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문서,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2010. 7. 1. 02:03Issue/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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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일 한글과컴퓨터는 자사의 HWP 한글문서 포맷을 일반에 완전히 공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0년간 지속적인 업그레이드 정책은 펼치면서도 파일 포맷에 대해서는 유독 폐쇄적인 환경을 드러내던 한컴이었는데 드디어 백기를 든 셈입니다. 이번 공개로 인해 다양한 오피스 환경에서 조만간 한글 문서를 만나볼 수 있게 될 듯합니다.

이번 공개는 모바일 시장에서의 점유율 하락과 더불어 독자적인 표준에 대한 한컴의 고민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동안 한컴은 웹과 데스트탑, 그리고 스마트폰과 같은 다양한 환경에서 작업을 진행할 수 있는 오피스 환경 구축을 목표로 웹 기반의 씽크프리 온라인을 서비스해 왔으며, 최근에는 스마트폰용 어플리케이션도 함께 공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 서비스는 MS 오피스 문서는 읽거나 편집할 수 있지만, 정작 자사의 한글 문서에 대해서는 편집조차 불가능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으며, 특히 스마트폰용 어플의 경우, 읽기 기능조차 제공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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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오피스 파일만 지원하는 씽크프리 어플리케이션]

현재 대부분의 스마트폰에서 MS 오피스 파일을 열람하거나 직접 편집이 가능하고,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수가 130만을 넘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있는 점을 볼 때, 이는 매우 치명적인 문제점입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스마트폰으로 메일을 확인하고 첨부문서를 통해 업무지시를 내리는 변화된 환경 속에서 한글이 설 자리는 점차 도태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뒤늦게나마 한글이 자사의 표준을 공개하고, 다양한 외부 개발자들을 통해 변화를 모색하는 모습은 일단 긍정적으로 비추어집니다.

그러나 한글이 포맷 공개를 통해 외부 개발자들을 끌어들일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구심이 남습니다. 최근 SK는 안드로이드 마켓과 별도로 T 스토어를 오픈하면서 안드로이드용 어플 개발에 주력하고 있고, 삼성과 LG같은 제조사들도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공모전과 같은 대회를 통해 우수한 아마추어 개발자 모집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속에서 오피스 뷰어 혹은 에디터라는 별다른 특징이 없는 어플 개발에 몇명이나 참여할 지 회의적인 느낌이 듭니다. 한컴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좀 더 적극적인 공략이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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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8년 MS 오피스의 바이너리 파일이 처음 공개되었을 때, 사람들은 '미친 보그가 만든 것이다.'며 MS를 비난하였습니다. 리눅스 지원은 둘째치고, 타사의 오피스 프로그램과도 전혀 호환성을 고려하지 않았으며, 최적화라는 명분하에 꼬아버린 소스코드들은 개발자들을 미치게 하기에 충분하였으니까요. 그러나 지난 몇년간 수많은 개발자들의 손에 의해 MS 오피스는 MS와는 별도로 진보해 왔으며, 한글과 컴퓨터도 충분히 이를 뒤따를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년에는 좀 더 다양한 환경에서 한글문서를 볼 수 있기를 기대하며, 한컴의 분발을 촉구해 봅니다.

- 한컴 개발자 커뮤니티 (파일 포맷 배포) : http://www.hanc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