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2. 22. 16:41ㆍ하루 일기/2014 Diary
한 달전 일이다. 책을 택배로 보낼 일이 있어, 현대 택배를 이용하였다. 다른 택배사들도 많지만 거래처가 현대택배를 이용하여 결정을 하게되었다. 비용은 박스 한 개에 8천원씩, 5만6천원이 들었다. 그 날은 1월 15일이었다.
1월 21일. 택배가 도착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하였다. 그 다음 주가 설날이라, 늦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일단 확인차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는데, 전화를 받지 않는다.
현대택배 고객센터는 매우 특이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고객센터에서 상담원과 연결시, 지연시간이 길어지면 더 기다릴 것인지 종료할 것인지 선택하라는 멘트가 나온다. 좀더 업그레이드 된 시스템에서는 해당 전화번호로 상담원이 연락하겠다는 문구가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현대택배 고객센터는 그런 거 없다. 그냥 끊어버린다. 그냥 뚝.. 한 마디로 상담사와 연결하는 일은 오로지 운이며, 운나쁜 사람은 절대 연결할 수 없다.
30분의 노력끝에 드디어 상담원과 연결이 되었다. 그리고 상담원에게 들은 말은 뜻밖에도 주소지가 잘못되어 다른 곳에 택배들이 나누어져 보관되고 있다는 것이다. 참고로 현대택배는 여러 개의 택배물품도 한 개의 송장으로 처리한다. (물품이 여러 개이면 홈페이지에서 위치추적이 안된다는 소리)
택배접수는 인터넷으로 주소지를 그대로 복사하여 입력하였는데, 경기도로 갈 택배가 인천으로 갔다는 사실도 처음엔 믿기지가 않았고, 또 배송 오류에 관한 문제라면 연락을 먼저 주어야하는 것이 당연한데 택배사로부터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한 것이 유감이다. (참고로 표준택배 약관에 따르면 택배 배송에 문제가 생긴 경우, 지체없이 고객에게 통보하도록 되어있다. 5장 16조)
우선 내 사정이 급한지라, 주소지를 다시 한 번 알려주고 물품을 배달해 달라고 요청하였다.
1월 24일. 택배사로부터 전화가 왔다. 7박스 모두 지점에 도착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물품이 너무 많아 수신자에게 직접 찾아가라고 연락을 했다는 소리도 들었다. 택배회사는 수신자가 부재중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든 택배를 직접 전달해야 한다. 받는 사람이 대리점에 가서 직접 물품을 받아가야 하는 서비스라면 택배사의 의미는 무엇인지? 일단 수신자에게 직접 전달해 달라고 강하게 요청했다.
2월 7일. 설 연휴가 끝난 뒤 1주일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배송이 되지 않고 있다. 다시 고객센터에 전화를 거니, 일단 대리점에 연락해 주겠다는 말을 들었다. 그리고 그 와중에 우연하게도 택배상자가 손상되었다는 사실을 들었다. 전에는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말이다. 택배상자는 개당 1500원씩 주고 산 새 것인데, 얼마나 손상되었는지 물었다.
대답은 '모른다'였다. 상자가 손상되어 다른 박스로 옮겨담았다고 하는데 몇 상자가 그러한지, 얼마나 심한 것인지 확인이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박스가 배송되지 않고 대리점에 있는 것은 확인되는데, 상태 확인이 불가능하다는 말에 더이상 현대택배를 신뢰할 수 없었다. 이 날 반품요청을 했다.
현대택배는 반품비용을 고객이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명백한 약관 위반이다. (운송물의 멸실, 현저한 훼손 또는 연착이 천재지변 기타 불가항력적인 사유 또는 고객의 책임없는 사유로 인한 것인 때에는, 사업자는 운임을 비롯하여 제16조 제1항 내지 제3항의 규정에 의한 통지·최고·운송물의 처분 등에 소용되는 비용을 청구하지 못합니다. 사업자가 이미 운임이나 비용을 받은 때에는 이를 환급합니다.) 다시 한 번 강하게 클레임을 걸었다.
2월 12일. 현대택배로부터 연락이 왔다. 일단 비용은 전액 환불해주겠다고 한다. 당연한 소리인데 마치 선심쓰듯이 말한다.
반품된 물품이 5일이나 지났음에도 도착하지 않아 현 위치를 물으니 모른다고 한다. 회수되는 물품도 전산시스템에 등록되어 관리하는가라는 질문에 일선 대리점만 알 수 있고, 시스템에서는 확인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결국 반품된 물품의 이력은 끝까지 확인할 수 없었다.)
2월 17일. 택배가 드디어 반품되었다. 아래는 사진들.
[3박스는 아예 박스가 바뀌었다]
[찢어진 곳이 훤히 보이는 박스들]
[얼마나 지저분한지 시커먼 먼지들이 가득 묻혀져있다]
[사정없이 구겨진 책들이 대략 40%]
[한 두 번 밖에 보지 않은 책이라고 믿을수 있는가?]
PS1. 물품은 다음 날 대한통운 택배를 통해 이틀만에 무사히 수취인에게 전달되었다. 아무런 손상도 없이. 대한통운 만세!
PS2. 혹여라도 이 글이 임의삭제되지 않도록 사고증명서를 받아놓을 예정이다. 현대택배를 이용할 사람들에게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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