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있는 어느 비평가의 독백, 라따뚜이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영화를 비평한다는 것은 어찌보면 축복받은 일이자 무척이나 고통스러운 일일지도 모르겠다. 수년간에 걸쳐 고생끝에 제작한 영화와 감독을 뒤로한채 1시간 반이라는 짦은 시간안에 마치 시간제한이 걸린 회전초밥집에서 허겁지겁 초밥을 우겨넣듯이 영화를 집어넣고 줄줄히 글을 뱉어내는 일.. 그것이 바로 비평가의 비극이다.

영화 라따뚜이는 작품을 본지 2주일이 넘어가지만 여전히 내 머리속에 남아있는 아주 흥미로운 작품이다. 요리사가 되고 싶어하는 쥐, 레미와 능력은 보잘 것없지만 쥐를 파트너로 인정해줄 만큼 너그러운 남자, 링귀니, 여자로서 치열한 경쟁속에 살아가지만 그 누구보다도 정열적인 꼴레뜨.. 그리고 이고.

난 음식을 좋아하지 않아. 사랑하지. 그렇기 때문에 난 형편없는 음식따윈 삼키지 않아

미식가가 아닌 요리 애호가인 이고는 작품내에서 구스토가 자살하도록 한 악역으로 등장한다. 그러나 그의 진실된 모습을 보게된 순간, 나는 그를 결코 미워할 수 없게되었다. 왜냐하면 그는 바로 '안톤 이고'이자 바로 나(Me)라는 존재였기 때문이다.

그는 무척 깐깐하다. 요리사들이 심열을 기울여 만든 요리도 마음에 들지않으면 가차없이 깎아내리는 비평가이다. 왜냐하면 그것이 바로 그의 일이자 업이기 때문이다. 그는 또한 정이 그리운 사람이다. 친구과 가족도 없는 텅빈 저택안에서 홀로 글을 쓰는 것이 그의 유일한 일거리이다. '정'이나 '사랑'따위와는 거리가 먼 오직 '일'과 '평가'만으로 이루어진 세상. 그것이 바로 이고의 세상이자 우리들의 세상이다.

레미는 그런 이고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었다. 값비싼 전체요리가 아닌 어머니의 정성이 담긴 소박한 요리속에서 이고는 그동안 자신이 잊고지내던 마음을 되살린다. 그것은 이 세상 어떤 요리사들도 해내기 힘든 하나의 위대한 기적이었다.

'누구나 예술가가 될수는 없지만 그 배경이 장애가 되지는 않는다... 내가 아는 그 요리사는 세상에서 누구보다 더 낮아질 수 없이 미천한 존재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는 현재 파리의 최고 요리사라는 것이다.'

안톤 이고의 마지막 독백은 지금 이 시대의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마지막 용기이자 관용이다. 우리들은 레미를 받아들여줄수 있었을까?

Good : 가족애, 로맨스, 코메디, 액션.. 이 모든것이 완벽하다.
Bad :  위기상황이 너무 쉽게 해결되어 긴장감은 좀 부족. 하지만 편하게 볼 수 있다.


2007/08/13 20:30 2007/08/13 20:30
Trackback 3 Comment 4

Trackback : http://sogmi.com/trackback/1445

  1. Subject [Rat·a·too·ee] 라따뚜이 - 꿈은 이루어진다는데 그게 쥐(Rat)라도 가능할까?

    Tracked from Game Log 2007/08/14 00:38 delete

    '라따뚜이'라는 다소 이상한 제목의 이 영화는 3D애미네이션의 명가 PIXAR와 디즈니가 합작으로 탄생한 애니메이션입니다. 지난 번 그들의 Cars가 그닥 성공하지 못했지만(적어도 국내에서는) 토이스토리와 니모 이후로 굉장히 재밌는 녀석이 하나 탄생한 것 같습니다. 특별히 팀 내에서도 '니모를 찾아서'와 '인크레디블'의 제작진이 공동제작한 것도 자신있게 내새울만 했습니다. 저 옆에 아저씨는 누구일까나. 낭만의 도시 프랑스 파리에서 일류 요리사(체프)..

  2. Subject 라따뚜이

    Tracked from 마음으로 찍는 사진 2007/08/14 15:33 delete

    토이스토리, 몬스터 주식회사, 니모를 찾아서 등을 만든 픽사의 신작 라따뚜이를 보고 왔습니다. 역시 영화 조조의 위력은 크군요. 2명이서 보는 금액(일반 가격 14,000원)정도로 4명이서 볼 수 있으니까요.(일반 가격 16,000원). 앞으로는 조금 일찍 일어나서 조조를 많이 이용해야 겠습니다. 오리역에 있는 CGV에서 보았는데, 역시나 아이들과 함께 보다보니 더빙판 이었습니다. 하지만 일반 더빙이 아닌 디지털 더빙이었다는거... 화면이 살아 움직..

  3. Subject 《라따뚜이》 - 2007년 최고의 수작!!

    Tracked from 5월의 작은 선인장 2008/02/13 13:27 delete

    2007년 최고의 수작으로 꼽아 전혀 손색이 없는 《라따뚜이》의 감상평을 이제서야 적게 됐다. 늦었지만 많이 기쁘다. (이 글을 모두 작성한 뒤 공개하기 위해 대기하던 시간동안 《라따뚜이》의 에미상 9개부분 석권이란 뉴스와 영국 아카데미에서 최우수 에니메이션으로 뽑혔다는 뉴스가 들려온다.) 이 영화에 대한 감상평은 두 편의 글로 작성될 것이다. 하나는 작품 자체를 이야기하는 글이 될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과학적 관점에서 장면 장면, 요소요소를 분..

  1. 손윤 2007/08/13 22:20 address edit & del reply

    '누구나 예술가가 될수는 없지만 그 배경이 장애가 되지는 않는다... 내가 아는 그 요리사는 세상에서 누구보다 더 낮아질 수 없이 미천한 존재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는 현재 파리의 최고 요리사라는 것이다.'라는 말이 너무 가슴에 다가옵니다. 게다가, 그 말이 저에게는 비수가 되는 느낌입니다. 가슴 뭉클한 감동과 가슴에 잘려나가는 비판의 연쇄 파도에 한동안 멍하게 있다가 갑니다. 정말 리뷰 잘 봤습니다.

    • 소금이 2007/08/14 05:16 address edit & del

      부족한 글을 좋게 봐 주시니 정말 감사드립니다. 손윤님도 즐거운 하루되시길 바랍니다 ^^

  2. hitchweb 2007/08/14 18:36 address edit & del reply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가지게 된다는 것은 참 괴로운 일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직은 더욱 영화, 음악 등을 느낀데로 말할 수 있어 좋네요.. ^^

  3. kkongchi 2007/08/17 01:14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소금님 추천으로 봤습니다. ^^ 정말 재밌더군요. 특히 레미가 링귀니를 조정하는 장면들은 정말 유쾌하게 웃으면서 봤었죠. 추천 감사드리고, 좋은 리뷰도 잘 읽고 갑니다.

prev 1 ... 529 530 531 532 533 534 535 536 537 ... 1576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