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마케팅, 노이즈 마케팅이 되어버리다.

2008. 12. 25. 17:32Issue/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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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일전 보완관련 뉴스쪽에 관심을 끌만한 기사 하나가 올라왔다. 17일자 보안뉴스의 "'안철수연구소 완전 실망’ 게시글 논란 불거져"라는  기사가 그것인데, 안철수연구소가 조작성이 짙은 블로그마케팅을 하다 블로거에게 항의를 받았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이의를 제기하신 분은 제닉스님으로 22일자 '안철수 연구소 사태에 대한 입장 정리.'를 통해 자신이 겪은 일을 밝히고 있다. 사건을 요약하자면, 안철수연구소가 블로그마케팅 대행사인 인사이트미디어를 통해 블로그 마케팅을 의뢰하였고 인사이트미디어는 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윤리논란이 일어날 수 있는 목표를 제시한 것이 사건발단의 원인이라 하겠다. 현재 인사이트미디어는 사건을 보도했던 보안뉴스를 통해 '인사이트미디어, “안철수연구소에 폐끼쳐 깊이 사죄”라는 제목으로 사과문을 기사화한 상태이다.

안철수연구소는 회사 내부에 자체적인 홍보팀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몇 안되는 개발사중에 하나로 그간 대다수의 마케팅 활동은 홍보팀을 통해 이루어져 왔다. 안철수연구소가 자체 홍보팀이 아닌 외부 대행사를 끌어들여 마케팅 활동을 펼친 것은 빛자루 베타 버전이 유일한데, 태터앤미디어를 비롯한 일부 업체가 마케팅 활동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시 진행되었던 빛자루 블로그 마케팅은 안철수 연구소에게 큰 상처를 안겨주었다. 국내 회사의 주도로 무료백신이 공급되면서 시장 분위기가 안좋아진 탓도 있지만, 그간 안철수연구소에 반감을 가지고 있던 여러 안티블로거들이 '빛자루는 개인정보를 마음대로 해킹하는 스파이웨어'라는 허위사실을 유포함으로서 상당히 큰 괴로움에 시달리게 된 것이다. 사태는 안철수연구소 직원이 직접 해당 블로그에 반박 댓글을 달아줌으로서 일단락되기는 하였지만, 안철수 연구소가 지난 1년간 게시판을 통한 제한적인 리뷰형식으로 마케팅 활동을 펼쳐온 데에는 이와같은 일도 무시할 수 없다 하겠다.

안철수 연구소에 있어 이번 블로그마케팅 실패는 1년전 악몽을 다시 떠올리는 원치않는 사태로 보여진다. 1년 사이에 대응 매뉴얼이 바뀌었다고는 생각하지 않기에, 이번 마케팅 실패의 원인은 인사이트미디어측에 1차적인 책임이 있다 하겠다. 그러나 인터넷사업부가 홍보부에 아무런 통지없이 마케팅 활동을 진행하고 이로인해 초기대응에 실패하였다는 점에서 내부 커뮤니케이션의 부재는 앞으로 안철수연구소가 꼭 짚고 넘어가야할 문제로 보인다.

블로그마케팅을 위한 몇 가지 조언들

늘 생각하는 말이지만, '블로그 마케팅과 기업 마케팅은 본질적으로 다르다'라는 사실을 이제는 기업들도 깨달아 주었으면 한다. 알약과 비교하여 v3가 더 우수하다는 평가가 담긴 문건은 기업측 입장에서는 목표가 확실한 우수한 마케팅 사례로 손꼽히겠지만 블로그 마케팅에 있어서는 인위적인 조작과 거짓말로 신뢰성을 잃은 최악의 사례일 뿐이다.

블로그는 느슨한 정보연결을 신뢰성으로 해결해나가고 있으며, 신뢰성은 블로그를 존속시키기 위해 반드시 지켜져야 할 절대적인 룰 중에 하나이다. 많은 사람들이 신문속 과대광고에는 무관심하면서도 블로그 속 작은 광고에 민감해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하겠다. 우리는 잘 꾸며진 거대한 광고판보다 하나의 작은 진실에 더 주목한다.

본인 역시 몇 차례 블로그마케팅을 경험해 본 유경험자로서 기업들에게 한 가지 충고를 건네어 본다. '어떤 제품이든 단점은 있다.' 많은 기업들이 단점을 없애고 좋은 점만 부각시키려고 노력하지만 기실 그 단점조차도 수용하고 제품을 선택한 사용자가 제품에 더 많은 만족도를 가지지 않을까. 무엇이 문제인지 미리 대비하기 위해 블로거도, 기업들도 블로그 마케팅에 있어 조금은 더 진실해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