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사용후기] 아르고폰, 첫 느낌 그대로 일까?

2009. 3. 16. 18:24Issue/IT

아르고폰, 6개월 후기를 시작하며..

지난해 처음으로 아르고폰을 만난 지 어느덧 6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흔히 제품 리뷰라 하면, 새로 출시된 제품을 소개하는 글이 일반적이기에 '출시된 지 1년이나 지난 제품을 다시 이야기할 필요가 있을까?'라고 회의적인 입장을 취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오늘은 지난 6개월간의 경험을 토대로 아르고폰에 대한 마지막 리뷰를 진행해 보고자 합니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아쉬움 때문입니다. 지난 해 쓰인 글도 분명히 좋은 글이긴 하지만, 오랜 기간 사용하면서 느꼈던 경험들을 모두 다 담을 수는 없었습니다. 신제품 리뷰란 대체로 남들보다 빨리 특별한 경험, 새로운 기능을 소개하는 글이 가장 큰 인기를 끌었고, 이러한 글을 쓰기 위해  사소한 불편함이나 평범하지만 오래 쓰는 기능들은 다소 소홀히 한 것도 사실입니다. 신제품을 두고, 평범한 기능만 소개한다면 아무도 좋아하지 않을 테니까 말이죠.

하지만 지금 아르고폰에 대한 리뷰를 읽으시는 분들은 새로운 기능에 대한 만족보다는 가격이나 기능면에서 좀 더 합리적인 제품을 찾기 위해 리뷰를 참조하시는 분들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분들에게는 그에 맞는 새로운 리뷰가 필요하겠죠. 이 글은 그런 이유에서 쓰였습니다. 제품 구매으로부터 6개월, 아르고폰에 대한 저의 생각은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그 뒷이야기를 시작해 봅니다.

아르고폰, 이 점이 불편했다. vs 이 점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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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고폰을 사용하면서 가장 난감했던 부분은 제품 자체의 문제보다는 소모품에 대한 추가비용이었습니다. 가장 먼저 말썽을 일으킨 부분은 스타일러스 펜이었는데, 3개월이 지나자 지지대 부분이 헐거워지면서, 펜이 안으로 들어가는 현상이 발생하였습니다. 글을 쓸 때마다, 펜이 들어가지 않도록 힘을 주다 보니 은근히 스트레스가 쌓이더군요. 결국, 7000원을 주고 옥션에서 새 물품을 구매하였습니다.

보호필름과 배터리도 소모품 구매 항목에 올랐습니다. 평소에 깔끔한 편이라, 휴대폰과 보호필름 사이의 먼지를 제거하다 보니, 처음에 주어진 두 장의 보호필름도 어느새 다 사용해 버렸고, 처음부터 이틀밖에 가지 못했던 배터리는 최근 하루 반나절 단위로 교체해 주고 있습니다. 이전 휴대폰의 경우, 특별히 물품을 사지 않아도 별문제 없이 사용하였는데, 아르고폰은 필수 소모품의 교체 주기가 빠르다 보니, 구매를 생각하시는 분이라면, 이 부분도 충분히 검토해 보아야 할 듯합니다.

반면 제품 내부의 오류현상은 지난 6개월간 단 한 차례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실제 타 휴대폰에 비해 휴대폰 꺼짐과 같은 치명적인 오류도 거의 보고되지 않았고, 펌웨어 자체도 상당히 빨리 이루어졌던 편이라 상당히 안정적인 동작을 보여주었습니다. 최근에는 LH2300 버전을 LH2300W 버전으로 유료 업그레이드를 해 주고 있는데, 업그레이드가 완료되면 풀 브라우징 서비스 외에 웹뷰어 형식으로도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구 버전을 구매하신 분은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안정성 부분 외에 풀 터치스크린도 제가 좋아하는 기능 중 하나입니다. 이전에는 문자 하나를 확인하기 위해서, 일일이 줄넘김 버튼을 눌러야만 하였는데, 3인치라는 대화면은 한 번에 바로 문자를 확인하고도 밑에 여백이 남습니다. 480 x 800 해상도는 인터넷에 접속하여 뉴스를 읽을 때, 전혀 불편함이 없는 크기이고요. 아울러 필기체 입력은 문자 전송 시 버튼 입력이 어려우신 분들에게 상당히 편리한 기능이라 생각합니다.

아르고폰, 가장 많이 사용한 기능은?

지난 6개월간 아르고폰을 사용하며 가장 많이 사용한 기능으로는 일정 관리와 OZ, 그리고 이메일 확인 서비스가 있습니다. 일정 관리는 이전 휴대폰에도 탑재되었던 기능이지만, 아르고폰에 들어와서는 더 편리하고 강력해졌습니다. 복잡하게 여러 번 메뉴를 선택하지 않아도, 대기화면 창에서 한 번에 접속 가능하고, 필기체 입력을 통해 장문의 내용도 손쉽게 입력할 수 있습니다. 알람 기능도 물론 존재하고요. 지난 하반기에는 일정관리 기능을 강화한 프랭클린 폰도 출시되었다고 하는데, 꼭 그런 폰이 아니더라도 간단한 일정관리라면 아르고폰에 내장된 일정관리 기능을 꼭 한 번 사용해 보시길 바랍니다.

OZ 서비스도 생활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이전에는 길을 찾다 모르는 곳이 있으면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거나 택시를 타곤 하였는데, 이제는 인터넷을 통해 길도 찾고, 열차 시간이나 버스 노선도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어 무척이나 편리해졌습니다. 또 지하철을 타고 갈 때, 휴대폰 내장 게임으로 시간을 죽이던 것과는 달리, 이제는 네이버나 다음에 접속하여 기사도 읽고 블로깅도 하다 보니 이전보다 더 즐겁게 지낼수가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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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이메일 확인기능, 아마도 직장인들에게 꼭 필요한 기능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르고폰 전용 기능이기보다는 LGT의 부가 서비스 중 하나이지만, 어찌 되었든 새 메일이 도착하면 밖에서도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어, 일 처리가 좀 더 빨라졌습니다. 아마 직장인이라면 다들 가입한 서비스가 아닐까 생각되네요.
 
반면 이전보다 덜 사용하게 된 기능도 있는데, 게임과 뮤직온 플레이어가 그렇습니다. 풀터치폰 전용 게임이 적다 보니 상대적으로 휴대폰을 통해 게임을 즐기는 일은 줄어들게 되었네요. 뮤직 플레이어도 최근에는 따로 아이리버 제품을 구매한 뒤로는 거의 안 듣게 되었습니다.

6개월이 지난 지금, 아르고폰

지난 6개월간 아르고폰을 사용하면서 처음의 첫 느낌은 많이 사라졌지만, 아직도 아르고폰을 선택하였다는 사실에 후회는 없습니다. 실제 비슷한 시기에 출시되었던 햅틱폰보다 사양도 더 높고, 잔고장도 없었으니까 말이죠. 배터리나 소모품 문제까지 해결된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겠지만, 이 부분까지 바라는 것은 조금 무리이겠죠.

최근 아르고폰의 판매가를 보면, 신품은 30만 원대 후반, 중고품은 2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초기 70만 원대에 육박하던 출고가에 비하면 상당히 싸진 편입니다. 참고로 지난달 판매되기 시작한 쿠키폰은 40만 원대 초반에 판매되고 있네요. 이렇게 되면 쿠키폰의 가장 큰 경쟁자는 타회사 제품보다도 아르고폰이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되리라 생각되는데, 관계자 분들의 생각이 궁금해 집니다.

고가의 휴대폰은 부담되지만, 풀터치스크린을 한 번쯤 경험해 보고싶으신 분, 아르고폰을 선택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적어도 후회하지는 않으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