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반론] 한국영화사가 돈을 벌지 못하는 이유의 반론에 대하여..


이 글은 불량고양이님에 대한 글의 재반론입니다. 간단하게 써서 댓글로 달려고햇는데 잘 안되는군요. 개인적으로 저는 한국영화계, 특히 영화사들의 제작환경이 빈약하다고 생각하기에 제 생각에 대한 부연설명을 몇자 추가해보았습니다.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 다른 의견을 환영합니다. 숫자는 불량고양이님이 나눈 단락에 임의로 숫자를 붙힌 것입니다.

1. 먼저 저는 블록버스터 영화의 기준을 wild release 시스템의 도입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지역단위로 다수의 영화관에서 동시 상영하는 영화를 블록버스터 영화라고 보고있습니다. 서편제의 경우는 100만 관객을 동원하였지만 한 극장에서 3개월간 장기 상영한 것이기 때문에 블록버스터 영화라고 칭하기는 어렵고 쉬리에 와서 한국의 블록버스터 영화가 시작되었다고 생각되네요. 흔히 블록버스터 영화라고 하면 액션영화만을 생각하기 쉽지만 액션이나 로맨스등의 장르 구분은 이전부터 있었으며, 영화투자비로 따진다면 '죠스'등 저예산 영화가 걸리기 때문에 적절한 판단기준은 아니라고 봅니다.

2. 의도가 좀 난해하네요. 영화사들 또한 기업의 한 종류입니다. 수익추구를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이것을 근성(?)만으로 떼워야한다는 주장은 이해하기 힘듭니다. 현재 몇 년째 생존해있는 영화사들중에 헐리우드의 대형 영화사들은 아니더라도 흑자규모의 중견 영화사들은 거의 없습니다. (영진위 한국영화 수익성 보고서 참조)한 직종의 대다수의 영화사가 적자라는 것은 영화사 자체의 문제도 있겠지만 시스템적인 문제가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3. 해당 부분에 대해 추가적인 부연 설명을 드리자면, 헐리우드의 영화사들은 확실히 제품을 만든다는 인상을 줍니다. 제작자의 권한이 감독보다 크기 때문에 언제든지 교체가 가능하고, 시나리오만 보아도 대사 담당, 장면 담당등 각 부분은 체계적으로 분리되어 있습니다. 그들에게 있어 영화는 수많은 조각들을 모아 하나의 완성품을 만들어내는 것뿐입니다. 반면 한국의 영화사들은 이러한 시스템이 헐리우드에 비해 미비한 편이지요.

4. 이 부분은 다른 분들의 말이 더 정확한 것같아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5. 본문 댓글에도 달아놓았지만 스타 시스템을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말 그대로 10억 마케팅 비용을 들이는 것보다 1억짜리 스타 한명으로 그정도 수익을 얻을수 있다면 그것은 잘된 것이지 잘못된 일이 아니니까요.

6. 60년대 영화산업의 몰락에는 정부가 주도한 스튜디오 시스템이 큰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스튜디오 시스템은 대량생산, 대량소비가 가능한 시장이 있을때에만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국내 시장의 경우 스튜디오 시스템이 도입된 6,70년대에 약 20여개의 영화사가 년간 150여편의 영화를 제작하였습니다. 각 영화사별로 약 7.5편을 제작하였다는 것인데, 문제는 1년에 7편만 제작해서는 도저히 수지타산이 안나온다는데 있습니다. 유지보수비와 같은 실비는 영화촬영에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이니까요.

하여 영화사들은 소량생산에서 다량생산으로 체계를 바꾸기 시작합니다. 당시 상황을 보면, ‘미쳐 극장에 올리지도 못한 영화가 산처럼 쌓여있다.’라는 말이 나올 만큼 영화소비량을 국내 극장들이 따라가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기 시작합니다. 이에 당시 신필름의 주도하에 홍콩등에 수출도 해 보았지만, 아시아 영화시장의 협소함으로 인해 해외진출에 실패하고 결국 영화사들이 망하게 되는 사태가 발생합니다. 현재도 일본외엔 동아시아지역에 수익을 내는 영화시장은 없다고 말할만큼 아시아에서의 영화시장은 무척이나 작습니다. 그리고 영화사들과 국내 지방 극장들의 도산으로 인해 7,80년대 한국영화가 맥을 못춘것이고요.

7. 디워의 1500여관 개봉을 부인하는 것이 아닙니다. 단 1500여개관을 개봉하였다고해서 ‘캐리비안 해적’, ‘슈퍼맨’과 같은 기존 헐리우드의 블록버스터 영화들과 동급으로 취급해서는 곤란하다는 뜻입니다. 한 예로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최우수 애니메이션 작품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한 곤 사토시 감독의 '파프리카'의 경우 약 100여석 규모의 소니 계열 상영관에서 첫 상영을 시작하였습니다. 비록 수상에는 실패하였지만 작품성이 있는 작품들도 미국시장에서의 대접은 그 정도라는 것이지요. 흔히 우리가 알고있는 CGV등의 대형 상영관만 생각한다면 후에 D-WAR가 실패할 경우 그 작품이 왜 실패하였는가를 이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8. 투자환경이 더 좋아지고 있다고 하셨는데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한국영화 수익성 분석’ 보고서를 보시면 투자성이 더 악화되고 있음을 보실수 있습니다.

9. 디지털 콘텐츠로의 전환이 이루어진다고 해도 영화사가 수익을 증대하기는 힘들 것같습니다. 영화사들이 작품을 통해 돈을 벌기위해선 극장상영 수익보다 부가판권의 비중이 더 커야합니다. 수익중 3~40%를 부가판권이 담당한다면 영화사는 수익을 얻을수 있다는 뜻이지요. 허나 국내시장에서 부가판권 비중은 10%내외입니다.

디지털화가 진행됨으로서 영화필름의 절약효과, 편집, 촬영등의 네트워크화로 인한 경비절약등의 효과로 인해 산업이 발전할 수는 있지만 이는 부가판권과는 전혀 별개의 문제이며, 또 이러한 디지털화가 진행되기 위해서는 최소 5년에서 10년정도의 기간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영화계가 낙관적인 상황이 아니다라는 것을 알리고 싶습니다.


2007/07/05 19:24 2007/07/05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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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소금이님의 글에 대한 다른 생각과 부연 설명

    Tracked from "불량고양이" 의 Cinema Diary 2007/07/06 03:48 delete

    이글을 쓰는데 좀 망설였습니다. 혹시라도 이글로 인해 감정이 상하거나 하는 경우가 생기면 서로 좋은 취지에서 쓴 글인데 그 의미가 퇴색되지 않을까 해서요. 하지만 어떤 화두에 대해서 서로가 의견을 나눈다는 부분은 좋은 것이라 생각하고 글을 씁니다. 소금이님의 글에 대한 부연 설명입니다. 제가 소금이님의 글에 대해 부정이나 비판을 하자는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 이런 글에 대해 같이 이야기하고 의견을 나눌 수 있음을 진심으로 기쁘고 고맙게 생각합니다...

  1. mmm 2007/07/06 02:08 address edit & del reply

    디워의 1500개관 개봉에 대한 동의의견을 조금 내놓자면.. 현재 미국 대도시에 거주중이어서 한국영화가 미국에 개봉했다고 하거나, 한국가수가 미국에서 공연했다고 하면 그 실상과 규모가 어느정도인지 쉽게 볼 수 있는 처지입니다. 얼마전 괴물에 국내에서 대성공을 거두면서 미국에서도 상영관을 확보했다고 대대적으로 기사났던 적이 있습니다. 개봉관수는 지금 기억나지 않지만 1500개보다는 훨씬 적었고, 여기 미국같은 커다란 땅덩이에서 그정도 상영관은 아무것도 아니라는게 확 와닿았었죠. 제 주위의 미국사는 분들도 다 그랬구요. 실제로 제가 사는 대도시에서 괴물이 상영된 곳은 한군데도 못봤습니다. 어디선가 작은 상영관들을 잡았겠지요.. 언론의 부풀림식 떠벌림이 얼마나 대단한지 보여주는 단례입니다. 당시 언론에서는 미국진출이라며 온갖 호들갑을 다 떨었었는데, (당연히도)별 소식이 없자 지금은 언론에서도 감감무소식이죠.

    디워가 1500개관을 확보했다는거, 숫자로는 분명 미국에서도 만만치 않은 숫자입니다. 하지만 8월에 개봉이라는데 저는 여기서 그 흔한 포스터 하나나 예고편 하나 본적이 없습니다.. 괴물처럼 잘 모르는 작은 상영관 위주로만 짜여진 것이 아닌가 걱정스럽죠.. 비가 미국에서 2만명 관객동원했다는거, 여기 사는 사람들에게 그런 기사 보여주면 웃습니다. 왜냐구요. 미국인 대상이 아니라 한인교포 대상이거든요... 물론 관객 100%가 다 교포는 아니겠죠. 미국인 친구들도 데려오고 그러겠죠.. 그렇지만 한인교포 없이는 그런 공연 못치룹니다. 아무리 뉴욕타임즈에 실리고 어쩌고 해도, 비는 미국에서 여전히 새파란 동양계 신인입니다. 아무도 모릅니다. 아직 미국에서 정식음반을 낸적도 없고, 티비에서 공연을 보여준 적도 없습니다. 동양권에서 크게 지지를 얻으니까 동양에 이런 탑스타가 있더라~하면서 미국에서도 신문기사로 내주는거지, 미국에서 유명해서 내주는게 아닙니다. 비가 이번에 월드투어 한다면서 LA부터 시작했었죠. (이런저런 갈등으로 좌천됐지만...) LA부터 시작한거 다 이유가 있습니다. 한인들이 가장 많이 사는 곳이거든요...

    얘기가 잠깐 다른 곳으로 샜는데, 디워가 과연 어떠한 규모의 1500개관을 확보했는지가 가장 의심스럽고도 궁금합니다. 제가 사는 곳의 가장 중심가에 있는 amc같은 곳에서만 상영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네요. 일단 뚜껑이 열려보면 알겠지만... 지금으로썬 그다지.. 믿음이 가지 않네요.

    • 소금이 2007/07/07 00:54 address edit & del

      예, 저 역시 그 부분이 걱정입니다. 1500여석을 확보하였다면 지금쯤 어떤 식으로든 반응이 있어야하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거든요. imdc를 가 보아도 d-war를 가지고 이야기하는 곳은 없지요. 몇달전부터 걸린 평가 몇개가 전부일뿐. 미국사람들은 d-war에 대해 아무런 주목도 하지않는데 한국측에서 너무 오버하지 않았나 걱정되기만 합니다.

      솔직히 한국영화가 지금의 실정으로는 블록버스터급의 성공은 아니더라도 평작수준으로 평가를 받으면 잘 받은건데, 나중에 '1500여석이나 확보하고도 실패' 이런 딱지가 붙으면 그야말로 한국 영화계가 재기불능 상태로 빠지는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숫자의 착각에 빠져 언론이 또다시 삽질을 하지않을까 걱정되네요.

  2. 불량고양이 2007/07/06 03:50 address edit & del reply

    소금이님 안녕하세요
    소금이님께서 저의 반론에 대해 써주신 글에 대하여 다시 제생각을 적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한가지 화두에 대해 서로 이야기하고 나눌 수 있어 좋습니다.
    앞으로도 소금이님과 많은 의견 서로 나누고 공유하엿으면 좋겠습니다.

    • 소금이 2007/07/07 00:55 address edit & del

      예, 감사합니다. 언제든 좋은 의견있으시면 부탁드리겠습니다. 즐거운 하루되세요. ^^

  3. 고생한사람 2007/07/07 21:33 address edit & del reply

    오늘 다음넷에서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이 글을 발견하고 울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가 고생고생한 그 영화가 , 영화를 보기는 커녕 시사회도 나오지 않은 이 시점에서 미국도 아니고 일본도 아니고 한국땅에서 한국영화를 걱정하는 듯한 사람에 의해 난도질로 씹히고 있기때문이다.

    글 쓴 당신에게 묻고 싶다. 심형래 감독님의 디워가 얼마나 많은 고생과 시행착오속에서 태어난 작품인걸 상상이나 하고 있는거냐고.

    디워가 왜 아무런 반향도 없다고 생각하는지..자신이 모르면 세상이 모른다고 생각하는 그 무지는 당신 게시판에서만 내펼치고 또 다른 세상을 향해 거짓의 독을 뿌리지 않기를 바란다.

    디워가 1500개 개봉관을 확보하는 것도 얼마나 우여곡절의 소설같은 일이 많았는지 당신은 상상조차 하기 힘들것이다. 1500개 개봉관을 미국에서 잡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줄 아나?

    오히려 당신이 말하는 예술영화 전용극장은 디 워 같은 영화 받아주지도 않는다. 머리로 상상하는 것이 객관적인 팩트라고 착각하고 살아가는 블로거의 입놀림에 몇년간 열심히 만들어진 한국영화가 태어나기전부터 저주를 받는 것 같은 이 느낌은.

    영화판에서 필름돌아가는 소리를 들은 누구나 느낄것이라고 생각해본다.

    사과는 바라지 않는다. 저주의 굿판을 그만 걷어치워라.

    • 소금이 2007/07/07 21:49 address edit & del

      전 오히려 고생한사람님에게 반문하고 싶군요. D-WAR가 성공하였다면 한국 영화팬들이 모두 찬사를 보내겠지만 반대로 D-WAR가 실패하였을 경우, 영화팬으로서 어떤 자세를 보일지를 말이죠. 심형래씨를 또다시 욕하실겁니까? 아니면 영구아트무비를 욕할까요?

      심형래씨가 지난 10여년간 어떤 길을 걷고있는지는 저도 잘 알고있습니다. 그러나 값싼 동정표로 그의 작품를 보아달라고 요청하는 것은 심형래씨 본인도 원하지 않을겁니다. 그것은 지난 10여년간의 그의 업적을 송두리채 부정하는 것이니까요.

      고생한사람님이 쓴 댓글은 오히려 심형래씨를 욕되게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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