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6. 1. 13:10ㆍ하루 일기/2015 Diary
정기 결제로 사용하던 pooq가 버전 2.0으로 개편되었다. 몇 가지 기능이 추가되고, 초고화질 서비스를 지원하며, 무엇보다도 가격이 올랐다. 일반 화질은 가격 변동이 없지만 초고화질 영상을 보기 위해선 만원 가까운 비용을 내야만 한다.
pooq는 지상파 방송사들이 모여 만든 일종의 합작회사이다. 지상파 방송사가 대거 참여했기 때문에, 통신사가 영업하는 타 서비스보다 지상파 방송을 싼 가격에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내가 정기결제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고. 밖이나 연구실에서 소리만 들으며 무도나 런닝맨을 시청하고 싶을 때, pooq는 분명 좋은 서비스이다.
[pooq 영상. 경계면이 흐릿하고 화질이 열악하다]
그러나 '시청한다'라는 측면에서 pooq는 좋은 서비스라 하기 민망한 수준이다. 영상이 모두 TV 화질인 480p로 제공되기 때문에, 모니터로 보면 깍두기 현상이 심각하다. 특히 액션이나 동적인 영상에서는 화면이 매우 심하게 뭉겨져서 웹상에서 별도의 파일을 구해 내용을 확인했던 적도 한 두번이 아니다. (아마 네트워크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인코딩을 cbr로 하였다고 추측된다.) 값은 싸지만, 모바일과 웹을 이해하지 못하는 서비스. pooq의 현실이다.
그래서 이번 서비스 개편에 조금이나마 기대를 가졌다. 허나 뚜껑을 열어보니 아무 것도 보이질 않는다. pooq는 자사의 동영상을 '5M FULL HD' 화질로 제공한다고 한다. 5M이라는 괴상한 단어는 둘째치고, 이미 1080p(full hd, 1920x1080) 화질은 사용자에게 일반적인 화질인데 이 화질이 비용을 두 배나 주고 구독할 만한 서비스인지 의문이다. 유뷰트에서는 4K 화질을 무료로 제공하는데 말이지.
생각하면 괘씸하기도 하다. 망중립성을 두고 치열하게 다투어야 할 힘있는 지상파 방송사들이 문제를 편하게 해결하기 위해 그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행동이 고약하다. 고객의 편에서 기업과 싸우기 보다는 고객들을 봉으로 취급하는 서비스들. 유튜브, 아마존과 같은 외산기업에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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