할지라도

그 어느 것을 떠나 나는 박근혜를 부정한다. 그녀는 ‘5.16 쿠데타는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말하며, 자유가 언제든지 침해될 수 있음을 긍정하였다. 대한민국 시민으로서 헌법에 따라 4.19 민주이념을 계승하고, 자유와 권리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완수하라는 말을 부인한 것이다.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권리를 부인하는 자는 결코 민주주의 사회의 시민으로서 또 리더로서 자격이 없다. 아울러 그러한 이에 동조하는 이들을 우리는 경계한다.


이 글에서 분명하게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 박근혜를 뽑은 당신들은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독재정권이 언제든지 가능하다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았다'는 것이다. ‘설마 독재정권이 다시 오겠어’라는 변명은 입에 담지 마라. 거대한 댐도 작은 물줄기 하나에 붕괴될 수 있듯이, 자유로운 대한민국을 부정한 시점에서 이미 위기는 닥쳐온 것이다. 당신들이 독재를 긍정하는 한, 우리는 결코 당신들과 타협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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