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송희일 감독이 그렇게 비난받아야만 했을까.

2007. 8. 7. 15:42하루 일기/2007 Diary

최근 논란이 되고있는 이송희일 감독님의 디워에 대한 감상을 전문을 구하게 되어 읽어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글을 읽어본 감상이라면, 왜 이 글이 논란이 되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말이고, 문제가 되었던 표현의 과격함 또한 블로그라는 매체안에서 충분히 통용될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우리는 영화를 단지 영화라고 부르지만, 영화인들은 영화를 말할 때, 'Cinema'와 'Movie'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Cinema가 예술적인 역량을 추구하는 작품이라면 Movie는 상업적 목적을 위한 제품입니다. 헐리우드의 영화는 'Movie'입니다. 작품을 찍으면서도 수십차례씩 해고당하고 고용되는 시나리오 작가나 감독들은 노동자에 가깝고, 하루에도 수십편씩 판에 박힌 스토리를 찍어내는 영화들은 하나의 제품에 가깝습니다. 토스터기의 모방이라는 표현은 헐리우드의 시스템을 답습했다는 의미에서 적절한 표현일지도 모릅니다.

심형래 감독이 충무로에서 서운함을 많이 받았다고는 하지만 동시에 스탶들과 영화 자금이 나온 곳 또한 바로 그 충무로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또한 애국심인지 동정심인지는 잘 모르지만, 포털사이트의 영화평점이 10점만점에 가까운 것에 비해(어제는 좀 떨어졌더군요) 약간은 느슨한 스토리와 CG로 무장한 고질라가 평점 7점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보면, 적어도 그 3점만큼은 영화 외적인 판단요소가 개입되었다는 사실을 수긍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이송희일 감독이 말하는 '애국심의 프로판게다' 일지도 모릅니다.

많은 영화들이 자신의 영화속에 애국심을 표현합니다. 애국심만큼 값싸고 효율적인 무대장치는 없으니까요. 그러나 그런 애국심이 영화내에 스며들지 못하고, 겉돌기 시작할때 그것이 민족주의, 혹은 순혈주의로 흐를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경계해야 합니다. 2차대전 당시 일본이 '야마토의 혼', '본토결전'과 같은 선전 영화을 보며 '천황폐하 만세'를 외쳤듯이 말이죠.

영화를 영화로서 보는 일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입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한국인'이란 타이틀은 한국인의 모욕하거나 한국인임을 강조하는 영화에 무척이나 예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우리가 영화를 평가함에 있어 영화 자체보다는 한국인이라는 타이틀에 더 신경을 쓴다면 우리는 평생 제자리를 맵돌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애국심이라는 외적인 요소로 영화를 판단하지 말라는 이승희일 감독의 말이 더 절실하게 와 닿습니다. 그것이 다른 이들에겐 어떻게 들리던지간에 말이죠.

- 이송희일 감독의 원문 :  http://sogmi.com/mtp/1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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