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2. 6. 22:43ㆍIssue/IT
한컴에서 이지포토라는 사진 편집 프로그램을 출시준비 중이라는 사실을 뉴스레터를 통해 알게 되었다. 한글은 3.0에서부터 지금 글을 쓰고 있는 2010se 버전까지 정말 감사하게 사용해 왔기에 이번 신제품에서도 내심 기대를 하였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쉬움만 남는다.
나 역시 개발자이기에 개발의 어려움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한컴이라는 브랜드로 외부에 공개할 체험판이라면 적어도 적정수준의 완성도는 필요하다고 본다.
제품은 윈도우8 64bit 버전에서 이상없이 설치되었다. 그러나 파일을 열고자하니 미리보기 화면이 모두 깨진 상태로 출력되었다. 뭐, 앞으로 이야기할 부분에 비해서는 큰 문제는 아니니 넘어가고...
[이지포토 인터페이스 구성]
이 프로그램에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려운 이유는 인터페이스가 결정적이었다. 인터페이스는 포토샵과 유사한 형태로 좌측에는 작업도구 메뉴가, 그리고 우측에는 정보 메뉴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작업을 하다보면 이 두 기준이 섞여버린다. 예를 들어 브러시 메뉴는 좌측에 활성화 버튼이 있지만, 세부설정은 우측 정보창에 뜬다. 27인치 모니터에서 좌우로 마우스를 번갈아가면 작업을 하다보면 작업 완성도를 떠나 일단 지친다.
[혼동스러운 메뉴 구성]
상단의 메뉴도 정리가 요구되는 부분이다. 일단 언어가 달랐다. '열기', '닫기'는 한글이면서 'Undo', 'Redo'는 영어로 쓴 이유가 뭘까? 포토샵에서도 ‘이전 단계’, ‘다음 단계’라는 말로 친절하게 표현해 주는데. '자르기'에는 ‘Crop'이라고 부연설명이 붙으면서 다른 곳은 영어설명도 없고. 그야말로 중구난방이다.
언어의 문제를 넘어서면 또다시 인체공학적 인터페이스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난잡한 메뉴들이 사용자를 위협하고 있다. ‘편집’ 메뉴에는 ‘지우개’ 메뉴가 있다. 그럼 쓰기 기능을 하는 ‘브러시’도 같이 포함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브러시는 ‘만들기’라는 또다른 메뉴에 들어가 있다. 그런데 중요한 사실은 이런 메뉴가 필요 없다는 것. 좌측에 도구 메뉴를 만들어서 브러시와 지우개를 아이콘으로 등록시켜 놓았는데, 초보자를 대상으로 스탭 바이 스탭 형식의 메뉴를 원했다면 좀 더 메뉴 구성에 신중했어야 하는 생각이 든다.
이외에도 클립아트의 아이콘이 벡터 아이콘이 아닌 점을 비롯하여 몇 가지 지적사항이 있는데, 시간관계상 줄인다.
안철수 연구소도 V3 ZIP이 소소하게나마 성공을 거두고 있고, 압축 프로그램의 대명사인 이스트소프트도 알약 등의 프로그램으로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을 보면, 한컴의 전략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다만 이 프로그램을 돈 받고 팔기 위해서는, 포토샵 만큼의 완성도와 다음의 팟인코더와 같은 가벼움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힘내라, 한컴.
P.S> 프로그램을 리뷰하다가 괜찮은 아이디어가 떠 올라 끄적여본다. 직접 개발할 시간은 없고, 누군가 개발해 줄 사람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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