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프트웨어 개발사와 불법 다운로드 문제에 대하여..


한국 소프트웨어 산업에 있어 장기적으로 가장 큰 이슈가 되는 부분이 있다면 바로 불법 라이센스 문제가 아닌가 싶다. 매년 지속적인 단속이 이루어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근절하지 못하고 있는 불법 라이센스 문제는 단순히 일부 사용자의 개인적인 문제라는 인식을 넘어 전세계가 공동 대응하는 매우 심각한 문제로 발전하고 있다. 무엇이 사용자를 불법 라이센스 유저로 몰게하는가. 지난 세월간 한국 소프트웨어 산업의 발전사를 되짚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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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국내에 첫 개인사용자용 PC가 유통될 시기만 하여도, 소프트웨어는 하드웨어에 종속된 번들로서 평가되고 있었다. PC를 처음 구매한 사용자들은 제조사들이 미리 설치해둔 소프트웨어로 인해 소프트웨어는 컴퓨터(하드웨어)를 사면 무료로 받는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었고, 실제 이같은 인식은 90년대 게임잡지의 마케팅등에 활용되면서 하나의 고정관념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특히 90년대 게임잡지의 마케팅은 잡지값보다 비싼 게임을 다수 제공하는 혼탁한 양상이 극에 오르면서 급기야 신문지면상에 보도되는 현상에까지 이르렀고, 이후 부록으로 제공하는 게임수 제한에 대한 업계의 자율적인 조치가 이루었지만, 이미 ‘게임 = 공짜’라고 뿌리잡은 소비자의 인식은 한국 소프트웨어 개발사들의 암흑기를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었다.

90년대 한국 IT 분야에는 두 가지 큰 사건이 일어나는데 그중 하나는 PC방이고 또다른 하나는 IMF이다. PC방이 소프트웨어 분야에 기여를 하였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평가가 엇갈리고 있지만, 분명한 사실은 블리자드를 비롯한 일부 게임 개발사들이 CD키가 필요한 배틀넷을 통해 수많은 정품을 판매하고, 이를 통해 막대한 부를 획득하여, 이후 e-Sport 분야라는 새로운 문화장르를 개척함으로서 케이블 방송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 큰 영향력을 끼쳤다는 사실이다.

반면 PC방이라는 트랜드에 적응하지 못한 타 개발사들은 PC방이라는 거대한 시장을 통해 더 많은 불법 라이센스가 유통되고 수익성이 악화되는 악순환을 맞게 되는데, v3, 한글과 같은 인기 소프트웨어군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고, 간접적으로는 패키지 게임 분야에 이르기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받은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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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는 이러한 현상이 심화되는 시기였다. 패키지 상품시장이 몰락하고 많은 회사들이 웹 분야에 벤처창업을 꿈꾸던 그 때, IMF라는 위기는 소프트웨어 개발사들이 문어발식 확장을 그만두고 본질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시련을 준 시기이자 기회의 시기였다.

개인적으로 필자는 IMF가 한국 소프트웨어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가장 큰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실제 포털 서비스에 관심을 가지던 한글과 컴퓨터는 IMF 시절 소프트웨어 분야에 전념하여 한글 815을 비롯한 오피스 신작을 출시함으로서 워드에 의해 시장이 잠식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었고, v3를 비롯한 많은 제품들이 낮은 가격에 판매되기 시작하면서 정품 사용자의 수요가 증가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효과는 IMF 기간동안 체계적인 가격정책이 세워지지 못한채, 가격정책이 원상복구되면서 막을 내리게 되었고, 소비자들은 또다시 불법 라이센스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악연이 이어지게 되었다.

실제 97년 한글과 컴퓨터는 한글 815 버전을 발표하며, 1만원대를 상당히 낮은 가격에 물품을 판매하였으나 이후 버전에 대해서는 종전과 동일한 10만원대에 물품을 판매하며, 일반사용자들의 진입장벽을 높혔고, 마이크로소프트 또한 최근에 들어서야 학생용 오피스 버전을 출시하기 시작하였다.

현재 사용자들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가치가 역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왜 소프트웨어에 대해 이같은 돈을 지불해야 하는지 충분히 설명받지 못하였을 뿐더러, 이벤트성의 가격 남발과 학생임에도 불구하고 기업과 동일한 수준의 비용을 지출해야만 했던 가격 구조로 인해 불법 라이센스에 대한 의존도를 오히려 높히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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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대비 2008년 국내 지원서비스 시장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비중 비교]

이에 맞서 최근 기업들은 기존 패키지 정책에서 다운로드 판매 방식으로 유통 구조를 개선하였으며 사용기간과 용도에 맞게 차별화된 가격 전략을 세워 소비자들이 더이상 불법 라이센스에 의존하지 않고도 합리적인 가격에 물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자사의 가격 정책을 개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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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형태의 다운로드 판매를 시행중인 한글과 컴퓨터]

불법 라이센스는 근절될 것인가. 아직 그에 대한 대답은 아무도 찾지 못하였다. 그러나 기업이 단순한 가격 정책을 뛰어넘어 소프트웨어에 대한 가치를 소비자에게 충분히 전달할 수 있을 때, 불법라이센스 전쟁은 막을 내리리라 생각한다. 불법 라이센스 전쟁은 이제 전환점을 맞이하였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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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12 14:26 2008/11/12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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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agicboy 2008/11/12 14:52 address edit & del reply

    맥으로 스위칭하고 가장 놀랐던 것 중에 하나가... 10~20 달러 정도 되는 유틸리티를 구입해서 사용하는 문화였습니다. 문서 편집이나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유틸 등을 별 거부감 없이 구입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참 신기하다는 생각을 했었죠..

    그래서 그런건지 유독 맥 계열의 S/W 들은 예쁘게 나오더군요. 지불한 돈의 가치를 기꺼이 할것만 같은 예쁘장한 모습으로... 카드 결재해달라고 유혹을 .. . .-0-;;

    윈도 계열의 S/W 들도 예쁘장하게 만들어서 1~3만원대로 저렴하게 판매를 한다면... 구매층이 생기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봅니다.

    • 소금이 2008/11/12 19:30 address edit & del

      확실히 저가 공략도 한 방편중 하나이지만, 거기엔 여러가지 문제가 얽혀있으니 개발사로서는 힘든 일이겠지요. 흠..

  2. 우무리 2008/11/12 21:26 address edit & del reply

    왜 90년대 한창 XT, AT 유행할 때 백화점이나 상가에서 디스크 한장에 1000원에 복제해서 팔던거.. 지금 생각하면 정말 어이 없음.. -_-;;

    • 소금이 2008/11/17 14:05 address edit & del

      저희 집 근처에도 있었는데 디스크값은 따로 받았었지요;;

  3. 메이아이 2008/11/12 22:06 address edit & del reply

    어릴 때 게임잡지 부록으로 게임 CD 받은 일이 참 많았는데 말이죠. 그래도 당시에 샀던 게임들은 만 원 정도여서, 3만원이었던 프메3 패키지가 당시 정말 비쌌다고 혼날 정도였지요.
    그런데 정말 한컴 오피스는 비싸요! 비슷하게 엑셀, 파포, 워드, 원노트만 있는 마소오피스 가정용이 더 부담이 없다니까요.

    • 소금이 2008/11/17 14:06 address edit & del

      요즘에 오피스는 아카데미 버전을 판매해서 그나마 좀 싸졌더라고요. 이전에는 정말 비싸서 백업시디가 대부분이었는데.. ㅡㅡㅋ

  4. 데굴대굴 2008/11/13 01:23 address edit & del reply

    참고. 한글815가 나오자 MS에서는 한글815에 대응할 수 있는 워드2000을 1만원대에 내놓았습니다. (워드는 가정용으로만.. ^^) 이 두 제품은 신나게 경쟁할 뻔 했으나, 애국심과 당시 한글위주의 환경으로 인하여 워드는 압도적인 폐배를 당하게 됩니다. (이 가격은 외국에서 조차 말이 나올 정도였죠....)

    현재 소프트웨어 시장은 기업위주의 시장입니다. 국내에서 접할 수 있는건 기껏해야 MS가 내놓은 오피스와 윈도우 정도가 있을려나요. (외국에는 몇개 더 있긴 하지만...) 사실대로 말하면 가정용 시장은 없다고 봐도 괜찮을겁니다. 가정용을 따로 만들기 좀 어려운게, 소프트웨어 제작 기업이 가정용 라이센스로 조금이나마 싸게 만들어두면, 소프트웨어를 구매하는 기업은 가정용 소프트웨어를 구입한다는 사실입니다.

    • 소금이 2008/11/17 14:10 address edit & del

      그러고보니 워드 2000 버전이 아마 9700원에 판매되었던 것같은데.. 근데 기업용 라이센스를 따로 구분해놓으면 점검할 때 체크하지 않나요. 음..

    • 데굴대굴 2008/11/18 16:34 address edit & del

      실제 점검(?) 나왔을때 제품 구분은 잘 안하더군요. -_-a 예를 들면 XP Home의 경우 회사에서 쓰면 문제가 되는 놈인데 그냥 쓴다던가, 오피스 제품들은 홈에디션을 대량 구매한다던가.. 하는 방식으로 구매를 우회(?)하는거죠. 단지 그냥 상용인 경우 그 상용 프로그램의 사용하고 있는 수만큼 (어떤 에디션이든간에) 구입했느냐..를 따지더라구요. (따지고 들면 불법이지요. -_-)

  5. Mickey 2008/11/13 17:53 address edit & del reply

    그래도 한때는 한글 새버전이 나오면 줄서서 사가던 때도 있었답니다. 다 개인 사용자였죠. 아마 도스용때였나보네요..

    그때가 그립네요..

    • 소금이 2008/11/17 14:15 address edit & del

      정말 이전에는 부모님께 졸라서라도 정품을 구입하곤 하였는데 어느새인가 복사시디 쓰는 것이 익숙해졌더라고요. 휴.. 요즘은 다시 돈을 모아 하나씩 구입해나가고 있습니다.

  6. 모노마토 2008/11/14 06:09 address edit & del reply

    용산 굴다리에서 아직도 백업시디를 파는것을 보고 있노라면 한 숨만 나오더라구요 ㅠㅠ

    공짜, 도네이션웨어로도 할 수 있는 일도 많은데.....

    불법주차금지 6글자를 출력하기 위해 아래아 한글을 실행하고,

    사칙연산만 있는 표를 만들기위해 엑셀을 실행해야 하는 사람들에겐 먼나라 이야기죠 ㅠㅠ

    • 소금이 2008/11/17 14:16 address edit & del

      확실히 그림 크기 수정하는데 포토샵 돌리는 것은 좀 오버지요. 근데 출판사를 비롯한 시장이 그러한 프로그램을 쓰도록 유도하는 것도 문제중에 하나인 것같아요. 어찌되었든 고쳐나가야할 문제인 것은 틀림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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